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은행 출현, 금융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간 은행 대출(간접금융) 중심이던 기업금융시장에 증권사 발행어음(직접금융)이란 자금조달 수단이 새로 등장하였다. 연 평균 70조원의 신규 수요가 발생하는 시장을 두고 은행과 증권사 간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로써 銀.證 분리라는 방화벽이 허물어질 찰나에 있다. 금융당국 검토를 거쳐 이르면 9월 IB업무가 시작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 5개사는 7일 일제히 단기금융업무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신규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만기 1년 이하 어음의 발행과 매매, 중개 등 단기금융 업무가 허용된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200%까지 발행어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해 투자할 수 있다. 5개 대형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조달 가능한 금액만 약 47조원에 이른다. 이 중 조달자금 50%는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약 23조원이 기업금융 재원이 신규 조성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인가 개시 직후부터 각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어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는데 연내 약 10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편 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업금융 잔액은 대출금 1049조원, 채권 520조원에 달한다. 최근 3년간 순 조달 규모는 68조5000원이다.
IB가 연 평균 70조원에 달하는 신규 수요와 1,000조원이 넘는 기업금융 대출시장을 가진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자본금을 확충해야 한다. 초대형 IB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자본 확충을 마친 NH투자증권은 지주사와 협업을 통해 이미 IB영역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2014년 IB에 강점을 가진 우리투자증권을 합병해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시켰다.
KB증권도 IB에 강점을 가진 현대증권 인수 이후 지주사와 은행, 증권사를 연계해 기업금융 영역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과거 치중했던 부동산 금융에서 벗어나 상반기 코스닥 최대어인 제일홀딩스 상장에 성공했다. 바이오 벤처투자에 강점을 가진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한 벤처펀드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계열사가 없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새로운 플랫폼을 찾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와 협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비대면 계좌개설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비 금융계열사 및 협력사 접점을 적극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산업에 강점을 갖고 다양한 기업금융 수요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