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서울 6개 매장서
8잔 이상 주문하면 배달 서비스
편의점CU 3월 커피 배달 매출
배달 시작한 작년 7월의 10배로
한국야쿠르트, 커피시장 출사표
2000원 커피 사무실, 집에 배달
하루 평균 10만개씩 팔려
편의점 發 커피전쟁
편의점발 커피 전쟁이 불붙고 있다. 1000원짜리 원두커피에 이어 500원짜리 원두커피도 내놓으며 가격 경쟁을 불붙이고, 근거리 신속배달을 아펫운 서비스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기 불황과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경향에 따라 중저가 편의점 원두커피 매출이 1년 새 네 배로 불어나면서, 기존 커피전문점들은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들은 고급 커피 등으로 반격을 노리고 있다.
◆1000원짜리 커피 8잔, 20분 만에 사무실로 배달
4일 오후 서울 소공동의 한 사무실. 오후 팀 회의를 준비하던 직장인 이모(30)씨가 인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원두커피 8잔을 주문했다. 20여분 뒤 편의점 직원이 사무실로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배달했다. 배달비는 따로 없이 커피값 8000원만 받았다.
전국 1000여개 매장에서 1000원짜리 원두커피를 팔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작년 10월부터 서울 시내 6개 매장에서 원두커피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소공동과 강남, 대치동, 동대문 등 사무실이나 가게가 모여있는 매장에서 한번에 8잔 이상 주문할 경우 배달해준다. 커피 추출기를 갖추지 못한 작은 사무실에서 싸게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잇어 인기가 높다. 이재성 세븐일레븐 팀장은 "사무실이 밀집한 매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CU의 경우, 올해 3월 커피 배달 매출이 서비스를 시작한 작년 7월의 10배로 뛰었다. 강남.서초.송파.마포.영등포구 등 사무실이 많은 지역의 매출이 특히 높았다. 박정권 BGF리테일 팀장은 "커피 배달 매출 신장률은 전체 배달 서비스 성장률보다 훨씬 더 높았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올해 원두커피 사업 규모를 대대적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세븐카페 드립커피 머신을 설치한 매장을 현재 1000여 개에서 올해 3000여개까지 크게 늘릴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세븐카페에서 도넛 등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잇는 베이커리 상품을 판매하고, 여름 성수기에는 아이스 라테 등 여름용 커피도 선보일 예정이다. GS25도 현재 1000여개인 카페25 운영 점포를 올해 말까지 3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산균 음료와 요거트 등을 판매하는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커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유산균 음료 등을 팔며 익힌 방문 판매 노하우를 활용해 신제품 커피인 '콜드브루'제품을 사무실과 가정집에 배달하기 시작했다.
2000원이면 사무실에 앉아 원하는 시간에 커피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국야쿠르트 최동일 이사는 "출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하루 평균 10만개씩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은 연구소 확장 등 반격 채비
커피전문점들은 1000원 안팎의 커피를 앞세워 약진하는 편의점에 밀려 성장세가 정체되거나 위축된 상태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인 위드미가 500원짜리 드립 커피를 출시하자 경계감이 증폭되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매출은 2014년 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500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올해는 4조원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커피 소비량은 주춤하기 때문이다.
커페베네는 2014년 912개에 달했던 점포 수가 지난 연말 기준 850개로 7% 줄었다. 올 들어 3개월이 지났지만 신규 매장은 없다. 이디야는 작년 점포당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 줄었다. 이에 따라 커피 전문점 업계는 품질과 서비스 차별화로 매출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디야 커피가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커피 연구소를 연 것도 이 때문이다.
홍성태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가열되는 커피 업계의 가격 경쟁은 업체 간 옥석을 가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적정한 가격, 입맛을 사로잡는 품질, 만족감을 주는 서비스 등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