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중앙선은 어찌 변해야 할까?

[영동선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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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제목을 보시다시피 금번 중앙고속도로의 원주-홍천간 공사분이 개통을 보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그쪽의 인적, 물적 이송을 주름잡아왔던 중앙선의 위치가 더욱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리고 연내에 풍기-제천구간 까지 개통함에 따라 중앙고속도로는 우리나라 태백줄기를 가로지르는 대공사 1단계를 완성하게됩니다. 추후 편도 2차선의 고속도로로 확장한다는 이야기도 들은바 있습니다. 한때 흑자로 운영해 왔던 중앙선이 과연 도로교통의 공세에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만약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고서 그대로 운영한다면 말이죠.
중앙선 인근 도시들의 특징은 일단 도로교통의 혜택을 거의 못 받던 지역이라 도시들이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철도교통이 아무리 많은 도움을 주더라도 그 기능에 한계가 있지요. 그리고 각 도시간 유대관계가 타 지역의 유대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는 것입니다. 타 지역은 대도시에 가깝거나 혹은 접근성이 용이하기에 그쪽으로의 관계 형성이 이뤄져 있지만 중앙선 라인의 도시는(원주-제천-단양-영주-안동-의성)주변에 전체를 포괄할 도시가 없이 고만고만한 크기의 도시만이 있기에 서로 의지하며 공생하는 관계를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이 점 때문에 중앙선에서 기차를 타보면 역마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또 내리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역에 도착하면 기차안이 상당히 번잡하고 주변 사람들이 자주 바뀌는 편입니다. 타 지역은 소도시에선 타거나 혹은 내리기만 하는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그러나 중앙고속도로의 완전개통은 이러한 지역 습성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입니다. 작은 도시간의 상부상조가 아닌 소도시대 대도시의 편도로 말입니다. 아무래도 교통편이 여러모로 편리해 졌기 때문입니다. 혹은 위 도시 중 어느 한 곳이 내륙영서지방에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건 분명한 것은 기존의 편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겁니다.
일단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금번 고속도로의 개통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밝힙니다. 당장은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고속도로로 쪽의 이용이 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연계된 지역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결국 전체적인 수요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 사방이 막힌 관계로 심하게 낙후되어 있는 단양, 영주, 안동, 의성, 군위 지역엔 보이지 않게 변화가 생길 겁니다. 조금씩, 조금씩...... 그러므로 단순히 고속도로가 생긴다 해서 우리가 경계할 것은 못된다는 것이죠.
그러면 정작 우리가 경계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요. 여러분들도 답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철도 자체의 서비스 개선과 속도 향상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중앙선의 운행 상황을 보죠(다 아시는 것이지만).
여객열차를 기준으로 하면 무궁화의 경우 보통 량리-양평 50분 내외, 양평-원주 약 1시간, 원주-제천 약 50분, 제천-단양 25분 내외, 단양-영주 약 50분 영주-안동 약40분 정도 소요 안동 이남지역은 현재 운행 차량이 매우 적으므로 생략합니다. (참고로 량리-부산간 운행시간은 약 9시간입니다.) 여기서 기점간 운행 시각을 계산하면 무려 4시간 40여분 정도나 됩니다. 현재 이 구간 총 연장은 256.7km로 표정속도는 55km/h 정도 잡으면 문안할 겁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표정속도가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중앙선과 영동선구간은 남한에서 가장 험지라 불리는 백두대간을 넘나들기 때문에 이런 낮은 표정속도가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 기관차가 운행할 시의 속도(주행속도)는 훨씬 높겠지요.... 얼마나 달리는지는 잘 모르지만......
얼마 전 버스를 타고 원주에 다녀 온 일이 있었습니다. (기차를 이용하지 않아 죄송합니다.) 버스의 경우 원주 터미널에서 출발하여 강남고속터미날로 진입하여 제가 내리는 순간까지 소요시각을 체크해 보니 길이 시원하게 뚫리니까 대략 1시간 30여분이 소요됐습니다. 운행 거리는 생각이 잘 나지는 않지만 제 통박으로 계산하니 반포-신갈 28km, 신갈-원주 90km 정도, 시내 운행 거리 약5km 라고 가정하면 대략 123km정도가 나오더군요. 실제 운행 거리는 조금 더 나올 겁니다. 영동고속국도의 특성상 성수기를 제외하면 주말에도 막히는 일이 없으므로 서울시내와 에버랜드 입구에서만 잘 나간다면 이 시간은 거의 정확 할 것입니다. 그러면 철도는 아까 이야기했듯 1시간 50여분이 걸립니다. 운행거리는 영업거리표 기준으로 108km입니다. 운행 거리도 짧으면서 실제 운행 시간은 도로교통편이 빠르다는 이야기지요.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어차피 원주-제천-영주-안동 구간은 지형의 특성상 선형을 펴는 일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중앙선의 실제 운행의 시격을 줄이기 위해선 표고차가 크지 않은 량리-원주간 운행시격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 될 겁니다. 만일 여기서 이시격을 줄이지 못한다면??? 고가형식으로 멀리서부터 높이를 서서히 올려 차량의 운행속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설계된 고속도로에 많은 수요를 빼앗기게 될 겁니다. 지도를 보시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중앙선이 얼마나 교묘하게 원주까지 놓여 있는지를... 고속도로는 ㄴ자 모양으로 원주에 접근하지만 철도는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접근합니다. 운행 거리만 보아도 이를 잘 알 수 있죠. 그러니 실제 선로를 타고 가보거나 또는 지도를 보면 이 선로가 얼마나 도는지 알 수 있습니다. 루프(loop) 시키지 않은게 다행일 정도로...... 대충 돌아가는 구간을 살펴보면 팔당-양수구간, 양평-용문구간, 지평-양동구간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매우 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구간의 직선화 작업을 실시하고 중앙선 구간 중 곡선반경이 매우 작은 곳의 곡선반경 확대(최소 r600 이상), 노후 침목의 교체(중앙선은 나무침목을 본선에 사용하는 구간이 상당히 많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복선화 등을 필두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리하여 량리-양평 30분 이내, 양평-원주 40분 이내로 주파를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 이구간의 운행시각을 줄여나가는 방법을 많이 연구해야 하겠죠.
