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회우(以文會友) - 글로써 벗을 모으다.
써 이( 以) 글월 문(文) 모일 회( 會 ) 벗 우( 友 )
어제는 공자의 논어를 읽다가 눈에띄는 구절이 있어
이곳에 글을 올려 볼까 한다
바로 이문회우(以文會友) 라는 사자성어이다
글로써 또는 문학이나 학문을 통하여(以文) 벗을 모으고(會友)
함께 즐긴다는 멋진 말이다
이 글은 孔子(공자) 말씀에서 나왔지만 .
실제로는 공자의 제자 曾子(증자)가 말했다며
‘論語(논어)’ 顔淵(안연)편의 제일 마지막에 실려 있는 구절이다.
‘글로써 좋은 벗을 모은다(以文會友/ 이문회우)’에는
글을 통하여 뜻이 맞는 또래(友/ 우)가 모인 자체를 중시한다
이와 달리 논어를 공부하지 않았다 해도 제일 첫머리 學而(학이)편에 나오는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않겠는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란 구절은
대부분 잘 안다. 같이 수학한 벗(朋/ 붕)이 오랜만에 찾아와 학문의 깊이를 보여주면 즐겁다는 뜻이다.
카페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글로써 서로 만나 글로써 함께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는 것 이 어찌 좋은 일이 아닌가
아무런 욕심없이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잘못을 덮어주면서
한줄의 댓글이지만 정성을 다해 쓰며 마음을 교류 한다는 것
이게 바로 이문회우(以文會友)가 아닐까 싶다
朱子(주자)는 이 구절에 대해 학문을 익혀서 ‘벗을 모으면 도가 더욱 밝아지고(則道益明/ 즉도익명)
벗의 선을 본받아 나의 인을 도우면 ‘덕이 날로 진보할 것(則德日進/ 즉덕일진)’이라 해석한다.
조선시대 어린이 교육용 교재였던 ‘啓蒙篇(계몽편)’의 해설엔 이렇게 깨우친다.
‘벗에는 유익한 벗이 있고 또한 손해되는 벗도 있으니(友有益友 亦有損友/ 우유익우 역유손우),
벗 취하기를 바르게 하지 않을 수 없다(取友 不可不端也/ 취우 불가부단야).’
벗 사이에 도움 되는 것을 찾고, 손익을 가리라는 이야기는 삭막한데
진정한 마음으로 교류를 이어가면 득이 돌아온다고 보면 좋겠다.
어떠한 벗이든 삼강오륜의 朋友有信(붕우유신)이나
세속오계의 交友以信(교우이신)에서 보듯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은 다를 것이 없다.
이런 관계 말고 보통 삶을 유지하는 다양한 사람들은 붕우를 구별하지 않고 두루 잘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
글이니 학문이니 하는 것으로 벗을 모은다고 했지만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품위 있는 교류를 이어간다면 그것이 바로 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도 이제 이곳에서 다시 만났으니
좋은 글과 아름다운 마음으로 뜻을 함께하며
오래오래 믿음과 사랑으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5년 02월 13일
운성 김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