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바다에서 배를 타고 긴 시간 여행을 해 보신 분?
1977년 쯤 내가 처음 울릉도에 갈 때 포항에서 통통배를 타고 9시간 이상을 간 것 같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우리 배 보다 작은 배를 추월하는 것을 보았다. 저 앞에는 또 배가 한척 항해하고 있고.....!
스쳐 지나가서 저만치 떨어질 때까지는 속도감을 느꼈었는데, 거기가 거기인 바다 풍경을 계속 보는 것도 지루하여 선실에 들어가 두어 시간 자다 나와 보니 앞에 가는 배나 뒤에 쳐진 배나 아까 자러 들어가기 전보다 더 줄어들거나 늘어나지 않고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가며가며 보아도 그 간격 별 차이가 없다!
멀리 떨어진 물체끼리의 운동은 비교 대상이 가까이 있지 않으면 운동감을 잘 느낄 수가 없는가 보다!
이번 둘레길 3코스는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으로는 한번에 다 돌수는 없다.
어차피 둘로 쪼개어 돌아야 하는데 3코스는 다시 3개의 구간으로 나뉜다.
3-1구간 10.0km, 3-2구간 7.6 km, 3-3구간 8.5km인데 어찌 쪼개어보나 고심을 하다가 접근성을 고려하고 전철 소요시간을 고려하여 3-3구간과 3-2구간 16.1km를 뒤끝인 수서역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과연 아이를 데리러 가는 오후 4시까지 돌아 올 수 있을지?
수서역은 나 있는 곳 인근 야탑역에서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으니 다른 곳에 비하여 왕복 2시간 정도 이익이니 그만큼 더 많이 걸을 수 있다. 신난다~!
수서역에서 탄천변을 따라 일직선인 보행자도로를 따라 걷는데 저 앞에 몸집이 좀 있는 분이 한분 걷고 계시고, 저만치 뒤에 유모차를 밀고오는 빨간 옷을 입은 할머니들이 세분 오고 있다.
저 뒤에 따라오는 할머니들은 일찌감치 따돌리고 머지않아 앞에 가는 아저씨를 금방 따라 잡을 줄 알았는데 아무리 속도를 내며 걸어도 내뜻대로 쉽사리 되지 않았다.
웬걸 중간에 있는 화장실에 들렸다 나오니 앞에가는 아저씨는 훨씬 작아져 있고, 뒤에 따라오던 할머니들은 바로 뒤에까지 따라왔다.
긴 직선도로도 바다에서처럼 속도감을 느끼기 어렵다. 또 그분들이 그 길을 자주 걷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중간에 둔촌동을 지나는데 동 이름의 유래가 조선시대 ‘둔촌 이집’선생의 호를 따라 둔촌동이 되었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입에 올리는 여러 곳의 지명이 다 유래가 있을텐데 재미는 있지만 그 많은 것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
수서역에서 09:30분경 출발하여 고덕역에 14:30분경 도착하였으니 5시간 정도에 16.1km를 걸은 것이다. 길이 평평한 곳이 많아서 4시간 조금 넘으면 도착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사진 찍고 주변 둘러보고 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한 것 같다!
# 수서역 - 수서역은 전철역이자 고속철도의 새로운 한 종류인 SRT의 시발역이기도 하다.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는지 여기저기 과도하게 고속철 타는 곳의 화살표를 붙여놓았다.
# 3-3코스 스탬프 찍는 곳 - 탄천 입구
# 탄천
# 들에 흔한 메꽃 - 나팔꽃의 원조? 봄에 싹나기전 이 식물의 뿌리를 메싹이라고 한다. 캐 먹으면 달짝지근하여 시골 아이들이 봄에 밭가나 산자락에서 많이 캐 먹는다.
# 저 멀리 가는 아저씨 좀처럼 따라잡기 힘들었으나 결국은 따라잡에 추월함! 뒤에 오던 빨간 옷 입은 할머니들은 사진을 찍으려고 뒤돌아보니 아뿔사 어느새 옆길로 샜네!
# 장지역 인근의 둘레길 - 도심한 가운데에도 이렇게 숲이 우거진 길이 있다는 것이 큰 복이다.
# 둘레길 표시 - 파란색 이정표, 주황색 깃, 안내판, 길바닥의 표시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앱을 깔은 사람은 앱 참고.
# 하남에서 이어지는 고속도로 변(중부고속도록?)
# 도로를 따라 소음, 먼지 등을 줄일 목적인지 키가 큰 나무를 3줄벌로 심어 잘 키웠다. 맨 오른쪽 은행나무, 가운데 메타세콰이어, 왼쪽 스트로브 잣나무.
# 성내천 - 분위기가 탄천과는 또 다르다. 물은 더 맑은 것 같다.
# 넌 누구니? 물가에 있으니 오리비둘기?
# 능소화 - 잘 가꾸어졌다. 어릴 때는 풀 줄기처럼 부드럽지만 몇년 묵으면 목질부가 생겨 이렇게 서 있을 수도 있다!(여름에 길게 피는 이꽃은 경상도 지방에선 '금등화'라고 부르는 모양. 꽃가루에 독성이 있다하여 아이들이 접근 못하게 해야 한다함. 꽃을 만지고 눈을 비비면 눈 먼다고 함.)
# 강남 변두리 지역 큰길가에는 꽃집이 매우 많다.(둔촌동)
# 야자매트 - 걷기도 편하고 흙의 침식도 막을 수 있어 좋은데 제발 경사길이라도 이렇게 미끄럼 방지용이라고 중간이 볼록 튀어나온 것은 깔지 않았으면 좋겠다. 걷기 무척 불편하다. 가격은 더 비쌀텐데 사무실에 앉아서 생각을 해보면 이런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겠지!
# 좀 무리하게 걸어서 밤꽃 향기 풀풀 날리는 이곳에서 쉬며 밥도 먹고 갔다.
# 떡갈나무 잎 - 참나무 종류 중 잎이 대왕급인 떡갈나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떡갈나무는 대부분 신갈나무이다. 떡갈나무는 이렇게 잎맥 사이가 넓고 잎뒤에 앏은 솜털이 나 있으며 아래 사진 처럼 새 가지에는 솜털이 나 있다.
# 새가지에 난 누런 솜털
# 하남시 감북동 공원묘지
# 참나무과인줄 알았더니 단풍나무과다. 단풍잎 색깔이 곱기는 한데 참 알기어려운 식물 이름
# 둘레길을 걸으면 배울 것이 매우 많다. 아까 이집선생의 한시에 이어 고은시인의 짧은 한글시. 주변의 시 다 읽어보고 안내판 다 읽어 보며 다니려면 한코스만도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다. 아예 텐트를 싸짊어지고 다녀?
# 뱀딸기 - 이것 역시 시골에서 많이 따 먹었다. 약간 단맛이 있긴 하지만 별 맛 없다!
# 어디가나 흔한 운동시설. 그래도 여기는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시골 먼곳 전혀 사람이 오지 않는 곳에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세금이 새 나가는 소리..... 줄! 줄!
# 길동 생태공원이 끝나고 나타난 강동지역 풍경
# 이길가에 오디, 버찌, 보리수 열매 등 따먹을 것이 좀 있다. 몇개씩 따 먹어 봄.
# 오늘 둘레길서 만난 유일한 바위
# 심한 가뭄 - 올해 심은 영산홍은 말라 죽은 것이 많고 이 산딸기도 가뭄 탓으로 열매가 제 모양이 아니다!
# 고덕역 인근 이마트 건너편 스탬프 찍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