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3번째 편지 - 슈퍼 마리오 64
혹시 '닌텐도 64'와 '슈퍼마리오 64'를 아시나요? 이 두 가지를 잘 아시면 저와 같은 세대입니다. '닌텐도 64'는 1996년 닌텐도사에서 발매한 세계 최초의 3D 게임기 명칭이고, '슈퍼마리오 64'는 닌텐도 64로 작동할 수 있는 게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1,000만 개 이상 팔린 초특급 게임입니다.
1996년 영덕지청장을 하던 시절, 우연히 닌텐도 64와 슈퍼마리오 64를 만났습니다. 저는 슈퍼마리오 64에 단숨에 빠졌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이 2D이던 시절, 3D로 작동하는 슈퍼마리오 64는 흑백 TV 시절의 총천연색 TV 만큼 충격을 주었습니다.
영덕지청장 시절 내내 슈퍼마리오 64가 있어 행복했습니다. 관사에서 가족이 모여 함께 게임을 하며 120개의 스타를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일본어로 되어 있는 게임 화면 공략집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고시 공부하듯 열심히 공부해 한 개 한 개 격파해 나갔습니다.
어떤 스타는 손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어떤 스타는 일주일을 하여도 번번이 실패하여 가족들 모두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습니다. 그까짓 게임이 뭐라고 게임잡지에 나온 공략집을 모아 자료집도 만들었습니다.
게임 구성은 간단하였습니다. 착한 슈퍼맨 <마리오>가 나쁜 <쿠파>에게 납치된 <피치공주>를 구하는 과정을 게임으로 만든 것입니다. 120개의 스타를 모두 얻으면 게임이 종료하면서 피치 공주를 구하게 됩니다.
저는 오래되어 기억이 나질 않는데 딸아이 윤아는 슈퍼마리오 64와 관련한 슬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18개의 스타를 격파하였을 때 윤아가 게임기 작동을 잘못하는 바람에 전부 포맷이 되어 그 어렵게 격파한 스타 118개가 사라지는 대참변이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 하는데 윤아는 제가 어마어마하게 화를 냈다고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 후 또 스타 120개를 모두 격파(그 당시 표현으로는 클리어)하고 공주를 구하였습니다.
그런데 윤아가 지난 어버이날 그 아픈 기억을 소환해 내며 저희 부부에게 슈퍼마리오 64를 영화화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자신이 한번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어 슈퍼마리오 64를 좋아했던 아빠가 보면 옛날 추억이 떠오를 것 같다며 권한 것입니다.
게임을 너무 잘 아는 저로서는 과연 영화를 잘 만들었을지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슈퍼마리오 게임에 나오는 모든 요소들이 빠짐없이 영화에 다 녹아 있었습니다.
"진짜 원작에 충실하고 선 안 넘고 무리 안 하고 딱 게임처럼 나옴" "우리가 원하는 게 바로 이런 영화" "세계관+연출에 넋 놓고 시청한 영화" 등 관람객들의 영화 감상 댓글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마리오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와 동시대 분이라면 저처럼 마리오에 대해 관심이 있으실 테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제가 슬램덩크에 대해 문외한인 것과 같은 입장일 것입니다.
첫째, 마리오가 처음 등장한 게임은 무엇일까요?
1981년 7월 9일 발매된 동키콩에 처음으로 등장하였다고 합니다.
둘째, 슈퍼 마리오가 3D로 선보인 게임은 무엇이 있나요?
슈퍼 마리오 64, 슈퍼 마리오 선샤인,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슈퍼 마리오 갤럭시 등이 있습니다. 모두 기억에 생생한 추억의 게임들입니다.
셋째, 슈퍼 마리오 게임은 누가 만들었나요?
마리오의 아버지라 불리는 현재 닌텐도 대표이사 펠로우인 마야모토 시게루(1952년생)가 만들었습니다. 게임의 천재인 그는 슈퍼마리오 64를 포함한 닌텐도 게임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닌텐도의 캐릭터들이 지닌 매력은 가족 전체를 한데 모이게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게임은 그것을 직접 플레이하거나 옆에서 지켜보는 과정에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끔 디자인되어 있어요."
제가 닌텐도 64를 좋아했던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게임을 하는 사람 말고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도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게임은 매우 개인주의적인데 반해 닌텐도 64는 가족 지향형입니다.
넷째, 마리오의 나이는 얼마일까요?
미야모토 시게루가 직접 밝힌 내용에 따르면 마리오는 24-25세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34세로 설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섯째, 마리오의 직업은 무엇인가요?
직업은 이태리 출신 배관공입니다. 쌍둥이 동생 루이지도 함께 일을 합니다. 게임 속에서는 사는 데가 명확하지 않으나 영화에서는 형제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살면서 배관 수리 회사를 막 창업하였습니다.
여섯째, 슈퍼마리오 64에서 마리오가 하는 대사는 무엇이 있나요?
"It's-a me Mario!", "Let's-a go!", "Here we go!"," Mamma mia!" 등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소리가 귓전에서 울립니다.
닌텐도 64나 슈퍼 마리오 64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으신 분은 오늘 편지에 대해 전혀 감흥이 없으시겠지만 저는 월요편지에 슈퍼 마리오 64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에 가슴이 벅찹니다.
가족들과 같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영화를 보러 가기에 앞서 검색을 하고 유니클로에서 마리오가 가슴에 새겨진 T셔츠를 사서 입었습니다. 슈퍼 마리오 64에 대한 저희 오마주입니다.
극장에 온 많은 사람들 중에 마리오를 가슴에 품은 사람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환갑이 넘어도 마리오와 관련해서는 저는 제2청춘입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3.5.15. 조근호 드림
<조근호변호사의 월요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