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나
여성들이 그토록 벗기 힘들었던 6예쁜 메갈년9 프레임을 부수고 등장한 것이
탈코르셋이다.
하지만 그동안 숱하게 나온 질문처럼
'머리만 짧다고 다 페미인가?' 라는 의문이 계속 우리를 따라다녔다.
이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이수역 사건을 비롯해 탈코 여성들이 한남의 표적이 됨
-같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탈코인vs비탈코인(코르셋) 구도 형성
-머리를 자르면 페미처럼 보일까봐 자르지 않/못하는 여성들도 있음
-머리 짧은 것만 보고 탈코 랟펨으로 오인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애초에 '탈코르셋' 이라는 개념은 "이미지 전쟁"이다.
웜에서도 지적한 바 있듯이 탈코르셋의 주요한 요건은 실루엣이다.
즉, 사회가 규정한 여성처럼 보이느냐?에 따라 탈코와 코르셋이 나뉜다는 것이다.
자신이 아무리 탈코했다고 생각해도 '사회적 여성성'에 부합하면 코르셋이 되고
자신이 탈코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사회적 여성성'에 부합하지 않으면 탈코인(='꼴페미')로 분류된다.
이는 한남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가장 쉬운 비교를 위해 여성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을 예시로 들겠다.
주의할 점은 필자는 절대 해당 여성을 비난할 생각이 없으며,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여성의 이미지를 여전히 경계해야함을 말하고 있음을 밝힌다.
우선 소위 페미 한다는 여성들도 좋아하는 대표적인 여성 연예인들로
아이돌 그룹 마마무, 레드벨벳, 블랙핑크, 선미 등이 꼽힌다.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주체적인 아름다움, 주체적인 섹시함'이다.
아직도 주체적 꾸밈이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에서 나가길 바란다.
저런 게 페미라면 한남들은 저 여돌들을 왜 좋아할까?
실력 있어서? 포쓰 쩌니까 멋있어서?
마마무가 퍼포먼스의 일환이라며 보여준 성적대상화가 범벅 된 주체적 섹시,
레드벨벳이 앨범마다 주요 컨셉으로 보여주는 '한남들이 빌빌 기는 예쁜 걸파워'
블랙핑크가 노래에서 말하는 '널 위해 웃어주는 게 아니라'는 반쪽짜리 당당함,
선미가 보여주는 '야릇하고 이상하지만 개성있는 여성'의 모습,
이 모든 게 진정한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는 남성 제작자들의 기만이다.
남성들은 여성 연예인들이 무얼 말하고 어떤 컨셉을 숨겨놨는지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냥 "보기에 예쁘면" 된다.
심지어 페미 묻어도 된다.
왜냐고? 내 눈에 예쁘면 내가 성적대상화해서 희롱하는데 아~무 문제도 없거든.
괜히 마마무가 렌즈 모델이 되고 레드벨벳 멤버가 소주 광고 모델이 됐을까?
괜히 블랙핑크의 멤버가 화장품 광고 모델이 되고 선미가 추는 안무가 화제가 될까?
여성들아 속지마라. '예쁜 메갈년'이라는 탈을 쓴 한남들의 여성 성착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성 아이돌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예쁜 여성을 동경하도록 길러졌고 그것은 탈코를 한다고 하루아침에 벗어지지 않는다.
10대 20대 젊은 여성들이 많이 좋아하는 배우 김태리의 경우를 보자.
우선 김태리가 이름을 알리게 된 영화 <아가씨>의 경우, 처음에는 레즈 영화라며 호평을 받았지만,
영화 속 레즈는 한남 감독이 만든 흔한 한남들의 망상 속 야한 성인물 관점의 레즈 그 자체다.
이것은 '여혐'이지 '페미니즘'이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어쨌든 혐애 내용이 아닌 작품으로 본인의 커리어를 쌓은 것을 좋게 보더라도,
그 후에 행보는 대흉자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과 진보꿘 영화 <1987> 개념녀 주인공을 맡았다.
이것만으로도 여성들은 또 한 번 미디어에 당한 것이다.
여성들의 선망을 받는 라이징 스타가 고작 이병헌놈과 개념녀로 나오는 드라마를 찍으면
여성들은 무엇을 배울까?
더구나 배우가 인지도를 쌓은 후에는 아무리 페미 행보를 걸어도
그 배우가 한 화장, 헤어스타일, 옷, 가방 등은 그 자체로 코르셋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하다.
