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 98.1 MHZ CBS라디오 유영석의 “팝콘”을 듣던 중 ABBA 그룹이 다시 결성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무대 복귀가 아닌 음반 복귀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메이저 레이벌 정도가 아닐까? 그 소리를 들은게 작년 2017년 6.7월경 쯤이었으니까 연수로 이미 작년이다. 아마 올해는 그들의 복귀가 가시화 되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의 교육부(문교부)가 지정한 정규 교육 과정이 16년이라면 나는 그 가운데서 9년의 정규 커리큘럼 과정만 가까스로 수료를 한 채 세상으로 나와야 했다. 가정 형편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기에 대해 한번의 시위나 데모도 하지 않았다. 모든 걸 체념하고 상황 그대로를 받아들인채 광야로 나아갔다. 유년기부터 시작하여 어줍잖은 학창시절 내내 산간오지로만 전전하던 나는 아버지가 중풍으로 終日本家의 생활로 들어가시는 걸 보면서 좌정관천의 세계를 벗어나 내 생에 처음으로 문명이 자리하고 있던 곳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바로 대구였다. 시내로 입성을 하면서 내가 접한 팝송이 아바의 테이크 어 챈스 온 미 (Take A Chance On Me)였다. 1978년 친구들은 학교 교실안에서 대입 학력고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나는 레코드 판매가게에서 흘러 나오는 팝송 그리고 이른 캐롤송을 들으며 자갈마당 부근을 걷고 있었다. 지금 기억에 순대국집을 찾아 해맨 것 같다. 토요일밤 공장에서 철야 근무를 마치고 늦은 아침 퇴근 하는 길에 따뜻한 순대국밥을 먹기 위해서였다. 방송의 주파수를 차지하고 또 레코드 판매가게. 음악다방 쉼없이 흘러나왔던 곡이 아바 노래가 아니었던가 싶다. 물론 그 외 비지스나 보니엠 등 숱한 아티스트들의 팝송을 들었던 것 같은데 부더러운 감성을 자극한 것은 역시 아바가 아니었나 싶다. 언젠가 눈 사람이 서 있는 설원을 배경으로 치키티타(Chiqitia)를 부르는 뮤직 비디오를 본 적이 있었다. 보컬인 아그네사 팰트스코크(Agnetha Faltskog) 그녀가 왜 그리 아름답게 보였는지. 나로서는 정말 감뇌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름다움을 그녀는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길게 늘어진 금발의 머리, 우수를 가득 머금은 그녀의 눈은 한마디로 호수였다. 같은 보컬 멤버인 애니프리드 린스태드 그녀의 검은 눈망울 또한 호수임은 두 말 나위가 없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키보더를 열심히 연주하던 베니 앤더슨(Benny Anderson)의 모습도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 뒤 나의 팝송 영역은 마이클잭슨 빌리지피플등 80년대 디스코 열풍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세월이 조금씩 흐르다가 아바가 해체를 했다는 등 이혼을 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바람을 타고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든 것이 80년대 한국 영화의 여우 주연급으로 활동했던 정윤희씨가 은퇴를 선언하고 스크린에서 사라져 생사여부를 알길이 없게 됨 같이 아바그룹도 음반으로만 들을 수 있을 뿐 더 이상 그들의 삶은 알길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었는데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유영석씨의 그 단신을 듣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유투브를 검색해 보았더니 그 시절 아름다웠던 그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볼품없는 아줌마의 모습이 그기 있었다. 특히 내가 좋아했던 아그네사 팰트스코크. 그토록 싱싱하고 아름다웠던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세월이 가져가 버린 것이다. 아! 탄식만이 흘러 나왔다.
수십년의 세월을 지나 내가 목도한 그녀의 모습은 더 이상 아름답지도 않은 중년의 한 여자일 뿐이었다. 1950년 생이라고 하니, 늙는게 당연함에도…. 나머지 멤버들의 모습도 늙음 그 자체였다. 칠십을 넘긴 그들. 세월은 그들을 그냥 두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두 어달 전에 보니엠의 모습을 유투브로 본 기억이 난다. 여자 보컬 멤버 중 하나인 리즈 미첼. 전형적인 뚱뚱보 아줌마로 변한 모습(1979년과 비교하여 봤을 때). 오호라! 인생무상이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 써니(Sunny)를 부를 때만 하더라도 젊고 발랄했던 그 모습. 이제는 온데 간데 없고 대신 그녀에게 남아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 목소리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정작 내가 늙었음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인간의 육체 즉 가죽의 물과 기름이 빠져버림과 함께 미남도 미녀도 아름다움도 다 사라져 버린다는 사실. 이 사실을 모르고 외모만 추구하는 자에게는 실망과 허무만이 남을 터. 오직 남는 것은 영혼만 남게 되는 것임을 요즘 자주 되새겨 보게 된다. 아바. 비지스. 보니엠.등 여러 아티스트들. 인생을 보다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아름다운 노래 들을 많이 불렀다. 흐르는 세월 따라 늙어가면서 말이다. 그렇다. 그들의 외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해아래 새것은 없지 않는가!. 젊음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남긴 노래가 중요한 것이다. 비록 그들이 죽고 이 세상에서 없을지라도 그들이 부른 그 아름다운 노래는 인류 역사가 존재하는 한 수 많은 팝 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애창 되어질 것이다.
역시 참다운 아름다움과 가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영원한 것을 추구하는데 있는 것이니 인생무상을 굳이 노래하지 않아도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