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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로서 '고창'이라고 하면 동백꽃 움트는 선운사와 미당 서정주 생가, 국화 담벼락이 이색적인 안현돝음볕마을,
시내를 굽어보는 모양성, 바지락 쏟아지는 하전갯벌 등이 떠오른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고인돌공원이 있다. 전북 고창은 우리나라 최대의 고인돌 군락지다. 고창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점을 모르거나 혹은 간과하고 그냥 지나치고 만다. 하지만 고인돌도 충분히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뜻 깊고 흥미로운 역사여행이 될 수 있다.
↑ 탁자식 고인돌이 뒤뜰에 있는 집. 아래 사진은 400여 기의 고인돌이 널려 있는 고창 고인돌공원. (작은사진)
↑ 선사시대의 모습과 고인돌이 만들어지던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주는 고인돌박물관. (위)
고인돌이 선사시대의 무덤이라는 상식은 다들 아실 터. 그렇다면 그런 고인돌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는지? 이 질문에 당황한 사람이 많을 줄 안다. 그런데 명확한 진실이다. 전 세계에 고인돌은 15만 기 정도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만 10만 기가량 있다. 무려 3분의 2가 국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고인돌군락은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강화도, 고창, 화순이 대표지역이다. 그중에서도 고창이 최대의 군락지다. 특히 고창읍 죽림리와 아산면 하갑리 산 기슭에 집중적으로 고인돌이 모여 있다. 무려 447기가 자리한 이곳에 고인돌공원이 만들어졌다. 지난 2004년 조성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완공됐다. 각 코스마다 적게는 5기에서 많게는 220기의 고인돌과 만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탁자 모양의 북방식은 3기밖에 없다. 공원의 맨 오른쪽에 자리한 1코스와 그 옆의 2코스, 그리고 마을 안 6코스에 하나씩 있다. 고인돌들은 허허벌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야산의 숲 사이사이에도 있다. 특히 1코스와 4코스는 소나무숲을 거닐며 고인돌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5기의 고인돌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현재 살고 있는 집 뒤뜰에 있기 때문이다. 허름한 집 한 채가 있고 뒤쪽 대나무밭을 등지고 고인돌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의 집과 아득한 과거의 무덤, 삶과 죽음이 만난 그 현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기획전시실에선 고창 고인돌의 발견과정과 유적지에 대한 전시가 이어지고, 입체영상실에서는 선사시대 여행 영상이 방영된다. 특수효과 덕에 마치 실제 과거 속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지며 체험객들이 요란한 비명을 질러댄다. 대형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인근의 고인돌유적들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 전봉준 생가는 고인돌박물관에서 2㎞ 정도 떨어진 죽림리 당촌마을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서 있을 뿐이다. 그의 정신과 역사를 추억하는 게 위안이다. 이곳에서 전봉준은 13세 무렵 까지 살았다. 못 된다. 4000㎡(약 1200평)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공원의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조각'을 뜻하는 '스쿨뚜라'에서 따온 것이다. 공원 한편에 작은 갤러리가 있는데 이곳에서 미술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흙으로 나만의 작품을 빚어 가마로 구운 후 가져갈 수 있다.
서해안고속국도 고창나들목→15번 국도→도산리(탁자식 고인돌 있는 집)→고인돌박물관 →고인돌공원.
★ 먹거리
고창에는 장어만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여행길에는 다른 먹거리집을 한번 찾아보자. 선운사 나들목 부근에 '전주회관'(063-563-1203)이라는 곳이 있다. 민물참게장정식으로 소문난 집이다. 게장은 밥도둑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밥 두 공기는 뚝딱이다. '고인돌 있는 집'이 자리한 도산리에는 굴비정식을 잘 하는 '오산식당'(063-562-9595)이 있다. 십여 가지 반찬이 나오는 일반 백반도 정식에 비해 손색없다.
★ 잠자리
도산리에 한옥형 민박을 놓는 '아름마을'(063-563-7299)이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깔끔하다. 고인돌공원에서 10여분 거리의 아산면 삼인리 '산사의 아침 펜션'(063-562-6868)은 뒤편에 산이 있어 분위기가 좋다.
★ 문의
고창군청 문화관광포털(http://culture.gochang.go.kr), 문화관광과 063-560-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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