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0회 등산 금남정맥 장군봉(738m) 2024-50
(전북 진안군과 완주군 경계)
2024년 10월 20일(일) 맑음, 원성연 이현호 참가
가파른 절벽 위 바위 능선은 거세게 밀려오는 해일이다.
호남의 5대 바위산의 하나인 장군봉은 우리나라 13 정맥의 하나인 금남정맥의 산이다. 장군봉을 비롯한 3개의 바위 봉우리가 용이 꿈틀거리듯 위풍당당하게 솟구쳐 험한 산세를 나타낸다.
천 길 단애의 바위 능선에선 환상의 조망이 열리고 수석과 분재를 합한 듯한 능선에 물개 바위, 두꺼비 바위, 해골 바위 등이 빼어난 경관을 뽐낸다.
1998년 2월 22일 일요일에 금남정맥을 종주할 때 이 산을 통과했다. 그때는 안전시설이 전혀 없어 장군봉 바위를, 밧줄을 타고 무릎이 터져가며 힘겹게 올랐었다. 실로 26년 만의 장군봉과의 만남이다.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구수마을 주차장에서 산행이 시작된다(9:25). 차도를 따라 맑은 계곡물을 내려다보며 나아가니 정면으로 날카로운 장군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민간 차량 출입 금지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 길로 진행한다(9:32). 곧이어 장군봉과 해골 바위 갈림길이 나타난다(9:35). 장군봉 쪽으로 방향을 잡아 계곡을 건너자, 장군봉 2.65km란 푯말이 서 있다(9:37).
감나무가 많은 곳을 지나 좁은 산길로 들어선다. 바로 나타난 삼거리서 이정표(장군봉 2.5km)가 갈 방향을 알려준다. 산길은 가파른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초보 산객에겐 어려운 코스라 경험 많은 리더와 동행이 필수다. 나무 계단 길도 오르며 작은 능선에 올라서자, 장군봉이 나무 사이로 조망된다(9:51).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뾰족이 높이 솟아있어 기를 죽인다. 잠시 완만한 산길로 내리고 오름 하여 다른 작은 능선에 이르자 장군봉 1.4km란 푯말이 나타나고 급경사 된비알 길로 바뀐다(9:59). 3분쯤 올라서니 바위 능선 구간이 나온다(10:02).
바위에 쇠말뚝이 박혀 있고 밧줄이 매여 있다. 바위 능선 길은 계속된다. 추락위험 표지판도 달려 있고 쇠사슬과 말뚝에 밧줄을 걸어 시설해 안전하게 갖추어져 있지만 험한 등산로다. 군산에서 왔다는 먹자산악회(?) 50대 아주머니들이 힘겹게 산에 오르고 있다(10:07). 철제 발 받침 시설도 여러 군데 나오지만 받침 사이가 좀 멀리 설치되어 있어 옥의 티다.
경사 급한 바위 능선은 끊임없이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가파른 바윗길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20분쯤 올라선 바위에서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본다(10:28). 마치 한 폭 동양화 속 풍경이고 전망이 시원한 산여울이 흐른다.
서쪽으로 산행 시작 지점인 구수마을이 멀리 내려다보이고 바위산인 운암산이 가깝다. 운암산 뒤로는 금남정맥 왕사봉서 뻗은 산줄기가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뤄 보기 좋다. 남쪽은 바위 옆 분재와 같은 소나무 뒤로 금남정맥의 맹주 운장산이 선명하고 그 오른쪽으로 연석산이 장중하게 솟아있다. 북쪽으로는 금남정맥의 맹주 대둔산이 뚜렷하고 그 뒤로 계룡산까지 조망된다.
뚝 쪼갠 듯 수직 단애를 드러낸 가파른 절벽 위 바위 능선길 따르며 장군봉에 오르기 시작한다. 바위 봉우리 오른쪽으로 난간과 쇠사슬과 발판에 의지해 아주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장군봉까지의 등산길 중 가장 험한 길이다. 마침내 장군봉에 올라선다(10:40). 고스락(정상)은 널찍하고 아담한 정상석이 박혀 있다. 전망은 시원하게 열린다.
동쪽으로 명도봉과 명덕봉이 형제처럼 나란히 솟아있고 서로는 완주군 고산면의 산들인 안수산, 위봉산, 서방산 등이 산 첩첩을 이룬다. 남쪽은 금남정맥 산줄기가 운장산으로 뻗어있고 운장산과 연석산이 철옹성을 이룬다. 북으론 금남정맥 산줄기가 태평봉수대를 거쳐 끝을 모르고 이어져 대둔산과 계룡산까지 뻗어나간다.
정상을 뒤로하고(10:45)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아주 험한 급경사 바위를 안전시설에 의지해 유격, 유격을 외치며 조심스럽게 내려선 다음 급경사 바위 능선을 타고 두꺼비 바위 봉우리로 불리는 장군 2봉에 올라선다(11:00).
전망도 좋아 익산의 미륵산과 김제의 모악산을 조망한다.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운장산을 바라보며 간식을 먹고 쉬는 시간을 갖는다.
장군 2봉을 뒤로하고(11:20) 급경사 정맥 길로 8분쯤 내려선 다음 내린 만큼 급경사 오르막길로 물개 바위 봉우리로 불리는 장군 3봉에 올라선다(11:35). 이곳에서 26년 전 사진도 찍고 산의 경관에 푹 빠졌었다.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진하게 묻은 정다운 장소다. 이제 금남정맥 능선 길은 유순한 길로 바뀐다.
완경사의 흙길로 내리고 오름 하여 이정표(해골 바위 1.5km, 정상 1.3km) 푯말을 거쳐(11:46) 삼각점이 박힌 북 장군봉(725m)을 밟는다(11:47).
곧이어 갈림 능선에 이른다(11:51). 주차장 2.25km, 정상 1.5k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금남정맥을 벗어나 해골 바위를 향해 산에서 내려간다. 하산 길도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군데군데 난간과 철제 발 받침과 밧줄이 달려 있다. 험한 산길로 해골 바위 상부에 내려선다(12:10).
상부에 패인 부분들은 용의 비늘, 척추라고 한다. 바위 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린 해골 바위는 오랜 세월 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된 타포니 지형의 바위이며 용이 뜯어먹은 바위라고 구수마을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아름다운 계곡
해골 바위를 뒤로하고 내려가는 산길도 경사가 급하다. 또 바위와 돌이 많은 거친 길에다 미끄러운 마사토 길이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 후 계곡이 나타나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가 계곡도 횡단한다. 이십여 분쯤 내려선 곳부터 이제야 산길은 유순해진다(12:35).
유순한 길로 19분쯤 내려가자 해골 바위 1.5km, 주차장 0.4km란 푯말이 반긴다(12:54). 이어 12분을 더 진행해 주차장으로 원점회귀 하여 즐거운 산행을 마친다(13:06).
바위산의 우직함이 있는 장군봉 산행은 환상의 조망이 열려 종일토록 하염없이 산만 바라보고 싶어진다. 유장히 흐르는 산여울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푹 빠져 세속의 시름을 날려버린다. 금남정맥의 보석 같은 장군봉은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루지만 험준한 바위 능선을 타는 상급 등산로가 많아 경험 많은 리더와 동행하여 안전에 유의해 산행해야 할 것이다.
⦿ 산행 거리 : 6.87km, 3시간 41분 소요(25분 휴식 포함), 평균 속력 : 1.9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