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교리의 본성에 대한 새로운 탐구
“신학자는 박물관 안내원이 아니다.
… 역할은 잃어버린 문명에서 나온 교리의 유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조지 A. 린드벡이 쓴 『교리의 본성』 이후의 교리의 본성을 다룬다. 즉 ‘교리는 어떤 성격을 지니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려는 새로운 시도이다. 『교리의 본성』에서는 과거 신학자들이 교리에 부여한 성격을 ‘인식-명제적 접근’, ‘경험-표현적 접근’으로 구분하고, 제3의 이해인 ‘문화-언어적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그러나 헬머는 이러한 교리 접근법이 인간의 현실과 유리되거나, 신적 현실과 무관해질 수 있다고 비판한다.
헬머는 이러한 교리 접근 방식을 비판하면서, “교리가 어떤 새로운 것도 말할 수 없는 게 당연해질 때, 교회의 정체성을 권위 있게 강화하는 기여도에 따라 교리의 중요성이 측정될 때, 교리는 종말에 이른 것이다”라고 말한다. 헬머는 교리에 대한 새로운 이해로 나아가기 위해, 19-20세기 신학의 자취를 추적하고 언어-실재의 관계를 분석한다. 그리고 바르트의 신학과 같이 초월자에게 열려 있으면서도, 인간의 사회적 구성물임을 인정하는 교리 모델을 슐라이어마허에 대한 새로운(엄밀한) 독해를 바탕으로 모색한다. 즉, 이 책은 교리의 초역사성과 역사성 모두를 포기하지 않는(시대에 순응하지도, 시대를 무시하지도 않는), 다른 학문 분야와도 대화가 가능한 교리 이해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도이다.
📝 저자 소개
크리스틴 헬머
크리스틴 헬머는 루터교 신학자로,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삼위일체와 마르틴 루터: 루터의 후기 작품에서 장르, 언어, 삼위일체의 관계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1997), 또한 루터 연구로 헬싱키 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2017). 클레어몬트 신학교, 하버드 대학교 신학부에서 가르쳤고, 현재 노스웨스턴 대학교 종교학과와 독일어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헬머는 주로 역사적, 조직적, 구성적 관점에서 신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특히 독일 지성사에 초점을 두고 루터의 신학, 슐라이어마허의 철학 및 신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신학자들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 주장을 펼치는 방식, 교리 생산으로서의 신학, 신학과 현대 종교학의 관계, 신학적 관점이 인문사회과학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Schleiermacher and Whitehead (De Gruyter, 2004, 공저·편집), Biblical Interpretation: History, Context, and Reality (Brill, 2005, 공저·편집), The Multivalence of Biblical Texts and Theological Meanings (Brill, 2007, 공저·편집), Theology and the End of Doctrine (WJK, 2014), Lutherrenaissance: Past and Present (V&R, 2015, 공저·편집), The Trinity and Martin Luther (Lexham, 2017), How Luther Became the Reformer (WJK, 2019), The Medieval Luther (Mohr Siebeck, 2020, 공저·편집) 등이 있다.
📜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1. 신학과 교리
Ⅰ. 교회와 학계 사이의 신학
Ⅱ. 교리에 대한 신학의 관심
Ⅲ. 영원의 유혹
Ⅳ. 역사주의의 충격
Ⅴ. 언어적 전환
Ⅵ. 전망
2. 리츨에서 브룬너까지: 신비주의도 형이상학도 아닌, 슐라이어마허 문제
Ⅰ. 교리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Ⅱ. 리츨과 칭의 교리
Ⅲ. 신비주의에서 매개로
Ⅳ. 브룬너, 그리고 슐라이어마허와 대립되는 말씀
Ⅴ. 슐라이어마허 문제
3. 삼위일체적 표상으로부터 인식적-우위 모델까지: 말씀, 교리, 신학
제1부
Ⅰ. 말씀에서 교리까지
Ⅱ. 신학과 삼위일체적 표상
제2부
Ⅰ. 교리에 대한 인식적-우위 모델
Ⅱ. 교리의 종말
4. 언어와 실재: 슐라이어마허에게 약간 도움받은 신학적 인식론
Ⅰ. 종말의 자리에서, (잠정적인) 시작
Ⅱ. 신약성서에서 언어와 실재
Ⅲ. 신학적 인식론과 교리
Ⅳ. 인식론에서 내용으로
5. 사회적 구성임을 인정하고 해체 너머로 나아가기: 신학과 종교학을 위한 교리
Ⅰ. 사회적 구성물일 수밖에 없는 교리
Ⅱ. 해체를 넘어서
Ⅲ. 현실이 사회적으로 구성됨을 분명히 하기
Ⅳ. 언어, 교리, 실재
참고문헌
찾아보기
해설: 교리의 본성에 관한 현대적 논쟁
추천의 글
📖 책 속으로
나는 자신들이 근대성의 공격으로 여긴 것으로부터 교리를 보호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오늘날 교리가 맞이한 도전을 초래했음을 논증할 것이다. 이는 교리의 수호자들이 만든 위기지, 교리의 비방자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 내가 교리의 종말이라는 말로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교리가 어떤 새로운 것도 말할 수 없는 게 당연해질 때, 교회의 정체성을 권위 있게 강화하는 기여도에 따라 교리의 중요성이 측정될 때, 교리는 종말에 이른 것이다.
