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군사 요충지이자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가 러시아에 의해 함락될 위기에 처했다.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적극 개입해온 러시아의 용병업체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와그너 부대가 사실상 바흐무트를 포위했다"면서 "오직 도로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흐무트를 포기하고 군대를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프리고진은 이 영상에 우크라이나군 포로로 보이는 남성 3명을 등장시켜, 이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철수 결정을 요청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이전에는 우리가 우크라이나 직업군인들과 맞서 싸웠지만, 요즘은 노인이나 어린이들과 맞서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후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 철수를 요구하는 동영상 캡처.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스핌 우크라이나 정부도 바흐무트 전투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고, 일부에선 철군론도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동부지역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방어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날 저녁 화상 연설을 통해 "바흐무트 지역의 상황은 지속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적들은 요새화와 방어를 위해 우리가 구축해놓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나자렌코 우크라이나 방위군 부사령관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온 종일 계속되는 전투로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작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병력과 무기를 동부 전선에 집중시켜왔고, 특히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핵심 거점인 바흐무트 점령을 위해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러시아군이 바흐무트를 장악하면 루한시크를 포함한 돈바스 전체 지역 점령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군도 이에맞서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바흐무트 일대에서 6개월 넘게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우크라이나 군은 최근 바흐무트 사수를 위해 지원군을 파견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정부 내에선 철군론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