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시인' 나태주
나태주 시인은 '풀꽃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 봐
꽃피워 봐
참 좋아
* 나태주 시인의 시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아내를 위한 간절한 마음이 아주 진하게 묻어납니다.
남편의 시에 아내 김성애 권사님이 《너무 고마워요》라는 감동적인 답시를 썼습니다.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 있는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라는 아내의 기도 앞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처럼 순박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시인 부부가 나누는 지극한 사랑이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집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남편 나태주 시인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어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함께 약과 함께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발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한 남자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었던 여자이지요.
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전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
《너무 고마워요》
아내 김성애 권사
“남편의 병상 밑에서 잠을 청하며
사랑의 낮은 자리를 깨우쳐주신 하나님,
이제는 저 이를 다시는 아프게 하지 마시어요.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죄로
한 번의 고통이 더 남아 있다면,
그게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것이라면,
이제는 제가 병상에 누울게요.
하나님, 저 남자는
젊어서부터 분필과 함께 몽당 연필과 함께 산,
시골 초등학교 선생이었어요.
시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
염소와 노을과 풀꽃만 욕심내 온 남자예요.
시 외의 것으로는 화를 내지 않은 사람이에요.
책꽂이에 경영이니 주식이니
돈 버는 책은 하나도 없는 남자고요.
제일 아끼는 거라곤 제자가 선물한 만년필과
그간 받은 편지들과 외갓집에 대한 추억뿐이에요.
한 여자 남편으로 토방처럼 배고프게 살아왔고,
두 아이 아빠로서
우는 모습 숨기는 능력밖에 없었던 남자지요.
공주 금강의 아름다운 물결과
금학동 뒷산의 푸른 그늘만이 재산인 사람이에요. 운전조차 할 줄 몰라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남자예요.
승용차라도 얻어 탄 날이면
꼭 그 사람 큰 덕 봤다고 먼 산 보던 사람이에요.
하나님, 저의 남편 나태주 시인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좀만 시간을 더 주시면 아름다운 시로
당신 사랑을 꼭 갚을 사람이에요”
* 나태주 시인의 고향은 충남 서천이고, 현재 생활은 공주에서 하십니다. 나태주 시인은 중학교시절은 서천에서 다니셨고,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신 후,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 장학사, 교장을 역임하셨습니다.
정년 퇴임을 하신 후에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8년간 제 15대, 16대 공주문화원 원장으로 재직하기도 하셨고, 충남 문학 발전을 위해 2014년 '공주 풀꽃문학관'을 개관하였습니다.
(공주시 봉황로 85-12 / 041) 881-2708, 852-9005)
시인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대숲 아래서' 가 당선되어 등단한 이래 지금까지 40여권의 창작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공주풀꽃문학관'은 이름 그대로 많은 풀꽃들이 문학관을 찾는 이들을 반겨줍니다. 시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고 출근을 하실때는 자전거를 타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수많은 시인들이 있었습니다.김소월, 한용운, 서정주, 정지용, 백석, 이상, 윤동주, 박목월같은 시인들입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시인들의 공통점을 보면 그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들의 시가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리듬이 담겨져 있는 짦은 문장에 시인의 생각이 압축되어 표현되기도 하고 순간적인 감정이 시에 녹아들기도 합니다.
2015년 교보생명은 '내 마음을 울리는 광화문 글판은?'이라는 주제로 온라인투표를 진행한 결과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고 합니다.
나태주 시인은 소탈하신 성품에 방문자와 함께 구수한 입담으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시고, 풍금으로 동요도 쳐주시기도 합니다.
문학관에는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놓여져 있고, 책꽃이에는 시인의 작품들과 문인들의 작품집도 있습니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화요일부터 주일까지 개방합니다.
공주풀꽃문학관! 공주에 가면 꼭 방문해야할 명소가 되었습니다. 시인 부부의 소박하고 진실된 삶과 신앙은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에서 시작되어 큰 감동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