--- p.38
개인의 경험과 역사 속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의 행동에 대한 예기치 못한 놀라운 것이 교리에서 인정될 수 있는 방식으로, 교리를 재개념화하는 것이 내가 공언하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 p.61
신학자는 자신이 이해하고, 해석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실재로 인해 자신의 말을 낸다. 하지만 신학자의 말은 인간의 말로서 불가피하게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조건 지어진 자리에 있으며, 그 말이 가리키는 현실에 예속된다. 하나님 말씀에 대한 신실한 순종은 책임 있는 신학자의 성향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그럼에도 신학자는 하나님 말씀이 자신의 말을 중단시킬 때 놀라서는 안 된다.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 하나님 말씀은 위기를 촉발한다. 이 사건의 길을 열어 줘야 하는 인간의 말에 대해서조차 하나님의 말씀은 위기이다.
--- p.196
하나님 말씀은 과거에 사용되었던 인간의 언어?확언과 교리?로 번역된다. 그래서 이러한 확언과 교리는 미래에 나올 어떤 신학적 표현에 대해서든 예측 가능한 규범으로 기능한다. … 이 지점에서 교리는 종말에 이르렀다. 대화/변증법 없는 교리, 발견 없는 신학, 역사 없는 교회, 의미 없는 언어?이것이, 교리가 그 초월적 실재를 상실하고 교리 자체가 진리의 규준이 되고 외부의 다른 것들과 소통할 수 없는 스스로-닫힌 체계가 될 때, 남아 있는 것이다.
--- p.228-230
어가 고정된 것처럼 보일 때조차도, 언어가 의미하는 바를 탐구하면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교회가 오래전에 이미 의미를 상실한 언어로 고백하는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다시금 언어에 새로운 내용이 채워질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언어가 지시하는 대상이 여전히 살아 계시기 때문이다. 또한 교리도 살아 있을 수 있다.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과 연관될 때에만 말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자기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찬양하며, 증언하고, 설명하고, 이야기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신다.
--- p.233
👦 추천평
『교리의 종말』은 오랜 구상을 거친 중요한 책이다. 20세기가 어느 정도 지난 지금에서야 우리는 자유주의 신학에 관한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들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헬머가 말하는 교리의 ‘종말’은 이야기의 한 단원이 끝남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야기 자체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 이 책은 다음의 각각의 문제들을 동시에 다루며 이에 대한 신선한 접근의 길을 열어 주는 구성신학을 하도록 자극한다. 즉, 교회와 학계 모두에 대한 신학의 이중적 책임, 초역사적 진리와 역사적 전통 간의 긴장에 대해 다루고, 무엇보다도 교리적 언어와 신학적 실재(즉, 하나님)의 관계의 문제를 다룬다. 우리는 무언가 신실한 것뿐만 아니라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안내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신학적 실재가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 케빈 벤후저 (트리니티 신학대학교 조직신학 연구 교수)
헬머의 책은 그리스도교 신학과 신앙에서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교리에 대한 신기원을 이룬 새로운 활력소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중요한 접근을 비판한다. 하나는 교리에 관한 권위주의적인 관점으로, 교리에 구성적 성격이 있음을 부인하는 접근 방식이고, 또 하나는 종교학의 환원주의적 경향으로, 신학과 교리를 반지성적인 것으로 보는 접근 방식이다. … 헬머는 깊은 깨달음을 주는 방식으로 마르틴 루터와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의 공헌을 재전유하고, 어떻게 칼 바르트의 작업이 사회 구성주의와 초월성을 결합하는 자신의 작업을 지지하는지도 보여 준다.
- 메리 매클린톡 풀커슨 (듀크 대학교 신학 교수)
책 제목에서 end(종말)는 애매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는 의도적인 것이다. 즉, 목적이라는 의미이자 끝이라는 의미이다. 교리의 참된 ‘목적’은 교리 너머에 있는 관계를, 즉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인간 존재와 맺으시는 관계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목적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교리의 종말이라는 위험에 처한다. … 헬머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신비주의와 형이상학에 대한 리츨 학파의 반응과 바르트의 말씀의 신학을 통해 슐라이어마허를 비판한 브룬너에서부터, 소위 예일 학파로 불리는 이들에 의한 인식론적 모델의 창조에 이르는 여행에 우리를 데려간다. … 이 섬세한 연구는 바르트의 말씀 개념을 중요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심화시킨 신학적 인식론을 낳았고, 또한 최근 몇십 년간 교리에 대한 무너진 평판을 복구하는 교리 이해를 낳았다.
- 브루스 L. 맥코맥 (프린스턴 신학대학교 찰스 핫지 조직신학 교수)
교리에 관한 최근의 논의는 대개 근대적인 신학적 통찰에 비판적이었다. 크리스틴 헬머는 이러한 논의를 신중하게 고치는 작업에 착수한다. 역사 및 종교학을 진지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헬머는 이러한 강조가 신학 교리에 들어 있는 언어와 현실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와 현실에 새로운 타당성을 부여하는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 리스토 사리넨 (헬싱키 대학교 에큐메니컬신학 교수)
간결하고 우아하게 쓰인 이 책은 교리(또는 신학 자체가)가 종말을 맞게 되었다는 우리 시대의 의혹에 위축되지 않고 이와 씨름하고 있다. 헬머는 교리의 새로운 목적에 대한 설득력 있는 전망을 보여 주는 밑그림을 그린다. 이것은 학계, 문화, 교회를 가로지르며 울려 퍼진다. 그의 책은 나무를 보다가 숲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고 신학, 종교학, 철학과 대화하며 이를 다룸으로써, 학제 간 토론을 위한 훌륭한 가능성을 열어 준다.
- 앤드류 치그넬 (코넬 대학교 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