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문. 2026
어른들이 늙어가는 길로 아이들은 자라오니, 늙어가는 것이 어찌 슬프기만 한 일이겠습니까마는, 유성처럼 허망히 지는 세월에 묻어, 그리움마저 흘러갈까 서러워하는 오늘은, 어머님 돌아가신 지 어느덧 여섯 해가 되는 날이오니, 이에 삼가 엎드려 기일을 고하나이다.
동쪽 사립 가에 벚꽃 지니 남쪽 텃밭에 유채꽃 피고, 서쪽 울 가에 산수유 이우니 북쪽 담장 아래 모란 꽃망울 부푸는지라, 이는 곧 별리의 아픔에 주는 시절의 위안이라 여겨 고해 올리는 가운데, 이번 봄에는 바깥채 지붕을 칠하고 마루 문을 다시 바르니, 이로써 올해의 봄소식을 전해 드리나이다.
돌아가신 날 다시 돌아와 먼 하늘 너머를 바라보니, 생전의 자애가 더욱 깊이 사무치기에, 여기 간소한 제수와 술 한잔을 올려드리거니와, 특별히 당신의 손녀딸이 쌍둥이 증손들과 더불어 엎드리는지라, 부디 기쁘신 뜻으로 넉넉히 흠향하시어, 이승의 이 봄날을 아버님과 함께 나누어 누리소서.
삼가 거듭 엎드려 추모의 정을 올리나이다.
상향.
첫댓글 효자이십니다.
그냥 한잔의 주절거림입니다,
생전엔 이리 못 해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