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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2일 연중 제 2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2,23-28 23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길을 내고 가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하였다. 24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2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26 에브야타르 대사제 때에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고, 함께 있는 이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27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28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안식일이 무엇인지 가끔 생각합니다. 정말 글자 그대로 편안하게 쉬는 날이라는 생각도 들고, 죽으면 얻게 되는 그런 편안함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날은 하느님의 날이고, 그 주인이 예수님이라고 했으니 주인에게 봉사하는 날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내 주인은 누구인가? 나는 정말 주인이 있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점점 복잡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세례를 받고 지금까지 주일을 지낸 것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50년만 계산해도 2,700번이 넘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700번의 주일과 대축일에 거의 빠져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 열심히 주일을 지키는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안식일의 참된 의미에 대하여 자주 생각해 본적은 별로 없습니다. 의례적으로 다가오는 주일과 의례적으로 참례하는 미사와 그리고 본당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교리도 하고, 강의도 하고, 사목회도 참석하고, 축하하거나 식사하거나 그렇게 주일을 대부분 보내고 의식 없이 살았습니다.
나는 아직도 안식일의 율법에 대하여 잘 모릅니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도 사실은 잘 모릅니다. 그냥 옛날에 가르치던 것을 혼자서 음미해보면, 주일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1959년에 출판된 ‘요리강령’에는 천주십계 중 제 3계명을 이렇게 쓰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1. 삼계는 천주 교우들을 명하사 주일을 거룩히 지키라 하시니 이는 삼계의 명령이니라. 2. 주일은 천주의 날이라는 말이니 특별히 천주를 공경하는 날이니라. 3. 고교(古敎) 때에는 지금 토요일을 지켜 파공(罷工)날이라 일렀으니 천주 천지만물을 육일 만에 조성하시고 제 칠일에 공부를 파하시고 쉬심을 공경하는 날이니라. 4. 신교 때에는 토요일 다음 날을 지키어 주일이라 이름 하니, 이날에 예수부활하시고 성신이 강림하신고로 주일을 삼느니라.
5. 육신 일은 육신의 힘으로써 하는 육체노동이니 집 짓고 석수질하고 밭 갈고 김매고 바느질하고 베 짜고 빨래하는 그런 모든 일을 금 하느니 이는 삼계의 금령이니라. 6. 주일에 육신의 일을 금함은 1) 사람으로 하여금 천주의 높은 권능을 알아 복종케 하심이요, 2) 미사참례와 기타 신공하기에 조당이 없게 하심이니라. 7. 파공은 영혼에 뿐만 아니라 육신에도 유익하니 대저 칠일 만에 하루씩 쉬어 육신의 병도 면하고 그 힘과 생명을 오래 보존하게 함이니라. 8. 색칠하는 것과 묵주 얽는 그런 것도 육신 일이니 육신 일은 힘이 적게 들거나 많이 들거나 혹 진심으로 하거나 장난으로 하거나 다 분별없느니라. 9. 송사할 때에 증인 증참과 변호사를 불러 물어 봄과 죄인을 문초하고 형벌하는 그런 큰 재만은 주일에 금하는 바이니라.
10. 전 벌리고 장보는 것과 상점에서 크게 매매하는 것도 주일에 금하는 바니라. 11. 모든 이가 날마다 하는 일에 피할 수 없는 일은 금하지 아니하느니 예를 들면 물 길어다가 음식 예비함과 비질함과 머리 빗는 그런 것이니라. 12. 글 읽기와 글 가르치기와 글씨 쓰기와 풍금 치는 것과 무슨 그림 그리는 것과 빈 몸으로 걸어 다니는 것과 혹 타고 다니거나 낚시질 하는 그러한 것은 주일에 금하지 않느니라. 13. 글자나 무슨 물건을 새기는 것과 칠색을 예비하여 칠하는 그런 것은 금하느니라. 14. 주교나 본당신부께 며칠 동안 반일 파공관면을 얻는 교우는 주일 오후에 일하여도 가하니라. 15. 주일에 자기가 일하거나 혹 남을 시켜 일하거나 죄가 같이 되느니라. 16. 부모나 상전이나 웃어른이 그 자녀와 하인과 머슴과 및 모든 수하 사람을 잘 교훈하여 주의 날을 지키게 할지니 그렇지 않으면 그 집안에 천주의 강복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벌을 받느니라. 내가 세례를 받았을 때에는 위에 적은 것이 주일을 지키는 신자들의 기본자세 중 일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잘 지켜야 주일을 잘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을 잘 지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대하여 가르치시며 말씀하신지 1900년이나 지난 1900년대의 교리입니다. 물론 지금과 많이 다르다는 것은 보기만 해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교리가 가르쳐질 때에 사람들은 교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잘 모르고,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시작하기도 전이었기 때문에 교리의 전반에 걸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잘 몰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주일의 의무에 대하여 언급했을 것입니다.
안식일의 주인이 예수님이시니, 예수님께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관점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건 예수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일을 알아서 찾아서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냥 요리강령으로 많은 묵상을 하였습니다. 주님, 당신께서 사람을 위해서 주일을 만드셨으나 사람들은 다시 율법을 자세하게 만들고 있네요. 당신이 좋아서 주일을 거룩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제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소서. 자비와 사랑의 주님!!! - 순교자와 함께하는 하루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바싹 말라버린 우리 따에 당신 자비의 소낙비를 퍼부어 주소서. 진리에 목말라 하고 있는 우리에게 당신 구원의 물을 실컷 마시게 해주소서. (최양업 신부의 여덟 번째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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