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부름에 목숨을 걸고 응답한 청년 기간병들과 분단 조국이 내몰았던 사지의 땅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울부짖으며 죽어간 서른 한 명 훈련병들의 영혼 앞에 이 영화를 바칩니다"
작년 수능을 치고 처음 본 영화였다. 처음엔 남자들만 가는 군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진 않았다. 위에 로고처럼 이 영화는 실제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는데 이제껏 내가 본 영화들 중에 제일 재미있고 많은 것을 알게해준 영화였다.
게다가 실미도의 대사는 정말 가슴에 오래도록 남았다. "이칼 나라를 위해 다시 한번 잡을 수 있나?" , "당신의 임무는 우리를 평양에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 "비겁한 변명이십니다." , "살아돌아와야해. 살아돌아와서 나도 684니깐 조국 통일 앞당긴 684였다구 큰 소리치고, 나라에서 준다던 돈도 받구..." 등과 같이 대사 하나하나가 실미도 영화의 장면과 어울어져 가슴에 남는다.
조국을 위해 일했지만 버림받아 누명을 쓰고 죽은 684부대원들이 너무 안타까웠고 그들을 그렇게 방치한 1970년대 우리나라 정부에 환멸을 느꼈다. 그러한 부대를 창설했으면 필요가 없어졌더라 하더라도 처음의 약속을 지키던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런 부대를 만들지 말던지.. 국가의 부름으로 지옥같은 훈련을 이겨낸 그들은 더이상 범죄자가 아니었음에도 그렇게 버림받을 수 밖에 없었다니...
게다가 그 실감나는 훈련 장면들.. 정말 내인생에 최고의 영화는 실미도 였다.
*시놉시스
1968년 국가가 우리를 불렀다
1971년 국가가 우리를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를 버리지 않았다
“주석궁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 너희의 임무다!”
북으로 간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에 걸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인간대접 받을 수 없었던 강인찬(설경구 분) 역시 어두운 과거와 함께 뒷골목을 전전하다가 살인미수로 수감된다. 그런 그 앞에 한 군인이 접근, ‘나라를 위해 칼을 잡을 수 있겠냐’는 엉뚱한 제안을 던지곤 그저 살인미수일 뿐인 그에게 사형을 언도하는데… 누군가에게 이끌려 사형장으로 향하던 인찬,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은 인천 외딴 부둣가, 그곳엔 인찬 말고도 상필(정재영 분), 찬석(강성진 분), 원희(임원희 분), 근재(강신일 분) 등 시꺼먼 사내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그렇게 1968년 대한민국 서부 외딴 섬 ‘실미도’에 기관원에 의해 강제차출된 31명이 모인다.
영문 모르고 머리를 깎고 군인이 된 31명의 훈련병들, 그들에게 나타난 예의 그 묘령의 군인은 바로 김재현 준위(안성기 분), 어리둥절한 그들에게 “주석궁에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다”는 한 마디를 시작으로 냉철한 조중사(허준호 분)의 인솔하에 31명 훈련병에 대한 혹독한 지옥훈련이 시작된다.
‘684 주석궁폭파부대’라 불리는 계급도 소속도 없는 훈련병과 그들의 감시와 훈련을 맡은 기간병들... “낙오자는 죽인다, 체포되면 자폭하라!”는 구호하에 실미도엔 인간은 없고 ‘김일성 모가지 따기’라는 분명한 목적만이 존재해간다...
*시나리오
영화 실미도는 백동화 작가가 쓴 원작소설을 김희재씨가 각색해서 만든 각색시나리오중의 충실한 각색에 포함되고 원인-결과식 구성으로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촬영
2003년 최고의 화제작, <실미도>는 강원도-부산-인천-실미도-몰타-뉴질랜드-제주도-부안-파주에 이르는 7개월간의 최장거리 로케이션을 감행해야 했다고한다. 최고의 수중 침투장면을 위해 '지중해 몰타 MFS 스튜디오' 로케이션과 겨울훈련 장면을 위한 '뉴질랜드' 로케이션에만 각각 7억원과 5억여원이 소요된 엄청난 작업이었다. 또한 부산 법정세트, 전라북도 부안의 대방동 세트, 실미도 훈련장 세트 등 <실미도>세트는 철저한 고증과 총 30여억원의 대규모 제작비가 집중되기도 했다. 이는 31명의 전사와 함께 역사 속에 묻혀간 그 때 그 시간을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제작진의 굳은 의지에 의해 필수불가결한 규모였다. 이렇게 제작진들의 열정적인 촬영에 우리는 묻혀져가던 실미도사건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낸 영화 실미도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실미도까지 배를 통해 운반된 촬영장비들은 실미도의 산 위까지 헬기에 의해 옮겨져야 했는데 이때 사용된 것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CH-47D 시누크 헬기 일명, '라이트테일'이었다고한다. '1회수송에만 7천만원' 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실제 실미도 섬 중앙 산꼭대기에 크레인 2대와 발전기를 옮기는 이 힘든 작업은 국내영화 제작사상 최초. 그리고 영화 속 라스트 대방동 교전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영화 <스피드>에서 사용된 특수버스가 제작, 동원되었다. 스펙타클한 버스 질주 장면과 달리면서 버스 내부를 촬영하는 고난도 촬영을 가능케하기 위해 영화 <스피드>에서 사용한 것과 똑같은 특수버스 2대를 각각 2억여원을 들여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힘든 촬영으로 인해 우리는 정말 실감나는 장면을 영화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다.
