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력-
올 시즌 SK의 기대주인 신인투수 윤길현을 졸업시킨 대구고지만 올해 투수왕국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막강한 투수진을 구축하고 있다. 우선 김형근-권영진의 좌-우 에이스가 지키는 마운드는 '이중 허리'라 불러도 좋을 만큼 타 팀들에 비해 한 수위의 방어막을 자랑한다.
김형근은 186cm-83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데다 내당초-경운중 시절 체구가 작다는 이유로 많이 던지지 않은 덕에 올해 라이온즈에 입단한 권혁(포철공고 졸업)처럼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김형근은 왼손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상 라이온즈의 1차 지명이 유력한 상황. 이 둘에 제구가 불안하긴 하지만 빠른 볼을 던지는 2학년생 김륜경,정대희 등이 받쳐주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막강한 마운드다.
-수비력 및 타력-
포수 이인호가 유급 해 안방을 계속 맡게되면서 투수력과 수비력 모두에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유격수 박진영이 이끄는 내야수비진은 비교적 안정되어 있으며 권영진, 박진영 등이 중심이 된 타선도 짜임새가 있다.
4번을 맡을 박석민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석민은 대구 경복중 출신으로 대구상고에 진학하기로 했다가 대구고로 방향을 급선회해 양 팀간의 마찰 속에 1학년 내내 경기에 나오지 못했으나 지난해 말 문제가 해결되면서 당당히 4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총평-
전체 고교야구팀 중 중앙 4개 대회 최고의 우승횟수(20회)와 가장 많은 프로배출선수(66명)를 자랑하는 경북고와 그에 버금가는 야구 명문교(우승 10회, 프로배출선수 42명)인 대구상고가 버티고 있는 대구에서 '제3의 팀'으로 살아 남는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허규옥, 장태수, 권영호, 박승호등 프로 초창기 삼성의 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대건고와 한화 이상목을 배출한 성광고 등이 잠시 명맥을 유지하다가도 곧 사라졌던 것은 이 두 거목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데가 없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구고는 조금도 위축됨 없이 꾸준히 우수선수 스카우트와 과감한 시설투자를 해 왔고 이제 그 성과를 조금씩 거두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시간에 강팀으로 꼽은 광주일고와 대구고가 오는 4월 3일부터 벌어지는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맞대결 한다는 것이다.
<경남고>
에이스 조동현(우)
클린업 트리오 조동현(우)-박정준(좌)-김동민(우)
-투수력-
딱히 꼽기가 어렵지만 아무래도 조동현을 에이스로 봐야할 것 같다. 부산 지역예선에서는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너무 스피드를 높이려는 데 주력하다보니 공이 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더 좋아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심타자인 박정준과 김영현도 상대에 따라 마운드에 오른다.
한편 경남고의 투수진에는 두명의 든든한 신입생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김유신과 서동환이 그들. 둘 다 좋은 체격조건을 가진 이들은 내년, 후년은 말 할 것도 없고 당장 올해부터 경남고의 기둥 역할을 해 낼 것으로 보인다. 김유신(좌/좌 189-78)은 작년 소년체전 우승의 주역으로 큰 키에서 내려 꽃는 직구가 일품인데 아직 스피드는 그다지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갖고있어 기대되는 선수다. 반면 서동환(우/우 187-80)은 묵직한 속구로 삼진을 뺏어내는 파워 피쳐형의 스타일.
-수비력 및 타력-
톱타자를 맡는 이태원이 안방을 지키며 상대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진용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터워 작전의 폭이 넓다는 뜻도 되지만 좀 혼란스러운 느낌도 있다. 구정진-조동현-박정준-김동민 등이 서게될 중심 타선에는 강한 힘이 느껴지긴 하지만 뭔지 모르게 어색한(?) 부분이 있다.
-총평-
항도 부산의 양대 라이벌 경남고와 부산고는 최근 들어(더 정확히는 현 감독 부임이후) 확연히 다른 팀 칼라를 구축해 왔다. 경고가 장타로 점수를 뽑는 스타일이라면 부고는 작전에 의해 세밀하게 점수를 얻는 편인데 올해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경남고 야구는 스케일이 크고 시원한 맛이 있는 반면 개미구멍에 둑이 무너지듯 사소한 실수로 망가지는 경우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에 올해의 성적이 주목되고 있다. 대통령배 1회전에서는 서울의 강호 휘문고와 만나는데 서로 부담스러운 한판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