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Hannah Beech
신앙의 장관이 빛나는 사진을 연출했다. 불교라는 것, 특히 그 불교 자체가 카메라 렌즈에 스스로를 빌려주었다. 삭발한 머리와 대단히 수도원적 빛깔을 지닌 가사 장삼, 퍼져나가는 향내음, 그리고 "불살생"(不殺生)을 첫번째 서원(誓願: 종교적 맹세)으로 삼고 있는 종교에 귀의한 신자들의 순수한 표현들.
하지만 사진기자인 애덤 딘(Adam Dean)과 필자가 금년 5월부터 6월 사이에 버마(=미얀마)와 태국을 여행했을 때 발견한 것은, 인종적 쇼비니즘(chauvinism: 광신적 애국주의, 배외주의)과 결합된 급진적 변종이 출현하여 그러한 불교의 평화주의(pacifist)적 이미지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불교도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버마에서는 지난 몇년간 공동체 내의 충돌이 우후죽순처럼 증식됐다. '불교도 폭도들'은 많은 수의 무슬림들을 살해했다. 그 사이 태국과 스리랑카에서는 사찰들에 대한 경비가 더욱 타이트해지고 있다.
미얀마에서 급진적 불교의 대부는 위라투(Wirathu)라는 이름의 승려이다. 그는 살짝만 등장해서도 엄청난 양의 증오의 메세지를 발산하는 인물이다. 애덤 딘은 바로 그 위라투라는 승려를 따라나섰다. 미얀마 중부지방인 맨덜레이(Mandalay, 만달레이) 주변에서 위라투는 "버마의 빈 라덴"(Burmese bin Laden)이란 칭호를 획득했다. 그가 초등학생 어린이들부터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신자들을 대상으로 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에 대한 강한 혐오감을 설법(=설교)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맨덜레이 주의 메이크틸라(Meikhtila) 시내에서는 인종갈등이 폭발했다. 그 결과 이 폭력사태로 대부분 무슬림들인 수십명의 인명이 살해됐다. 불교도 군중들은 무슬림 거주지역 전체를 파괴했다.
심지어 현재까지도 걱정거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날 오후 애덤은 위라투 승려의 사찰 경내를 거닐고 있었다. 그러자 한 승려가 나타나 그에게 벽돌을 집어던졌다. 고상한 빛깔의 가사도 천부적으로 내재된 적개심을 감춰주진 못했던 것이다.
태국 최남단 지역은 한때 무슬림 술탄 공국이었다. 현재 그곳에서는 '불교의 스님들이 군인들의 경호에 의지'하고 있다. '태국 남부의 무슬림 분리주의 반군들'은 지난 2004년 이후 5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고, 죽은 사람들 중에는 불교도보다 무슬림들이 더 많았다. 숨어서 활동하는 반군들은 주로 방어력이 취약한 불교도들을 주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다.
태국 군은 현재 불교 사찰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고 있고, 한때 서로의 축제일을 함께 즐기던 양대 종교 사이에는 더욱 더 긴장이 흘러넘치고 있다.
6월 중순의 어느 아침, 빳따니(Pattani) 도의 끄라도(Kradoh)에서 태국 군 수색대원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을 때 폭탄 1발이 폭발했다. 그곳은 정부와 반군 사이의 평화협상이 진행 중이던 곳이다. 찬촛 펫퐁(Chanchote Phetpong, 28세)은 당시 그곳을 지나고 있었다. 그는 폭발이 발생할 때 사과 봉지를 쥐고 있었다. 주인 잃은 그의 사과들은 그가 흘린 피바다 위해 흔날려 떨어졌다.
태국 남부 야랑(Yarang)의 병원 근처에서, 애덤은 대부분 불교도인 교사들이 사망한 수색대원의 명복을 비는 기도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그 병사는 매일 같이 교사들의 출퇴근 길을 호위해주던 군인이었다.
머리에 스카프를 쓴 한 무슬림 간호사가 사망한 찬촛 펫퐁의 얼굴에서 폭발물 파편을 조용히 제거했다. 그리고 장레식을 위해 그의 시신을 씨겼다. 그 사이 다른 간호사는 부상한 찬촛의 동료를 간호했다. 불교도인 수색대원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간호사가 착용한 스카프는 마치 이 신경쇠약에 걸린 땅에서 종교 사이의 분열을 표상하는 상징이자 어떤 비난처럼도 느껴졌다. 무슬림 출신인 한 병원 노동자는 다음과 같이 읊조렸다.
"그들은 우리 모두를 두려워한다. 우리는 서로 신뢰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가버렸다." |
* 필자소개
애덤 딘(Adam Dean) : 중국 베이징 주재 사진기자. '파노스 픽처스'(Panos Pictures) 소속.
한나 비치(Hannah Beech) : <타임> 지 중국 지국장 겸 동아시아 특파원.
첫댓글 <타임> 지가 특집으로 다뤘는데요..
우선 그 중 하나만 번역해보았습니다..
요즘 미얀마 사태를 지켜보면..
21세기의 세상에서
과연 미치지 않은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불교.. 너 마저도>.. 라고 밖에는...
한국 사회도 만만치 않지요..
박근혜 정권의 한국도 너무 일찍 미쳐가고 있다는거죠... ㅠ.ㅠ
하여간..
이런 사람들일수록 섹스(자위행위 포함)도 안합니다..
저는 이제
술 안마시고, 춤 못추는 사람들은 믿지를 못하겠어요.. ㅠ.ㅠ
헉... 그럼 저는 어쩌라구요...ㅠㅠ
ㅎㅎㅎ
과도한 금욕주의의 강박주의를 좀 풍자해보려고 했는데...
제 발언이 너무 과격했군요~
죄송,, ^ ^
불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정치와 손을 잡으면 위험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독교가 그래왔지요.
암튼... 불교에서까지 이런 조짐이 보인다니... 큰일이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