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약간의 고민
이 책은 2000년대 들어서서 HD 화질로 재기획된 KBS 역사스페셜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약간 고민을 하고 구입한 책이다.
그 이전의 역사스페셜 일곱권짜리를 읽었는데, 중복되는 내용은 없으려나?
얼마전에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스물두권짜리를 읽었는데, 중복되지 않을까?
책을 구입하기 전의 고민은 있었지만,
책 값을 할인을 잔뜩 해서 그냥 구입했다.
그리고 역사란 것이 아무리 같은 시대, 같은 인물, 같은 사건을 이야기해도,
언제 썼고, 누가 썼고, 어떤 관점에서 썼느냐에 따라 내용이 다르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절감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전의 역사스페셜과 구분하기 위해 시대순으로 책을 엮었다.
전의 역사스페셜은 주제별로 책을 엮었는데, 이번에는 시대순으로 엮었다.
하지만,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시리즈처럼 모든 역사를 다루지는 않았다.
각 시대별로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을 다루었다.
아무래도 TV로 방영되었던 내용이다 보니,
시청률을 신경썼던 주제들을 다루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최근에 발굴된 유물들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TV로 방영되다 보니, 교육적인 측면도 생각을 해서인지,
내용이 제도권 역사관에 묶여 있다는 느낌이었다.
우리 나라 역사의 가장 큰 문제점.
제도권 역사학자들의 막강한 권력으로,
제야권 역사학자들의 연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제도권 역사학자들은 모두 옳으냐?
그것도 아니다.
제도권 역사학자들의 뿌리를 찾아 올라가면 일제시대 식민사관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나라 역사의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된다.
1. 역사의 시작
시대순으로 구성된 HD 역사스페셜.
총 다섯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에서는 선사 시대와 초기 국가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최근에 발굴된 유물을 통해 당시의 사건과 생활을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먼 과거를 이야기하기에는 사료들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분명한 것은 구석기 시대부터 한반도에 사람이 살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생물적으로 진화를 하면서 정치적, 사회적인 진화도 같이 했다는 것이
여러 유물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구석기 시대의 유물, 신석기 시대의 유물...
그 시대는 기록이 없었다. 있어봐야 동굴벽에 그린 그림.
그런 유물과 그림을 통해 그들의 생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도 사회를 이루고 살아갔다.
오늘날 인류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들도 사랑을 했을 것이고, 놀기도 했을 것이고, 행복을 찾았을 것이다.
움막에서 생활했을 그들을 생각하고, 당시에 내가 살았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들은 하나씩 깨달으면서 한 곳에 정착을 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고,
드디어 나라를 만들게 된다.
나라가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역사의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2. 고대 국가들
우리 나라에도 국가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고조선.
하지만, 고조선이라는 나라는 알지만,
기원전 2333년에 건국되어 오랫동안 번성했던 고조선의 역사는 알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고조선의 시작을 서기 2333년이 아닌 기원전 10세기경으로 추정한다.
이유는 단하나.
국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청동기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다.
그것은 현대인들의 착각이다.
제도권 밖의 믿을만한 역사책들을 연구하다 보면
고조선의 역사라는 퍼즐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는 자신들의 국토를 넓히기 위해 있는 역사도 왜곡을 하는 마당에,
우리 나라는 잊혀진 역사에 대한 연구를 왜 이렇게 소홀히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고조선의 시작 시기는 나는 믿지 못한다.
이 책에서 고조선에 대한 내용은 짧게 한 장으로 끝냈다.
고조선 전 선사시대를 3장이나 구성한 것에 비하면 너무 빈약하다.
이 책을 읽을 때, 이런 것은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사람마다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른 것 아닌가.
...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오면서 활약을 보인 것은 삼한이다.
고대의 아이언 로드라고 불릴 정도로 삼한을 중심으로 한 철기 문화의 보급은 막대하였다고 한다.
낙동강 주변에서 생산된 철기는 중국, 일본 등으로 보급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1권에서는 신라, 고구려, 백제의 초기 국가 탄생의 비밀을 밝히려는 노력도 하였다.
고구려의 수도였던 국내성은 오늘날 어디인가?
이 책에서는 국내성이 오늘날 지안이라는 곳이라고 한다.
장수왕이 천도한 평양 시대 전 400년 넘게 수도로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도 지안 주변에는 고구려 유물들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 유물들을 중국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동북공정 프로젝트로 고구려를 우리 민족의 역사로 인정하지 않고,
자기네들의 지방 소수 민족이 세운 나라로 치부하려고 하고 있다.
나중에 북한이 붕괴한 후에 자신들이 유리한 입장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이렇듯 중국은 북한 붕괴 이후를 대비하여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데,
남한은 북한 심기를 건들여 적대적으로 대하고,
땅이나 파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
한편, 고구려의 고분 벽화와 광개토대왕비를 살펴보면서,
당시 고구려가 동북아시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대단했음을 추측하였다.
3. 풍납토성의 비밀
내가 학창 시절 공부할 때만 해도 백제의 수도는 공주와 부여로 배웠다.
그리고 백제의 중심지가 그곳인 줄 알았다.
공주와 부여 이전의 백제 수도인 위례성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암튼, 백제는 공주와 부여로 수도를 이전하기 전,
서울 어딘가에 위례성이라는 수도에서 500년 가까이 번창했었다.
그리고 장수왕의 남진 정책으로 전투를 하고, 이 전투에서 지고,
위례성을 버리고, 공주로 천도를 하게 된 것이다.
475년의 일이다.
위례성이 밝혀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추측으로 나돌던 것이 풍납토성의 유물이 다량으로 발굴되면서,
그곳이 바로 위례성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늘날 풍납토성의 위치에서 백제는 전성기를 누렸으며, 화려한 문화를 만들었던 것이다.
풍납토성의 위치를 살펴보면 바로 한강에 붙어 있다.
왜 백제는 그곳을 수도로 정했는가?
그것은 바로 교역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중국, 일본 등과 활발한 교역을 하는데, 한강변이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백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장수왕의 공격으로 수도였던 위례성을 버리고, 공주로 향했던 것이다.
그럼, 왜 공주로 천도를 했을까?
그것은 공주 부근의 고분에서 나온 금동신발의 유물로 추측을 할 수 있다.
이 금동신발은 금으로 만든 신발로
그 주인은 왕이나 그와 비슷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측정해보니,
이 금동신발은 백제가 공주로 천도하기 이전의 신발이라고 한다.
즉, 위례성 시대에 이미 공주에 금동신발을 신고 다닐만한 막강한 세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 세력은 아마 위례성의 왕가와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장수왕에 의해 위례성에서 패배한 백제 왕가가
공주에 있는 막강한 세력과 손을 잡고 백제를 재건하기 위해
공주로 천도를 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재미있는 추리다.
몇가지 단서를 이용해서 끊어진 역사의 매듭을 이어가는 것.
아마 역사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이런 재미로 역사를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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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HD 역사스페셜 1 - 한국사, 신화를 깨고 숨을 쉬다
지은이 : KBS 역사스페셜 제작팀
펴낸곳 : 효형출판
페이지 : 292 page
펴낸날 : 2006년 02월 25일
정가 : 8,800원
읽은날 : 2010.07.11 - 2010.07.14
글쓴날 : 2010.07.15,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