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으로 가는 길. 출발 전 서은성 씨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플레이 리스트를 작성했다.
“서은성 씨! 이제 출발합니다.”
“네!”
비록 좋은 일로 부모님을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다시 만난다는 것에 서은성 씨 기분이 좋아 보인다.
“아버지한테 전화해요.”
“맞네요. 출발할 때 아버지에게 전화 한다고 했잖아요. 덕분에 기억났습니다.”
차량 네비게이션에 전화번호부를 비추자 서은성 씨가 아버지 번호를 누른다.
“아빠! 이제 출발해요!”
“은성이가! 조심히 오고 옆에 선생님 있으면 바꿔주세요.”
“아버님, 전화 받았습니다.”
“길이 멀죠? 초행길인데 천천히 조심히 와요. 늦어도 괜찮으니까 안전이 우선입니다.”
“네비게이션으로는 2시간 1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옵니다. 아버님 말씀처럼 천천히 조심히 가겠습니다. 조금 이따 뵙겠습니다.”
노래도 듣고 서은성 씨와 이야기하다 보니 금방 부모님 댁 근처에 도착했다. 부모님 댁 근처에 오니 서은성 씨가 부모님 댁에 다녀올 때 이야기 해줬던 풍경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왼쪽이요, 저기서 오른쪽이요. 그리고 저기는 그 마트요.”
서은성 씨의 안내 덕분에 복잡한 단지에서 헤매지 않고 바로 부모님 댁 앞에 도착했다. 잘 도착했다고 연락하려는 순간 부모님이 나오신다.
“아이고, 먼길 고생많았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은성이 엄마입니다. 처음 보는 거 맞지요?”
“네, 매번 전화로 인사드리고 사진으로 보다 오늘 처음 뵙습니다.”
“엄마! 류지형 선생님이다.”
“그래, 안다.”
“은성아, 점심 중국집 어떻노?”
“좋아요. 나는 볶음밥.”
부모님께서 직원의 점심까지 챙겨주셨다. 점심을 먹으며 서은성 씨의 어릴 적 이야기, 이전에도 집에 오래 머물렀던 이야기, 걱정과 당부의 말, 졸업 후 앞으로의 모습 등 어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병원 진료가 1시 30분이라 이제 슬슬 준비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서은성 씨 진료 때 같이 동행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할 겁니다. 진료 다 보고 거창까지 가려면 너무 늦어서 진료 마치면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먼저 출발하세요. 그래야 저희도 덜 부담스럽죠.”
“도착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덕분에 배부르고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먼 길 조심히 가세요. 진료 결과 나오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거창으로 돌아오는 길. 갈 때와 달리 올 때는 혼자라는 약간의 공허함에 음악 소리를 일부러 높인다. 두 시간이 넘는 길, 서은성 씨는 부모님 댁으로 향할 때 긴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까.
거창에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께서 연락이 왔다. 피 검사 결과 거창에서 받은 염증 수치 결과보다 염증 수치가 많이 낮아졌다고 한다. 검사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부산에서 며칠 더 머물다가 추석 연휴 지나면 거창으로 가겠습니다.”
“대목 전인데 괜찮으신가요? 바쁘시면 제가 다시 부산 가면 됩니다.”
“그래도 은성이한테 조금 더 신경 써야지요. 괜찮습니다. 이 기회에 조금 더 같이 있죠 뭐.”
“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서은성 씨 엄청 좋아하겠네요.”
2022년 9월 1일 목요일, 류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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