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급 농어를 효과적으로 제압하기 위해서는 허리힘은 강하지만, 초릿대가 부드러운 낚싯대를 사용하는 게 좋다. 다른 계절에 비해 힘이 좋은 가을에도 마찬가지다.
파괴적인 힘을 가진 농어를 낚기 위해, 초릿대가 부드러운 낚싯대를 쓰라고 하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바늘털이를 줄이면서 농어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45。 각도로 파이팅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막상 농어 입질을 받으면 웬만한 베테랑 꾼들도 당황하게 되고, 낚싯대를 있는 힘껏 당기기 마련이다. 이때 초릿대가 경질이라면 45。를 유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면 연질 초릿대라면 농어의 저항에 따라 낚싯대 끝이 자연스럽게 눕기 때문에 45。 각도를 유지할 수 있고, 그만큼 바늘털이를 당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몇몇 농어전문꾼들은 기존의 농어낚싯대에 부드러운 초릿대를 꽂은 개조 낚싯대를 사용하기도 한다.
물때 [저녁에 만조 되는 물때가 황금물때] 농어루어낚시에도 엄연히 물때가 존재한다. 들·날물에 따라, 그리고 조금·사리에 따라 조과에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농어루어낚시에 경험이 많은 꾼들은 한낮 보다는 아침·저녁 물때에, 아침물때보다는 저녁물때에 입질이 왕성하다고 말한다.
또 만조 전후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황금물때라고 이야기한다. 이때는 조류의 흐름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에 농어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먹이활동을 한다. 농어가 무리를 지어 한곳에 몰려 있을 확률도 매우 높다. 이상의 두 가지를 종합해보면 서해안 농어루어낚시에 있어 가장 확률이 높을 때는, 저녁 무렵에 만조가 드는 물때라고 할 수 있다. 서해에서는 대략 5~10물 사이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이때를 공략하면 대물입질을 받아낼 확률이 매우 높다.
농어루어낚시는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수없이 캐스팅과 릴링을 반복하다 보면, 금새 파김치가 되기 마련이다. 남들보다 한번이라도 더 캐스팅해야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능성이 희박할 때에 괜시리 힘을 빼는 것보다는, 확률이 높을 때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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