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불꽃님^^
건강히 잘 지내시죠?
지난 주말...1박2일로 춘천을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안부 전합니다.
함께 하셨어도 좋으셨을듯...^^*
새벽까지 이어진 토론 때문에... 거의 다섯시가 다 되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피곤한 탓인지...잠이 잘 안오더군요.^^ 그냥, 두시간이라도 자둬야한다. 그런 생각에 스스로를 밀어넣었지요.
일곱시까지 자원봉사자는 현장에 도착해야하니까, 혹시... 못일어날까 걱정도 되고, 다른 일행들을 위하여 진동으로 바꾼 알람에... 깨지 못할까봐 알람과 모닝콜을 5분 간격으로 맞추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6시 25분... 5분 간격으로 진행되는 모닝콜... 네다섯번을 다시 누르고 잠들고... 결국 6시 45분. 마지막으로 과감하게 모닝콜을 삭제하고 일어났습니다.
잠든 일행들을 위해서, 불도 켜지 못하고 양치질과 세수를 대충 하고,^^ 방을 나섰습니다.
갑자기 세군데서 열리는 방문. 와~~~아!!! 직장동료, ㅎㅎㅎ 조폐 식구들을 만난겁니다. 전날 일찍부터 내려와있던 동지들을 만나서 더 반갑고, 택시타고 혼자 가지 않아도 되니 더 그렇고...^^* 그들의 차를 함께 타고, 기분 좋은 얘기를 하면서 의암호반으로...
차를 타고 달리는 춘천. 일곱시가 되지 않은 그 여유롭고 호젓함. 길가에 늘어선 나무에 가을이 깊었습니다. 의암호를 끼고 도는 산들도 정겹고, 안개는 없지만... 그저 '호반의 도시 춘천'이 너무 좋더군요.^^*
일곱시가 되지 않아서 도착한 현장. 이미 삼십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준비가 한창이었고... 안티조선 판넬이 세워져 있더군요.
"자원봉사자는 먼저 식사하세요..." 희망을 무너뜨리는 식사를, 그저 동지들과 함께 마치고 이른 아침...그들의 전공....'몸빵'이 시작되더군요. 나름대로 할 일을 나누어 맡고, 사전 교육이 실시되고...
이른 시간부터, 준비가 채 되지도 않았는데 밀려드는 시민들.^^ 주소를 적는데 보니, 마산도 있고 여수도 있고...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인지...행복해지더군요.
집행부가 준비한 티셔츠와 배번이 일찍 동이나서^^ 접수를 하지도 못하고, 그저 후원금이나 내겠다며 돈만 내고 걸으시는 분. 8.15 마라톤에 쓰던 티셔츠까지 다 동원하고도 그자리에 모인 언론개혁을 위해 전국각지에서 모인분들의 요구를 채울 수 없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너무 신나고 재밌더라구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그 길에 동참한다는게 힘이되고, 행복하더라구요.
행사 시작시간인 10시가 되기도 전에 현장접수를 어쩔 수 없이 마감하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ㅎㅎㅎ 나도 의암호를 걸을 수 있겠다...' 그런 꿈을 꾸면서 일행을 기다렸습니다.^^
"솔님...접수 끝났으니...저 걸어도 되죠? 도봉 식구들이랑..." "안돼요, 그사람들 돌아오면 맞을 준비가 너무 많아요."
마라톤을 위해 입었던 티셔츠를 다시 벗고...ㅠ.ㅠ 자원봉사 티셔츠로 다시 갈아입었습니다. 마지막 걷기 참가자들이 출발하자마자 다음 임무가 주어지더군요. 김밥 1700줄을 참가자에게 나누어주는 일. 그리고 물을 배분하고, 완주자에게 메달을 걸어주는 일. 그들에게 박수를 쳐 주는 일. 김밥 박스를 열었는데...이건 완전히 부페식으로...ㅠ.ㅠ 호일에 한줄씩 말아진게 아니고, 그저 한 백줄씩 한박스에 크게 썰어서 담았더라구요. 실망하고 욕할 틈도 없이 방법을 찾아내더군요. 종이컵에 김밥 4조각, 혹은 세조각씩 담아서 나누어주는 일. 1700줄에 2를 곱하면... 3400개의 컵에 김밥을 담아서 나누어주는 작업입니다.^^ 그걸...거의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했습니다. 전국을 다니며 현장에서 익숙해진 그들의 모습을, 그저 따라하면서...존경스럽고, 미안하고...그랬습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내 동지가 더 많이 고생할거란 생각. 그것이 그들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더라구요. 더 고생하는, 컨디션 좋지 않은 동지들을 위해서... 서로 더 바삐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 아름다운 춘천 호반보다...훨씬 더 아름다운 사람들... 그 사람들에 취해서 열심히 일하고도 피곤함을 느낄 틈 없더군요.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동지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자...
결국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행사의 마무리를 보지 못하고 올라왔습니다. 다음엔 조금 더 움직여야겠다. 새벽1시까지 영화 촬영을 하고 새벽 4시에 도착하신 명짱님. 덥수룩한 수염에 까칠한 얼굴... 4일째 차에서 잠을 주무셨다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하프마라톤 신청했지만 뛰실 수 없다고...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참가한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어주고 격려의 말도 전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자원봉사... 머...돌아와서 몇시간 정신없이 잤지만, 잠을 깬 지금 너무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오며가며 열심히 운전해주고 같이 토론하고 격려하고.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나누는 즐거운 시간이기를... 호반의 그 아름다움보다 더 소중하고 빛나는 얼굴들. 내년에는 여러분도 그 현장에서 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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