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여행기 (하)
- 신라의 향기가 넘치는 뜨락을 거닐다. -
셋째 날
"미추왕은. . . 재위 23년 만에 돌아가시니 대릉에 장사지내다." 라는 삼국사기 기록에서 대릉원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미추왕릉, 황남대총, 천마총 등 왕릉이 밀집되어 있는 경주로 향하였다. 12만 5400 여 평의 광활한 뜨락에는 웅장한 23기의 왕릉으로 꽉 차있다.
그 중에서도 신라문화의 정수를 그대로 보여주는 화려한 금관 장식과 천마도 등의 국보급 보물이 쏟아져 나온 천마총을 관람하였다.
아침부터 역사의 유적지를 찾아 전국에서 수학여행으로 모여든 청소년들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은 뜨락에 전시한 성덕대왕의 신종 (일명 에밀레종)을 비롯하여 수많은 유물들은 신라화랑정신을 기리는 교육의 장으로 많은 내국인과 외국인들로 붐벼 마치 수만 명의 관람객이 한꺼번에 모여든 국립과천과학관을 방불케 했다.
신라의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불국사는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석가탑, 다보탑, 청운교 등을 비롯한 수많은 국보급 문화재와 보물을 간직한 불국사은는 마침 부산에서 올라온 수백 명의 성지 순례 단들이 보살님의 회색 의상을 입고 탑돌이 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이곳은 신입 스님들이 수행(불도를 닦는 사람)하고 있는 한국불교의 중심이라도 할 수 있다.
경주를 출발하여 우리나라 산업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울산으로 향하였다.
문무대왕비가 묻힌 곳이란 전설이 있기 도한 대왕암은 15.000 그루의 해송이 우거져 있고 기암괴석은 가히 영남의 해금강이라고 할 정도로 수려한 경치를 품고 있어 참으로 풍광이 빼어났다.
입구에는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고 공사가 한창이다.
우리 관광 리무진은 세계 제1의 위용을 자랑하는 조선소 현대중공업을 경유하여 부산으로 향하였다.
맨 처음 도착한곳이 광안대교, 누리마루, 오륙 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운대 동백섬 이였다. 해운대 연안에는 고층 아파트와 고층 오피스텔, 그리고 여러 호텔로 울타리를 이루어 마치 홍콩 연안을 연상케 하고 있다.
얼마 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대형화재로 국민을 놀라게 한 고층 주상 복합건물은 어느 사이 수리되어 밤 불빛을 발하고 있었다.
동백섬 주위를 도는 산책로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저녁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호텔 파라다이스에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에는 특이하게 천연 노천 온천이 있어 온천욕도 즐기게 되었다.
넷째 날 (마지막 날)
호텔에서 뷔페로 아침식사를 한 후 경치 좋은 광안대교로 향하였다.
광안대교는 2003년에 개통되어 부산의 명물로 등장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복층 구조물로 이루어져 바다를 가르며 환상의 경관을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자리잡았다.
광안대교를 경유하여 어민의 숨결이 맺혀있는 자갈치시장으로. . . 6.25 전쟁이 끝나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억척스럽고 정겹고 인심 좋은 찐한 사투리의 부산 아줌마들의 삶의 무대인 자갈치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자판위에는 물 좋은 각종 생선과 활어가 펄떡이고 있었으며 그 주위에는 어선이 수시로 들어와 수십상자씩 토해놓는 고기상자들을 광장에서 알 수 없이 외치는 경매소리와 낙찰 받는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것이 부산 어구의 삶의 모습이 아닐까?
정겨운 자갈시 시장을 떠나 진주로 이동하였다.
진주의 헛 제사 밥을 아시나요? 특이한 식당이다.
조선시대 유생들이 밤늦게 공부를 하다가 시장기를 채우고 싶으나 가난한 이웃이 마음에 걸리자 거짓으로 제사를 지내고 이웃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허기를 채운 데서 유래된 헛 제사 밥은 선조들의 해학적 풍류와 이웃 사랑 정신이 담겨져 있는 진주 전통 음식이다.
지금은 명절이나 조상의 제삿날에 많은 가정이 제사상 차리기에 번거로워 이 식당에 주문하면 배달까지 해준다는 것이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과연 옛날 제사상처럼 차려나오는 헛 제사밥상으로 오찬을 나눈 후 논개로 유명한 진주성으로 향하였다.
논개가 왜장을 부여안고 푸르른 남강 물에 몸을 던진 유명한 진주성은 웅장하고 아름답게 복원되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진주성 전투는 김시민(金時敏)장군이 이끄는 의병 3천 800명이 민간인과 함께 왜구 2만 명을 물리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듬해 화가 난 왜군 10만 명이 쳐들어와 김시민장군은 의병 5천명과 민간인 6만 명이 맞서 싸웠으나 역부족으로 모두 순국하는 비운을 겪기도 한곳이기도하다.
마침 며칠 전에 진주 대첩기념일 행사가 이루어져 남강에는 논개가 왜장을 부여안고 남강에 투신하는 모형 등 수십 척의 모형을 형형색색 띄워 놓아 장관을 이루었다.
이번 내 나라여행은 옛날에 거의 다 본 것이지만 지방자치제가 생긴 후 각 지역마다 특색 있게 복원되어 3박4일동안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모두 새롭게 느껴져 참 좋았다. 끝
첫댓글 여행지 마다를 여행일지식으로 재미있게 써 상상력을 동원하면서 잘 음미하였으며 현상사진도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사, 풍물, 먹을거리, 볼거리 등 체험기를 소상하게 적어주셔셔 재밌게 읽었습니다. 댓글 단 사람에게 선물 하나씩 안보내나~~
ㄴ 선물은 이미 전신으로 보내드렸는데 안 받으셨나요?ㅋ ㅋ ㅋ ㅋ ㅋ
오늘 받았는데 빈 상자 ㅋㅋㅋ
글 재주도 대단하지만 사진 기술 역시 완전 프로급이네요. 잘 보왔습니다.
여행기를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거의 다 가본곳이지만 다시 한번 추억에 새롭군요. 40년전에 동백섬을 거닐던 그 추억이 새롭군요.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