2024년 5월 16일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0-26
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거룩하신 아버지, 20 저는 이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21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22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23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시고, 또 저를 사랑하셨듯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24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도 제가 있는 곳에 저와 함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 창조 이전부터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시어 저에게 주신 영광을 그들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25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알지 못하였지만 저는 아버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6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신앙의 성숙
어려서 논어를 공부할 때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한문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도 나는 한문 공부에 재미를 붙여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논어를 공부한다고 건방지게 덤벼들었을 때 위정 편의 이 말씀이 아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그 글귀를 아는 것을 자랑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논어 위정 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는 자립을 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되지 않게 되었고, 쉰 살에는 천명을 알게 되었고, 예순 살에는 귀로 듣는 대로 모든 것을 순조로이 이해하게 되었고, 일흔 살에는 마음 내키는 대로 쫓아 해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게 되었다.’
공자는 학문을 하는 발전 과정을 나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려서 논어를 공부하면서 30이 되면 학문의 단계에서 자립의 단계에 설 것이라고 생각했고, 40이 되면 불혹의 단계에 들어 박사도 되고 모든 분야에서 막힘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하였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일 때 나는 혼자서 득의만만하게도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내가 논어를 공부하고 있다.’라고 뽐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교만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데는 불과 5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종심소욕의 시기에 들어섰지만 아직도 30의 자립 단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불혹이나 지천명이나 이순의 단계는 건성으로 그냥 넘겨야 했습니다.
공자는 학문의 단계를 나이로 표현했지만 오늘은 신앙의 단계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1. 열다섯 : 志于學 : 신앙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세례를 받고 하느님께 마음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은총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기도 생활과 미사 참례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견진성사를 받고 성사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당에 다니는 것이 정말 재미 있습니다.
2. 서른 : 自立 : 이제 내 주변에 사람들이 나를 보고 성당에 나오고 싶다고 모여듭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교리도 가르치고, 사람들에게 모범적인 신앙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으면 예수님의 제자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을 합니다. 그래도 나는 부끄럽기만 합니다. 사람들이 교회의 ‘리더’라고 말을 하지만 나는 아직도 햇병아리 같은 생각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매일 열심히 성경 공부도 하고, 각종 신심 단체에서도 열심히 봉사하고 공부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성령의 은총으로 용기를 냅니다.
3. 마흔 : 不惑 : 이제는 믿음에 의심이 가지 않습니다. 성경의 말씀에서 의혹이 가는 부분이 없이 진리의 말씀을 알아듣습니다. 기도 중에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잘 관찰합니다. 자성의 시간에 자신을 보고 자꾸만 깨끗이 닦아내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주님을 닮기 위해서 더욱 자신을 단련합니다. 이제는 의혹 없이 믿음의 생활 속에서 기쁜 나날이 행복합니다.
4. 쉰 : 知天命 : 이제 하느님의 뜻을 압니다.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을 깨닫습니다. 세상을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오묘한 신비를 천지만물을 통해서 섭리하시는 그 깊은 뜻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 뜻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뜻으로 삽니다. 내 중심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전환해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이 행복하고 하느님과 하나 된 삶입니다. 완전히 하나 된 삶입니다. 매일 관상 중에 주님을 만나는 즐거움을 얻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데 행복합니다.
5. 예순 : 耳順 : 이제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대로 따라 살 수 있습니다. 순종의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서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순종해서 살고 있습니다. 이 목숨까지도 기쁘게 내 놓는 순교자의 삶, 증거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증거자의 삶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주님의 뜻을 따르는 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습니다.
6. 일흔 : 從心所欲 : 이제 저는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지 죄가 되지 않습니다. 모두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에 드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법도에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 당신께서 은총으로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으니 감사하나이다. 감사하나이다. 이제 감사의 생활뿐입니다.
공자의 학문의 과정에 의한 신앙의 길은 얼마나 멋진가요? 꿈과 그림 같습니다. 논어도 그와 같이 학문을 한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다시 태어나서 그렇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 실제적으로 나의 신앙의 나이는 몇 살인가요? 난 아직도 열다섯에서도 미치지 못한 듯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아버지와 하나이듯 하나 되고 성령의 은총으로 아버지의 뜻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하신 것일 것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다 가르쳐 주시고 알게 해 주시는 것은 우리들이 신앙의 길을 잘 걷게 하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성령을 통해서 믿음을 견고하게 하시고 신앙의 나이를 성숙하게 만드시기 위해서 하느님과 하나이시듯 우리도 하느님과 하나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분의 품 안에 있기 위해서 하느님을 알아야 합니다.