그 배우가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해도 그것보다는 그 배우의 예쁜 얼굴, 멋진 옷을 선망하게 된다.
그것이 여성들의 현실이다.
최근 여성들에게 대대적으로 인기를 얻은 드라마 <SKY캐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초반 여성 연기자들의 연기력으로 입소문을 탔지만 결말로 갈수록 그저
'치맛바람에 미친 엄마들 욕하기'라는 고루한 주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드라마 내내 코르셋 쫙쫙 쪼이고 남편을 상전 모시듯 사는 상위층 여성들의 삶은 덤이다.
반면에 그토록 페미들이 찾던 여혐 적고 여성 서사의 드라마들은 정작 입소문도 타지 못했다.
여성이 주인공이고 여성이 야망캐고 여성끼리 연대하는 드라마였던
MBC <봄이 오나봄>, tvN <나인룸> 등은 <SKY캐슬>이나 <미스터 선샤인>보다 훨씬 못미치는 시청률을 거두었다.
이것이 빨래터 페미니즘과 다른 게 무엇인가?
무엇이 여혐인지 다 알면서도 결국 길들여진 입맛대로 여혐, 코르셋 보는 것이 재밌고
막상 신선한 주제인 여성 서사가 나오면 재미 없다고 안보는 우리가 말이다.
반대로 소위 말해 '예쁨'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는 여성 연예인들은
아무리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깨우쳐도 실질적으로 동경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이영자, 송은이, 김숙 등 개그우먼들이 있다.
솔직하게 까놓고 물어보겠다.
만약 당신이 여성 아이돌로서 잘나가는 삶과 개그우먼으로서 잘나가는 삶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경제적 부가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어떤 삶을 선택하겠는가?
대부분의 여성들은 전자를 택할 것이다.
왜냐? 기왕이면 멋져 보이고 간지나 보이는 게 좋으니까.
남자들한테 비웃음 당하는 존재보다는 내가 비웃는 존재가 되고 싶으니까.
개그우먼들은 아무리 잘나가도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에게도
'친근한' 대상이고 '와 대단하다~' 정도의 대상이지,
'내가 꼭 저렇게 되어야지' 라는 즉각적인 동경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예쁘지 않으니까!)
최근 고등래퍼 3에서 우승을 한 이영지 역시 마찬가지다.
본인을 페미라고 밝힌 적도 없는데 한남들은 왜 페미 묻었다고 자들거릴까?
1. 자댕이 밟고 우승해서 2. 자기들이 볼 때 '예쁜 당당함'이 아니라서
둘 다다.
만약 여성이 예쁘고 당당하고 랩도 잘하고 어쩌구 한다면
그 여성은 절대 우승까지 가지도 못할 것이고 (성적 대상화해서 홍일점 정도로 후려침)
만약 우승한다고 해도 오로지 외모만 보고 희롱할 것이기 때문에.
고로 예쁘지 않은 여성이 잘나가는 것을 여성들이 보고 동경하게 될까봐 미리부터 약 뿌리는 거다.
그동안 여성 래퍼들이 왜 좆같은 한남 힙찔이들보다 부차적인 위치밖에 가져가지 못했을까?
주체적 섹시로 무장하지 않으면 여성 래퍼가 아니라고 한남들이 못박아놨으니까.
물론 여성 연예인까지 다 잃은 페미라면 여기까지는 읽을 필요도 없다.
다음은 '난 탈코도 했고 여돌도 잃었고 예쁜 여자에 대한 동경이 없다'고 믿는 우리들의 문제다.
사실 코르셋 전부 제외하면 어차피 연예인은 소비 불가하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페미 유투버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페미 유투버들은 거의 전멸해가고, 그나마 살아남은 유투버들은
대중성을 겸비해야만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수위도 조절해야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탈코하고 얼굴 까고 방송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절대 페미 유투버 검열하자는 얘기 아님)
그런데 주시청자인 우리들에게 과연 아무 편견 없이 페미 유투버들을 모두 구독하는지 묻고싶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어, 이 사람은 탈코 했는데도 이렇게 잘 어울리네?', '저 옷 나도 사고 싶다', '나도 저렇게 해볼까'...
내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댕이들이 보는 여혐 버무리 된 유투버들을 떠올려봐라.
오히려 그 반대다. 보기만 해도 더러워서 구역질 날 것 같은 애들이
방정리도 안하고 거지같이 방송해도 여혐 범죄에 가까운 개소리들 낄낄거리면 구독해준다.
이것은 연예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남 가수, 배우 아무나 떠올려봐라.
