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mosyne (추억)
BY TRUMBULL STICKNEY (1874~1904)
It’s autumn in the country I remember. (가을이 온 고향)
How warm a wind blew here about the ways! (따사로운 바람)
And shadows on the hillside lay to slumber (언덕 위의 그늘은 선잠을 자고)
During the long sun-sweetened summer-days. (여름날의 길고 달콤한 햇살)
It’s cold abroad the country I remember. (추운 고향)
The swallows veering skimmed the golden grain (제비, 황금빛 벼)
At midday with a wing aslant and limber; (제비가 나는 모습)
And yellow cattle browsed upon the plain. (황소)
It’s empty down the country I remember. (텅빈 고향)
I had a sister lovely in my sight: (누이)
Her hair was dark, her eyes were very sombre; (검은 머리, 새까만 눈동자)
We sang together in the woods at night. (밤마다 함께 노래 부름)
It’s lonely in the country I remember. (쓸쓸한 고향)
The babble of our children fills my ears, (어린 자식들 도란거리는 소리)
And on our hearth I stare the perished ember (난로 속 남은 재)
To flames that show all starry thro’ my tears. (눈물 속의 별, 불꽃)
It’s dark about the country I remember. (어두운 고향)
There are the mountains where I lived. The path (산, 오솔길)
Is slushed with cattle-tracks and fallen timber, ( 소 달구지 바퀴자국, 쓰러진 나무)
The stumps are twisted by the tempests’ wrath. (사나운 폭풍우, 그루터기)
But that I knew these places are my own, (고향은 어머니)
I’d ask how came such wretchedness to cumber
The earth, and I to people it alone. (흙과 떨어질 수 없는 나)
It rains across the country I remember. (비내리는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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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정환웅 의역 (意譯 : free translation)
길고 달콤했던 여름을 지나
바람이 따사롭게 느껴지고
언덕 위에 그늘이 드리워진
내 고향에 가을이 왔다.
제비가 황금빛 벼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가고
황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내 고향에 서늘한 가을이 왔다.
나 어릴 적
검은 머리와 새까만 눈동자의
누이와 함께
밤마다 함께 노래를 불렀던
내 고향이 이제는 텅 비었다.
난로 가에 둘러 앉아
어린 자식들 도란거리고
난로 속 잉걸불의 불꽃이
눈물 속의 별처럼 사위어가던
내 고향이 이제는 쓸쓸하다.
산과 오솔길,
소달구지 바퀴자국과 쓰러진 나무,
사나운 폭풍우 치던 날
비틀어진 그루터기
내 고향이 이제는 캄캄하다.
어머니와도 같은 내 고향
흙과 떨어질 수 없는 나
내 고향에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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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계절]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고향의 현실]
모두 떠나고,
쓸쓸함과 스산함만 남았다.
[시의 화자의 삶]
어머니 같은 고향을
떠날 수 없어
흙과 더불어 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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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정지용 (1902~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실개천)
얼룩배기 황소가 (황소)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질화로)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텅빈 밭, 밤바람 소리)
엷은 조름에 겨운 늙은 아버지가 (졸음에 겨운 늙은 아버지)
집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람 내 마음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그리워 (파아란 하늘빛)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섭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는 곳,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을 휘젓던 기억)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고생했던 아내가 이삭을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하늘의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미귀 우지짓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까마귀,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거리는 곳, (흐릿한 불빛에 둘러 앉아 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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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벌판의 정경
고향 사랑방의 풍경
고향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
가난으로 고생했던 지난 날
누추했지만 따스한 정이 있었던 고향
2014. 10. 08
마로니에
from Cafe 마로니에 그늘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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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농촌은 여전히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존재의 근원이자, 심정적, 정서적인 차원에서 나와 너를 "우리"로 묶어주는 공통의 기억이 스며 있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농촌 출신이든 아니든 농촌에 대한 기억은 일종의 집단 무의식처럼 한국인의 내면에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과거를 심미화, 이상화 하는 기억의 마술에 의해서 농촌에서의 삶과 체험은 흔히 서정적으로 채색되고 심미화되곤 한다.
심지어 가난의 가혹함, 그 누추함이나 고통과 관련된 기억조차도 아름다웠던 것으로 상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이 상상 속에서 가족으로 대표되는 공동체와의 조화와 유대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은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진다.
정지용이 고향을 원초적인 조화와 유대가 보장된 평화롭고 자족적인 공간으로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기억의 마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억의 마술은 이미 사라져버린 유토피아로서의 고향, 농촌을 꿈꾸게 만든다.
향수의 고향 이미지는 정지용의 실제 고향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적으로 재구성된 혼종 (hybrid) 의 공간, 따라서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 유토피아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고향으로부터의 심리적, 시간적, 물리적 거리, 그리고 서울과 식민 모국 일본의 교토라는 근대도시에서 겪은 훼손과 박탈의 경험이 고향을 실제 이상으로 심미화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고향의 사랑방에는 고달픈 노동의 흔적이나 절량(絶糧)의 공포 속에서 긴긴 겨울을 견뎌야 하는 농민들의 근심과 걱정, 또 가난이 야기하기 마련인 크고 작은 갈등의 흔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사실 정지용의 향수에는 가난의 흔적을 보여주는 소재가 여기저기 등장하지만 그것은 불편한 것도, 고통스러운 것도, 추한 것도 아니다.
가난은 생존을 위협하고 인간적인 존엄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삶이 모든 사람을 욕망의 노예로 몰아가는 근대적 삶과 대비되는 소박하고 자족적이고 평화로운 삶임을 암시할 뿐이다.
정지용이 이처럼 가난의 누추함과 고통을 제거한 채, 고향을 평화롭고 목가적인 공간으로 미화시킨 것은, 자신에게 심리적, 정신적 안정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고 보인다.
누이에 대해서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애정을 보이는 시적 주체가 아내를 대하는 태도는 냉담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무덤덤하다.
울금향이 아니라 땀 냄새나 풍길 아내는 시적 주체에게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아내에게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내에게서 생식의 기능과 노동력 이상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조혼의 관습에 따라 맞아들인 아내를 대하는 근대 지식인들의 대체적인 태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냉담한 태도의 한편에는 아내의 원시적 건강성에 대한 소박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사철 발벗은 아내"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원시적인 생명력이나 건강함 같은 것이다...
방 안, 따뜻하고 한가하고 평화로우며 조화롭기 그지없는 이 실내는 식민지 근대의 폭력적인 힘으로 인한 정신적, 심리적 훼손을 치유받을 수 있는 유토피아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를 심미화하거나 이상화하는 기억의 마술이 빚어낸 집단적 환몽이 향수에 대한 대중적 인기를 만들어낸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