그러면 원주-이남구간은 손 댈 곳이 없느냐? 아닙니다. 더욱 많습니다. 하나 하나 집어 나가죠. 원주를 벗어나면 바로 열차가 기우뚱해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여긴 곡선구간인가보다 금방 정상 위치에 돌아오겠지 라고 하겠지만 그 기우뚱해진 느낌이 상당히 오래가 한참 후 반곡이란 역 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이유인 즉, 원주시내를 벗어나면서 차량이 원주 시내의 외곽을 휙~ 돌아나가기 때문이죠. 무지하게 돕니다. 지도에도 선명히 나타날 정도로... 아무래도 치악산을 옆에 끼고 달리려니 이리저리 돌아 선로 높이를 높이려는 수작(?) 인 듯..... 그러나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이 드는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고가형 선로를 통해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중앙고속도로를 보고 기겁을 한 구간이 바로 원주-치악-신림 구간과 단양-희방사-풍기 구간입니다. 저놈들은 저 멀리에서부터 천천히 구배를 두어 실제 험로가 위치한 이 구간에선 거의 수평으로 달립니다. 그 구조물의 높이는 아시다시피 매우 높습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그 높이가 매우 높아 터널도 거의 없습니다.(일부러 터널이 거의 필요 없는 구간을 택했겠죠..) 반면 기차는 억지로 산에서 기차가 다닐만한 지형 찾아 거기만 돌아가는 인상을 줍니다. 산봉우리 하나하나를 빙글빙글 돌면서 구간을 겨우 빠져나가죠. 그리고 그나마 그것도 안 되는 급경사 구간은 loop터널을 뚫어 열심히 달리고도 그 자리로 돌아오는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이 구간은 제 생각으로는 장기적으로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가화시킨 철로를 반드시 뚫어놔야 하는 구간이라 생각합니다. 지도를 보면 원주-제천, 단양-풍기 구간은 매우 짧습니다. 이리저리 돌고 돌아서 실제 거리가 늘어난 것뿐입니다. 당장은 너무나 많은 돈이 들기에 힘들겠지만 향후 100년 앞을 바라본다면 반드시 장기적인 계획으로 점차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선형의 문제가 잇는 곳은 영주 안동 구간사이 안동 다가서 안동 댐 근처로 그곳을 지나다 보면 선로가 상당히 급하게 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구간은 댐 근처라 산이 많습니다. 여기도 선형의 변화를 쥐야 할구간이라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사업이 추진되어 열차의 속도가 늘어난다면 무궁화 기준으로 량리-양평 30분. 양평-원주 40분. 원주-제천 35분. 제천-영주 50분 영주-안동 30분 total 3시간 초반대의 운행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도로와 실질적인 경쟁이 되겠지요. 상황에 따라선 현재는 수요가 거의 없는 안동이남지역도 열아 운행의 고속화를 통해 수요를 스스로 찾아 늘여 감에 따라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이쪽은 대구지역과 가까우니 그쪽에 연계한 산업물량, 인력수송에 연구를 해봐야겠죠 특히 영주 안동권역 물자 인구는 중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해 대구권역에 속하게 될 겁니다. 이를 적절히 철도 쪽으로 돌리는 방안을 연구한다면 의성-군위-영천 구간의 적자를 줄이는데 한목 할 것입니다.
글을 이리저리 쓰다보니 좀 난잡해 졌습니다. 나중에 정신이 제대로 박히면 다시 한번 제대로 쓰겠습니다. 저는 이 구간을 거의 한 달에 한 두 번 꼴로 다니는 사람이기에 자주 접하여서 그쪽 선형에 대해 상당히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곳 말고도 이를 데 없이 많은 자리에서 철도의 고속화에 걸림이 되는 곳이 많습니다. 점차 입지가 줄어가는 것에 대해 방관하면서 시장을 통째로 넘겨 줄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투자를 통하여 도로교통과 경쟁하면서도 물류의 공유를 통한 공존을 이룩하는 중앙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며 이 글 마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영동선 51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