별 좆같이 생긴 자댕이들도 실력있다, 멋있다, 남자답다며 올려친다.
반면 페미 유투버 중에서 인지도에 비해서 훨씬 남자들의 표적이 되는 분들이 있다.
남자들은 그렇게 '하나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방송하는 여성들이 싫은 것이다.
지들이 볼 때 거슬릴 정도로 '예쁘지 않은' 여성들이 얼굴 까고 나오면 죽일듯이 욕하는 것이다.
실제로 A가 B보다 인지도가 높아도 한남들은 유투버 B의 영상에 굳이굳이 찾아가 악플을 남긴다.
박근혜 대통령님의 복권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이는 '이미지'에 집착하지 말자.
누가 더 여성의 권리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자.
이상이다.
첫댓글 좋은 글 진짜 고마워
알차다
읽어줘서 고맙노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다들 이렇게 생각해줄 줄 알았노 읽어줘서 고맙다이기야
맞다 냄저들이 지들입맛에 안맞게 생긴 '예쁘지않은' 여성이 주목받고 동경받는걸 얼마나 경계하는지ㅋㅋㅋ 그래서 더 공격하는게 진짜 맞아
최대한 유하게 썼으니 여초 카페에 아이디있는 년들은 허벌로 퍼가달라이기
소름돋아 이영자님 송은이님 진짜 힘줘
ㅂㅁ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도 그래 속탈코까지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잠깐 방심하면 어느새 6멋진 여성9의 이미지를 선망하고 따라하려고 하더라고. 속탈코는 끊임없이 계속 해야하는 거 같아 자이팅이노
ㄹㅇ 나 스카이 캐슬 한번도 안봄 왜봐
진짜 여돌 놓는게 시급한듯 주변에 여돌 응원하면서 백래쉬 맞는 애들 꽤많았어
ㄹㅇ 여돌부터 놔야함 여돌들 6주체적 섹시9 에 페미 쓰깐 전형적인 백래쉬아님?
ㄹㅇ여돌이 위험한 게 여성들한테 접근하기가 너무 쉬움. 얼마든지 페미인척 할 수 있고 얼마든지 멋져보일 수 있음 구조는 변함없는데도말야
잘썻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글이다.
띵문이다 지우지마
진득히 읽었다. 좋은 글임. 진정한 속탈코,간지코르셋 버리기가 이렇게 중요함
맞아 가끔 뺌에도 보면 코르셋은 아니지만 간지 코르셋 못놓은 뺌들 많고 나조차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항상 경계하려고 해 읽어줘서 고맙노
너무너무 좋은 내용이다 좋은 글 써줘서 정말 고마워 잘읽었어
끌올 자주해주라.
@대장이야 가끔 끌올 할게 ㅋ읽어줘서 고맙노
정독했어 좋은 글 고마워
좋은 글 고맙노 지우지마
감자. 나도 내적코르셋 다 못 벗었고 외적코르셋 벗는거보다 이게 더 힘들다. 내 외모는 더이상 평가 안하면서 아직까지 다른 여성들은 외모보고 판단하는게 남아있던 것 같아. 더 노력할게 좋은글 써줘서 고마워!!
맞아 탈코 하면 나에 대해서는 관대해지지만 버릇이 남아있어서 내 눈에 보이는 다른 여성들을 계속 평가하게 돼 그것까지 놓아야 속탈코가 되는 거 같아. 읽어줘서 고마워
ㄹㅇ맞는말이다 다시 생각정리하고가
내소비의 기준임.
글 잘읽었어 내적탈코에 도움 많이되는 글이다 좋은글 고마워
정말 공감해 잘 읽었어 고마워
정독
진짜 공감하고 그럼에도 아이린이 왜 그렇게 욕을 처먹었는가? 를 생각해보면 한남 지들딴에는 여돌치고 나이가 있으니 후려칠만한 상대라 생각한듯 거기에다가 아이린의 성격은 차가운, 다가가기어려운 이미지란 말이지 지들이 넘볼만한 만만한 이미지가 아니니 존나 팼다고봄
오 이것까진 생각못했는데 ㄹㅇ이네.. 내가 본문에 예로 든 아이돌은 한남들이 좋아한다=성적대상화한다는 의미였어 그때도 아이린 키보드로는 ㅈㄴ욕하더니 결국 성적대상화는 못잃는 거 보고 어이터짐ㅋㅋ
잘읽었어 다 맞는 말이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글이었음
공감된다. 좋은 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