*조명
실미도의 조명은 <투캅스>부터 <공공의적>까지 강우석 감독과 호흡을 맞춰 온 신학성 조명감독 이 맡았다.
실미도의 조명은 전체적으로 약간 어두침침했다. 특히 밤에 촬영한 씬은 배우들의 얼굴과 동작들 밖에 보이지 않았고 배경은 어슴프레 보일듯 말듯 했다. 특히 실미도를 빠져나가 학교 여선생을 강간하고 잡혀온 훈련병 원희가 나무대에 매달려 전 세계 공산주의자들의 혁명 찬양가인 "적기가"를 부르는 장면을 볼때 조명이 참 인상깊었다. 약간의 어우움과 붉은 빛이 감도는 원희의 얼굴과 공산자들의 노래를 부르는 원희의 일그러진 표정이 합쳐져서 실미도 군인들의 심리적 상황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연기
실미도의 주연배우는 31명이다.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등이 주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훈련병이었던 31명 모두가 최선을 다해 실감나게 연기하지 않았더라면 영화 실미도는 그렇게 훌륭하게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 훈련병 역할의 대부분 신인배우들인것 같았다. 흔히 보아오던 배우들이 아니었는데 이들 훈령병은 공개모집 오디션을 통해 뽑아따고 한다. 공개모집에 5,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그 중 엄선, 31명의 훈련병들이 구성된 것이다. 이들 31명의 훈련병들은 주인공 설경구를 비롯, 주연,조연을 막론하고 쥐도새도 모르게 북에 침투해 임무를 수행하고 살아나올 정도의 실제 '실미도부대원'들의 동작과 눈빛 하나까지 필름에 담을 수 있도록 특수 훈련을 받았다. 이렇듯 또 한 번 한국영화사에 최다주연이라는 기록을 세운 <실미도>는 그 외에도 고정캐스트에만 70여명의 배우가 캐스팅되었고 엑스트라 1,000여명이 동원되어 그 당시 실미도에 존재했던 실제인물 하나하나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었다.
*편집
편집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책도 읽어보고 영화도 봤기에 책에서 나왔던 장면이 삭제된것은 많았다. 책에서는 버스에서 승객들과 대화하는 부분이나 훈련병들이 승객에게 유서를 전해주는 등 승객들과의 일이 많이 나타나는데 그러한 부분이 영화에 더 나타났다면 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다.
*사운드
사운드는 참 웅장했다. 훈련받을 때 나온 음악이나 원희가 죽기 직전 불렀던 적기가 노래는 영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던것 같다.
영화를 볼때 내용에 집중해서 보다보니 편집이나 사운드, 이러한 부분을 일일이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레포트를 쓰기위해 다시 한번 영화를 보고 생각하니 실미도는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과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며 만들어진 것 같다. 그렇지만 난 아직 이해 하지 못한 부분이 하나 있다. 왜 함께 청와대로 향했을까? 왜 전원자폭 했을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당시 훈련병들이 탈취한 버스에는 민간인 승객들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묘한 증언을 했다고 한다. 훈련병들이 청와대로 가자고 했다는 것, 인질인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분명 버스 안에서 훈련병들이 먼저 총을 쏘진 않았다는 것. 이는 반대로 인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압군은 사격을 가했다는 얘기다. 그들은 왜 함께 청와대로 가려고 했을까? 왜 함께 전원 자폭의 최후를 선택했는가? 북파가능한 인간병기들이 뿔뿔이 흩어져 개별행동을 했다면 살아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들이 목숨걸고 하고 싶었던 얘기는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기 위해 실미도를 다시 한번 보고싶다.
교수님.. 한학기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방학 잘보내시구요~ 미리 말씀드릴께요~ ㅋ 메리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