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8,4-7.11-13; 마태 9,32-38
+ 오소서, 성령님
날씨가 비가 오다가, 덥다가 종잡을 수가 없죠? 흡사 오늘 말씀에 나오는 이스라엘 사람들, 그리고 바리사이들 마음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호세야 예언자를 통하여, “이스라엘이 임금들을 세웠지만 나와는 상관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기원전 8세기 중후반, 대부분 암살에 의해 권력을 잡은 북이스라엘 왕들의 왕위 승계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이어, “사마리아야, 네 송아지를 내던저 버려라.”라고 말씀하시는데요, 북이스라엘의 왕 예로보암은, 아론이 만든 금송아지(탈출 32장)를 본 따 금송아지 둘을 만들어 베텔과 단에 두었습니다.(1열왕 12,26-30). 하느님께서는 이 우상숭배를 꾸짖으십니다.
또한 “그들은 희생 제물을 좋아하여 그것을 바치고 그 고기를 먹지만 야훼는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당시 백성들은 하느님께가 아니라, 제사 제도 자체에 확신을 두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열심히 참여하기만 하면 효력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마침내 “그들은 이집트로 돌아가야 하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신명기에서 모세는 이렇게 고백하라고 말합니다. “야훼께서는 강한 손과 뻗은 팔로, 큰 공포와 표징과 기적으로 저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신명 26,8) 이렇게 하느님께서 이집트에서 데려 내오셨다는 사실이 그들에게는 최고의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상이나 섬기는 그들은 이집트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오늘 화답송의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아, 주님을 신뢰하여라!” 우리의 우상 노릇을 하려는 힘이나 권력, 또는 세상 걱정이 아니라 주님을 섬기고 주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신뢰하게 하는 것이 지도자들의 역할입니다.
마태오 복음 8장과 9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열 개의 기적을 베푸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그중 마지막 기적으로, 마귀를 쫓아내시어 말못하던 이가 말을 하게 되는 기적이 소개됩니다. 그러나 군중은 놀라워하며, “이런 일은 이스라엘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하고 말합니다. 아마도 마지막 기적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간 예수님께서 하신 기적 전체에 대한 반응일 것입니다.
7장에서 산상설교를 마치실 때도 군중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는데”, 예수님께서 “자기들의 율법 학자들과는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7,28-29)
이러한 군중들의 반응과 달리, 바리사이들은 “저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묘한 대비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요, 복음서가 끝날 때는 대부분이 예수님을 반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백인대장이 한 고백을 시작으로 예수님에 대한 새로운 고백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는데, 왜냐하면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 앞에서 목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율법학자, 바리사이, 수석 사제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리더십이 이제 수명이 다했다고 보십니다. 화답송의 말씀처럼 “주님을 신뢰하도록” 이끌지 못하고 있었고, 제1독서의 말씀처럼 하느님이 아니라 ‘제사 제도’ 자체에 의지하도록 강요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예수님께서는 내일 복음에서 열두 사도를 뽑으심으로써 새로운 리더십을 시작하실 것입니다.
물론 사도들 역시 반대와 박해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은 ‘박해를 각오하라’는 말씀 또한 하시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반대와 박해 속에서도 교회가 2천 년을 이어져 온 것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 오직 주님만을 신뢰하도록 이끈 ‘새로운 일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신뢰하며 살아가는가? 주님만을 신뢰하는가? 나를 통하여 다른 이들도 주님을 더욱 신뢰하게 하는가?”
주님께서는 오늘도 지치고 힘든 우리에게 가엾은 마음을 품고 계십니다.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변덕스러운 세상의 풍파 속에서 우리가 신뢰하고 의지할 것은 돈이나 힘, 사람들의 인정 같은 또 다른 금송아지가 아니라 주님 한 분뿐이심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말과 삶으로 다른 이들을 주님께 인도하는 참된 일꾼이 될 수 있도록 성령의 은총을 청해야겠습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베네수엘라 지진 현장에서,
출처: [포토] 처참한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