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뼈가 내려 앉아 안장 보호대를 하면서 끝까지 투혼을 보여줬던 철벽 수비수 김태영 선수는 자신의 프로팀 전남 드래건스 소속 선수와 함께 전남 광양시 중동 대광교회(신정 목사)에 출석한다. 그는 수비수로서의 한을 풀고 싶어 이번 히딩크 사단에서는 수비라인의 핵심으로 세계 강호들을 막아내는 불굴의 투지를 보여주었다. 김 선수는 미국,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한 노장이지만 이번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적이 없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의 기도제목은 바로 어차피 다른 것은 못하니까 자기가 하는 축구를 통해서 하나님의 모습을 증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끝까지 뛰었고 그 이상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송종국 선수)
[운동가방엔 항상 신앙서적을
전도 열심인 전천후 미드필더]
경기 전 기도를 하지 않으면 경기 내내 불안하다고 밝히는 송종국 선수(온누리교회:하영조 목사). 그는 월드컵 전 경기에 단 한번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뛰어 다니던 수비형 미드 필더이다. 그리고 송 선수는 마지막 경기의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 불과 몇 분 전 멋진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고 바로 무릎을 끓고 기도를 드렸다.
언제나 운동 가방에 신앙 서적을 넣고 다니는 송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 형과 함께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은 대학교 2학년 때 비로소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했다고 고백했다. 시간만 나면 선수 숙소에서 기타를 치며 복음송을 불러서 주변 선수들이 분위기를 깬다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송 선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송종국 선수는 월드컵이 있기 전 한 기독교 사이트에 자신의 기도제목을 밝히기도 했는데 그것은 월드컵 16강에 드는 것, 부상 없이 모든 경기에 뛰는 것, 부모님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 등이었다. 그리고 이 기도는 모두 월드컵 기간 중에 이루어졌다. 한국팀은 세계 4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고 그는 전 경기를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뛰었고 송 선수의 어머니가 아들의 모습을 보고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송 선수에게는 또 다른 기도제목이 생겼다. 바로 주위 동료 선수들 모두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특히 송 선수의 일차 전도 대상은 대표팀의 절친한 친구 설기현 선수. 당장은 이 바람이 실현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송종국 선수는 하나님께서 16강을 바랬던 자신의 기도 제목에 4강이라는 덤을 얹어 주셨듯이 같은 팀 선수들 모두가 복음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안정환 선수)
[운동가방엔 항상 신앙서적을
전도 열심인 전천후 미드필더]
서울 중앙침례교회(오관수 목사) 교인들은 이탈리아와의 연장전에서 안정환의 골든골은 아내 이혜원씨와 처가 식구들의 열렬한 기도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미 축구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각종 메스컴의 주목을 받아 왔던 안정환 선수는 월드컵을 앞두고 각오가 남달랐다. 이름값도 못한다는 주위의 시샘 어린 비난을 불식시키고 싶었고 한국 선수로서는 최초로 이탈리아로 진출했지만 늘상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한 한과 자신의 진가를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통해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부인 이씨와 그의 장모는 월드컵이 시작되자 마자 담임 목사에게 기도를 부탁하면서 본격적인 금식 기도에 매달렸다. 안 선수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도한 부인과 가족들의 정성에 그는 멋진 골든골을 터뜨려 우리 나라를 8강에 올려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더욱이 이탈리아 소속팀 페루자 방출 사건으로 본의 아니게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안 선수의 월드컵은 아내의 정성어린 기도가 낳은 응답의 선물이었다.
(유상철 선수)
[월드컵 올스타 등 국내외서 호평
새벽기도 쉬지않는 어머니 후원]
폴란드 전에서 극적인 두 번째 골을 넣으며 우리 팀에 월드컵 첫 승을 안겨준 유상철 선수는 20년 째 서울 영락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호평을 받아온 유 선수는 항상 조용히 묵묵히 대표팀에서 제 역할을 해왔다.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연주될 때 카메라가 선수 한 명씩을 훑고 지나갈 때 국민들은 눈을 꼭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유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경기에 임하기 전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곧 눈치챌 수 있었다. 이처럼 믿음직스런 유 선수 뒤에는 수년째 아들의 경기를 위해 새벽기도를 해온 어머니가 있다.
(이영표 선수)
[‘스마일 맨’…훈련만큼 신앙 열심
“소외된 곳에 참 생명 전할터”]
스페인과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고 4강을 확정지으면서 이영표 선수(경기 군포 영광교회:이상돈 목사)는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 분인 줄 알겠죠?”라며 소감을 대신했다. ‘스마일 맨’ 이 선수는 그의 넉넉한 웃음처럼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의 기도제목도 우리 대표팀이 16강에 드는 것이었다. 지난 해 어느 집사의 전도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그는 선수들 예배 모임에서 설교를 맡고 성경 공부에도 열의를 보이는 등 체력 훈련 만큼 신앙 생활에도 열심을 보여왔다. 그 역시 ‘16강 진입’이라는 기도 제목이 이루어져 너무나 감사하지만 아직 교회에 나가지 않는 둘째 형과 형수에 대한 걱정도 있다.
하나님을 알기 전 이 선수의 꿈은 바로 유명한 유럽의 축구단으로 스카우트 돼 선수로서 이름을 날리는 것이었다. 축구 선수에게 있어 유럽 리그로의 진출은 바로 명예 획득과 신분 상승이다. 이를 위해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해서 이 선수의 영어 실력은 소문이 났다. 그러나 예수님을 알고 교회에 나가면서 그의 꿈은 한 순간에 바뀌었다. “그 분을 알기 전에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연했지만 이제는 진짜 생명을 얻었기 때문에 항상 기쁘고 늘 긍정적인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는 축구 선수로서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어둡고 소외된 곳에서 영향력 있는 전도자가 돼 복음을 전하는 것이 꿈이다.
