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년 8월 11일
우리는 밀레니엄을 바라 보며 아제르바이잔에 살고 있었습니다.
모처럼 우주쇼인 개기 일식이 있었는데, 공중파 방송이 생 중계를 할 정도로 특별한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터키 TRT1은 1990년 부터 소련 붕괴 후 투르크 족인 8개 공화국을 대상으로 Turalism의 이상을 걸고 무제한 송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터키에서 맞이하는 개기 일식의 다양한 모습들을 중계하고 있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이나 터키는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매우 가까운 민족들이지만, 저변의 정서는 사뭇 다른 것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대개 아제르바이잔 티비를 통해 전해지는 개기 일식에 대한 모습에서 자연의 상서로움을 두려움으로 받아들이며, 매우 무겁고 조심하는 분위기 였습니다. 더러 노인들은 자신의 가슴을 치며 죄를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였습니다.
반면에 터키 티비를 통해 전해 지는 모습은 매우 잔치스런 분위기 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어 옥상에 오르고, 거기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며 춤을 추는 모습이 기억에 있습니다. 긍정적이고 낭만적인 맨탈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1주일 후인 1999년 8월 17일 대도시 이스탄불 인근에서 강도 7.6의 강진이 일어 나서 15000명의 희생자들이 생겼습니다.
당시 동일하게 아제르바이잔에도 7.9정도의 강력한 지진이 감지되었습니다.
우리 집은 소련식 낡은 10층 건물의 1층이었는데, 주일 준비를 위해 토요일 시장보고 음식 준비하고 초저녁 잠깐 침대에 누었는데, 심한 들썩거림에 잠을 깨어, "아들, 무슨 장난을 그리 심하게 해" 하며 짜증을 냈다가, 이내 건물의 주민들이 비명과 함께 와르르 쏟아져 내려 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언뜻 상황 파악이 안되다가 얼른 아이들 물러 건물 밖으로 튀쳐 나갔습니다. 정말 아득한 공포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날 밤은 온 가족이 차 안에서 지나야 했고, 이후 며칠은 건물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지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당시 아제르바이잔의 피해는 건물 붕괴는 없고 사망자는 40명인데, 낙하물에 의해 1명이 죽고, 나머지 서른 아홉명은 심작 쇼크로 죽었다고 합니다.
7.9의 강진이지만 아주 짧은 시간 2분 정도여서 피해가 크지 않았습니다.
"주께서 그날을 감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하루를 사는 것도 그분의 자비하심 덕분입니다.
가잔테페에 일어난 지진으로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했고, 고생하고 있습니다. 얼른 이 고통의 시간이 지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더 자주 발생하리라는 전망에
세상의 소망 보다
주께서 오실 소망이 더욱 견고해 집니다.
평안 하십시오.
첫댓글 주여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