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대장동 국감’, 野 검증 결과 ‘거짓말 20분에 한 개’
이재명 “대장동 사업의 진실이 온전히 전해지기를”
김기현 “궤변과 동문서답, 말 바꾸기, 지금의 여당 탓하기”
조선 손덕호 기자, 양범수 기자
입력 2021.10.18 15:2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이른바 ‘대장동 국감’에 출석해 여야가 거센 공방을 주고 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오전 질의가 끝난 후 ‘이재명 지사 허위답변 리스트’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 지사는 오전 두 시간 동안 총 여섯 개의 거짓말을 했다. 국민의힘 주장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분에 한 개씩 거짓말을 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감 출석을 앞둔 전날 페이스북에서 “야당과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조작된 대장동 사업의 진실이 국민들에게 온전히 전해지기를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후보는 엉터리 궤변과 동문서답, 말 바꾸기를 반복해왔고, 잡아떼다가 안 되면 야당 탓하기 등의 조급한 삼류 꼼수를 쓰면서 위기를 교묘하게 피해왔다”면서 검증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질의가 끝난 후 ‘이재명 허위답변’ 자료를 배포하며 대응에 나섰다.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성남시 통해 대장동 자료를 다 제출했다” ▲”2015년 미분양이 속출하고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았다” ▲”새누리당 반대로 공공개발을 추진하지 못하고 민관합동개발을 했다” ▲”민간 이익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제가 관여할 수 없다” 등 여섯 개의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제공
◇“성남시 통해 자료 제출” 野 “중요한 시기 핵심 자료 미제출”
먼저 국민의힘은 ‘성남시를 통해서 대장동 관련된 자료를 다 제출했다’는 이 후보 발언이 거짓이라고 했다. “성남시가 대장동 관련 자료를 제출했지만 핵심적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민간사업자 공모(2015년 2월 13일) 및 배당금과 초과이익 환수 여부가 결정되는 사업협약(2015년 6월 15일)과 주주협약(2015년 6월 22일)이 있었던 2015년 2월부터 6월”이라며 “경기도와 성남시는 해당 시기에 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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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부동산 경기 나빴다” 野 “그때 동탄도 경쟁률 62.9대1″
또 이 후보는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던 2015년 부동산 경기가 나빴고, 미분양이 속출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015년 3월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때 부동산 경기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으로 회복되는 중이었고, 특히 수도권은 회복세였다”고 했다.
또 “판교보다 입지가 떨어지는 용인 수지 평균 청약률이 7.17대1, 화성 동탄2신도시 평균 경쟁률 62.9대 1을 기록했다”고 했다. 대장동은 판교의 바로 밑에 있어 ‘판교대장지구’라고 불렸다.
◇“국민의힘이 공공개발 막아” 野 “’민영 검토’ 이재명이 지시”
이 후보는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의 반대로 공공개발을 막았고, 어쩔 수 없이 민관공동개발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제공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업 시행자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선정될 당시인 2014년 성남시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다수였다”며 “뻔히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또 이 후보는 성남시장 취임 후 채무가 과다해 갚지 못하겠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그런데 공공개발을 하려면 수천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지자체가 수천억원 지방채를 또 발행한다는데 대체 어떤 시의원이 승인해주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는) 2010년 성남시장 후보 출마 당시에는 ‘민영개발 우선’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시장 당선 후 ‘대장동 민영 검토’ 지시를 했다는 성남시 고위공직자메모도 발견됐다”고 했다.
◇“내부적 이익 나누는 것 관여 못해” 野 “민간업자 수익 많다는 것 알고 있었지 않나”
이 후보는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와 금융회사 등의 이익 배분에 대해 “내부적으로 어떻게 이익을 나누는 지는 제가 관여할 수 없고, 알려줄 리도 없다”고 했다. 화천대유가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 설계와 자신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지난 9월 14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과 이날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 후보는 “나중에 개발사업 참여자 측 개발 이익이 너무 많은 것 같으니 1000억원을 더 받으라고 시켰다” “결국 920억원 정도 되는 사업을 그들이 하기로 인가조건을 바꿨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렇다면 이 후보가 민간업자들의 수익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
◇“금전적 이익은 국민의힘에” 野 “2014년 선대위원장이 화천대유 부회장”
이 후보는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금전적 이익을 나눈 것은 국민의힘에 가까운 분들”이라고 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박영수 전 특검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며 국민의힘과 관련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박 전 특검은 당시 야당(현 여권)의 추천을 받아 특검 후보로 올랐고,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인물이다.
2015년 3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성남시 체육회 상임부회장에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을 임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블로그 캡처
국민의힘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50억원을 받은 것을 두고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한다”며 “그 50억원도 이 후보의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공모 관계인 김만배씨가 준 것”이라고 했다.
또 이 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장성철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보좌관 출신인 이한성 천화동인 1호 대표가 대장동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선대위원장을 지낸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연봉 1억원에 수십억원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 전 의장은 대장동 사업을 위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안을 시의회에서 강행 처리할 때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경기지사 답변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분’은 자신이 아니라는 이재명…野 “이정수 지검장, 정치인 아니라고 단언 안 해”
이날 국감에서는 김만배씨가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1호에 대해 “내 것이 아닌 걸 다들 알지 않느냐,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것도 화제에 올랐다.
백혜련 의원은 “녹취록 상 ‘그분’에 대해서는 중앙지검 국감에서 이정수 서울지검장이 ‘정치인은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말한 것 알고 계시죠?”라고 물었고, 이 후보는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백 의원은 “이분(그분)을 이 후보라고 보는 것은 팩트가 틀리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국감에서 이정수 지검장은 “(이재명 지사) 수사는 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정치인이 아니라고 단언한다는 취지는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네”라고 답한 이 후보 답변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