(이운재 선수)
[성실한 훈련…4강 진출 쾌거 이뤄
“기도하는 아내 모습에서 힘얻어”]
서울 홍릉교회에 출석해 온 이운재 골키퍼. 이 선수는 경기 중에 가장 외로운 선수이면서 제일 주목을 받지 못하는 골키퍼라는 위치를 한 순간에 바꿔놓았다. 4강 진출을 앞두고 스페인과의 승부차기를 주고 받는 숨막히는 순간, 스페인 선수의 4번째 골을 막으면서 그는 주목을 받았다. 상대팀의 득점 찬스를 막기도 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죄책감을 느끼는 골키퍼로서 이운재 선수는 오늘의 영광이 있기 까지 마음 고생이 누구보다 심했다. 이 선수의 성실한 훈련 태도와 실력은 선발로 나서기에 충분했지만 김병지 선수의 그늘에 가려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그는 항상 그를 위해 기도해 주는 아내를 생각하며 묵묵히 훈련을 견뎌냈다. 또 주변의 평가에 아랑곳 하지 않고 참고 기도하며 준비한 끝에 그는 전 경기에 선발로 나왔고 하나님은 그에게 스페인전을 통해 기회를 주었다. 그는 당시 우리 팀이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 어떤 때보다 심적 부담이 컸을 테지만 그는 하나님과 오직 자기를 믿고 기도해주는 아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자신감과 믿음은 연장전 승부차기에서 바로 나타났다. 스페인 선수가 찬 공의 위치를 간파하고 바로 잡아 낸 후 빙긋이 웃던 이운재 골키퍼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이천수 선수)
[불교에서 개종…기도 세레모니
합숙기간에도 봉사활동 열심]
그라운드의 악동 이천수가 종교란에 기독교라고 써넣을 수 있던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표팀 내 형들로부터 전도를 받고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을 한 이 선수는 인천 간석교회(조석상 목사)에 출석하고 있다. 톡톡 튀는 신세대 겉모습과는 달리 이 선수의 골 세러모니는 얌전한 기도 자세이다. 대표팀에서는 막내이지만 공격수로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비는 기대주 이 선수는 불규칙한 선수 생활 탓에 교회를 자주 못 나가지만 합숙 기간에는 대표팀 형들과 예배를 드리고 또 휴식 시간 짬짬이 교회에 나가 봉사 활동을 하는 모범적인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
(차두리 선수)
[아버지 신앙 착실히 물려받아
“2006년 월드컵서 효도골 넣겠다”]
‘차붐 주니어’ 차두리(서울 충신교회: 박종순 목사) 선수는 아버지 차범근 씨의 이력만으로도 주목을 끌고도 남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을 이끌며 벤치에서 두 손 모아 기도하던 아버지 차 씨의 신앙을 물려 받아 그도 어린 시절부터 착실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전에서 멋진 오버헤드킥을 시도해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면서 자신의 대표팀 발탁이 아버지 덕택이 아니냐는 주위의 수근거림을 잠재울 수 있었다. 아들 차두리 선수의 오버 헤드킥에 대해 어머니 오은미 씨는 “차라리 그 골이 안들어 가서 다행이에요. 그 골이 들어 갔다면 자기가 다 한 것처럼 교만해 졌을 테니까 말이에요”라고 말한다. 차 선수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아버지의 기도에 효도골을 넣어 꼭 보답해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최태욱 선수)
[별명 ‘최목사’…휴가때면 기도원
프로계약금 2000만원 십일조]
인천감리교회(최영근 목사)에 출석하는 ‘최목사’라는 별명을 가진 최태욱 선수에게 월드컵은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고자 하는 자신의 바람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어린 나이지만 그의 신앙 이력은 대범하기 까지 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프로팀에 입단할 때 받은 계약금 중 2000만원을 십일조로 헌금해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은 경력이 있는가 하면 휴가 때는 기도원에 들어가 살다 시피 했다고 한다. 그는 교회에 나가기 전에는 흔히 말하는 경기 전 징크스가 많았지만 이제는 기도로 모든 것을 극복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최 선수는 3. 4 위전에서 후반에 조금 밖에 뛰지 못했해서 그다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월드컵 대표라고 훈련을 해왔지만 막상 본 경기에 뛰지 못한 섭섭함도 컸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위안을 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동료들을 위해 경기 내내 기도했다. 최 선수의 목표는 잉글랜드나 유럽 리그로 진출해 외국 선수들과 팬들에게 축구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현영민 선수)
[부상선수 붙잡고 뜨거운 기도
신앙심으로 ‘벤치’ 아쉬움 이겨]
월드컵에는 선발 출장하지 못했던 현영민 선수. 그는 경기에는 뛰지 않았지만 벤치에 앉아서 동료 선수를 위해 계속 기도했다. 특히 경기에 나간 선수가 부상을 당해 벤치로 들어오면 현 선수는 부상 선수를 붙잡고 기도할 정도였다.
선발 출장해 뛰었던 동료나 후배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바로 잔디에서 기도를 했다. 하지만 월드컵 중계 카메라는 그 다음 장면을 잡지 못했다. 이들 기독선수들은 기도로 준비하던 현 선수가 빠진 걸 깨닫고 승리의 흥분이 가시고 나서야 다시 현 선수를 그라운드로 불러내 무릎을 꿇고 함께 기도하는 동료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월드컵 중계 카메라에는 잡히지 못했지만 이들의 끈끈한 우정과 신앙심에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