<너는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22,30; 23,6-11
그 무렵 30 천인대장은 유다인들이 왜 바오로를 고발하는지 확실히 알아보려고,
바오로를 풀어 주고 나서 명령을 내려 수석 사제들과 온 최고 의회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바오로를 데리고 내려가 그들 앞에 세웠다.
23,6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사두가이들이고 일부는 바리사이들이라는 것을 알고,
바오로는 최고 의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형제 여러분, 나는 바리사이이며 바리사이의 아들입니다.
나는 죽은 이들이 부활하리라는 희망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7 바오로가 이런 말을 하자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면서 회중이 둘로 갈라졌다.
8 사실 사두가이들은 부활도 천사도 영도 없다고 주장하고, 바리사이들은 그것을 다 인정하였다.
9 그래서 큰 소란이 벌어졌는데, 바리사이파에서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일어나 강력히 항의하였다.
“우리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 잘못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이나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면 어떻게 할 셈입니까?”
10 논쟁이 격렬해지자 천인대장은 바오로가 그들에게 찢겨 죽지 않을까 염려하여,
내려가 그들 가운데에서 바오로를 빼내어 진지 안으로 데려가라고 부대에 명령하였다.
11 그날 밤에 주님께서 바오로 앞에 서시어 그에게 이르셨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축일5월 16일 성 우발도 (Ubald)
신분 : 주교
활동 지역 : 구비오(Gubbio)
활동 연도 : +1160년
같은 이름 : 발다시니, 발다씨니, 우발두스, 우발드, 우발트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Umbria) 지방의 구비오에서 귀족의 자녀로 태어난 성 우발두스 발다시니(Ubaldus Baldassini, 또는 우발도 발다시니)는, 게르만계 혈통을 이어받은 아버지를 어려서 여의고 고아가 되었다. 그 후 그는 고향인 구비오의 주교좌성당 참사 수도회에서 교육을 받고, 후에 그 수도회에 입회했다. 그는 1114년에 사제품을 받고, 1117년경 수도원 원장이 되었다. 그때 그는 수도자들이 철저하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수도회가 설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을 방문해 석 달 동안 함께 생활한 후 그곳의 생활 규칙을 자신의 수도원에 도입해 적용시켰다.
성 우발두스가 하느님을 섬기는 철저한 생활을 통해 점점 명성을 얻던 중 주교좌성당에 화재가 발생했다. 1125년 주교좌성당의 복구 활동을 벌이던 그는 공석 중인 교구장을 임명해 주도록 교황 호노리우스 2세(Honorius II)에게 사절을 파견했다. 그러나 교구 신자들의 요청에 따라 성 우발두스가 주교 후보로 천거되었고, 그로 인해 1129년 주교품을 받았다. 그 후 성 우발두스는 약 31년 동안 인내심과 자비심 그리고 용기를 갖고 교구장직을 수행하여 교구 신자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았다. 그는 말년에 약 2년 동안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한 후 1160년 구비오에서 선종했다.
성 우발두스의 유해는 선종 후 구비오 주교좌성당에 안치되었는데, 시신이 부패하지 않고 그대로 부존되었다고 한다. 후에 그의 유해는 구비오 시를 굽어보는 콜레 인지노(Colle Ingino) 언덕 정상에 지은 작은 경당으로 이장되었고, 많은 기적이 일어나면서 그의 유해가 안치된 경당은 오늘날까지 중요한 순례지가 되었다. 그는 1192년 교황 코일레스티누스 3세(Coelestinus III)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고, 마귀 들린 사람, 편두통과 신경통 환자, 앓는 어린이의 수호성인으로서 공경을 받고 있다. 교회미술에서 그는 주로 천사들이 주교 지팡이를 들고 있는 가운데 축복을 내리는 주교 또는 마귀들을 물리치며 축복을 하는 주교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오늘 축일을 맞은 우발도 (Ubald)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