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소야 ~~~ 보고프구나 "
" 낙소야 ! 너는 지금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며 있는 건가 "
오늘 2022년 5월 21일(토)은 우리 백년지기 동기들의 정기월례회가 아닌가.
" 낙소야 ! 어서 이리로 와야지 어 ~~~"
2년여 전부터 COVID-19녀석이 지구를 휩쓸고 다니는 바람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방콕의 신세가 되기도 했다. 요즘도 설치는 코로나라는 자그마한 녀석이 아직도 인류를 옥죄이고 있는 나날이 아니랴. 요즘은 3명에 한명 이상이 덫에 걸리는 형편이다. 스쳐지나는 바람처럼 독감을 겪듯이 이제는 삶의 일부로 살아야 하나보구나.
" 낙소야 ! 네가 있는 머나 먼 그곳에는 편안하고 아늑한 낙원이 아니겠는가 " " 낙소 야 ! 2022년 4월 17일 바로 이날에 네가 그곳으로 " 잘 있어라" 인사 한 마디도 없이 떠났으니 벌써 한달이 훌쩍 넘었네 그려 "
" 그곳에는 모든 인간들이 하루 하루 겪어야 하는 희로애락 생로병사의 삶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도 없고 필요도 없을게다. "
더구나 낙소 네가 힘들게 겪으며 참고 살아온 광범위간질폐섬유증(diffuse interstitial pulmonary fibrosis)이라는 병명도 그곳에서 생소한 것이 아닌가. 무한한 꿈과 희망만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 무병장수의 천국이며 낙원이 아니겠는가.
오늘 동기들 모임에는 우리들이 항상 그리워하고 보고싶어 하던 부산 갈매기들이 훨훨 날아와 낙소 네 자리를 채우고 있단다.
바로 강주수 이명언 두 동기들이다. 명언이는 약학공부는 물론이고 기타맨의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난 연주가이렸다.
강주수는 어떨까.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인 낙소 너의 모교인 서울고와 막상막하인 겡남고 출신인 촌놈이다.
처음 약대 실험실의 플라트가 생각나는구나. 제1~2플라트로 학번이 74001 서정식 74002 박영(?) 74003 김공자 74004는 (?) 74005 정낙소 74006 강주수로 기억하고 있다. " 낙소야 ! 너처럼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처럼 제대로 된 기억력인지 가물 가물거린다, 어쩌겠는가 "
내 학번은 낙소는 아마 기억치 못할 거야. 동기생들의 모두가 최고 명문의 1류~2류의 고교 출신이 아닌가. 동북고를 낙소는 기억에도 없을지 모르겠다. 한 마디로 똥통인 하류중에도 최하류 출신이 누구더냐. 말하기도 부꾸러운 74029번인 최정남이라는 멍한 녀석이다. 그래도 우리 실험 PLATE에는 74028 수도여고 강성혜 74030 이화여고 김영한 74032 옆에 있는 플라트에는 배재고 김건일 74033 서울사대부고 김양자 74034 유경한(?)등이 가슴에 안기고 있다.
애처롭게도 김영한과 유경한은 낙소보다도 먼저 그곳으로 떠나버린 동기들이 아닌가. " 김영한 !!! 유경한 아 ~~~" 낙소가 힘껏 그곳에서 이름을 불러 보거라. 선배들인 영한이 경한이에게 무릎 끓고 삼궤고구두례를 올리면 어떤가. 헌데 낙소야 김영한이는 내 실험실 파트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절대로 다른 마음은 금물이다. 알겠지 무슨 뜻인지. 영한이는 이화여고 출신으로 공부도 실험도 열심히 한 수재이기도 하다.
" 왜 너는 한번도 제대로 실험을 안하는 거야 " 매섭게 다그치며 플라스크를 박살내던 그 순간이다. 창가로 다가가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고 있는 게 아닌가. 쥐구멍이라도 찾고픈 마음이지만 할말을 잊는다.
실험실 분위기는 찬 물을 끼얹은듯 침묵뿐이다. 동기들의 시선은 원망의 눈초리로 나에게로 집중이다. 강의중이던 교수님은 멍하니 할 말을 잊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이후에도 한마디 " 미안하다 "는 사과 한마디 뱉지를 못한 바보가 아닌가.
지금도 가슴에는 멍울로 얼룩진 상태로 남아 있단다.
유경한은 15여년전에 내 아내랑 미국을 갔을 때이다. 이주혁이가 전화를 연결해 준다 . "경한아 ~~~오랜만이구나 . 잘 지내고 있지 " " 정남아~ 미안하다 . 내가 지금 투병중이라 너를 만날 수가 없구나. 혹여 내가 완치가 되면 한국에 가서라도 보면 좋겠~~는 데~~~" 말을 더 이상 잇지를 못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머나 먼 타국 미국에서 하늘나라로 가버린 것이다. 열심히 살아가던 친구이다. 어쩌는가. 아마도 그곳에서 낙소를 맞이하고 있으리라.
실험실 첫 플라트가 지금도 시야에 잡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낙소 네가 있는 그 자리 1~2 플라트가 그저 탐나기도 한 그 당시이렸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동기들 이름을 낙소에게 불러주리라.
" 강주수 이명언 차기봉 임재명 조홍구 김건일 차낙규 최정남 그리고 또 ~~~~정낙소 "
4월 18일 낙소 네가 잠들어 있는 한강여의도 성모병원에 동기들 몇명이 찾았다. 동기회 이름으로 하얀 국화꽃으로 가득채운 꽃바구니 두개를 낙소 영정 앞 좌우에 안겨 주었지. 아무 말도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네 모습에서 왈칵 서러움이 북바치도구나.
평소 에도 별로 말이 없이 착한 네가 이날도 같은 모습으로 변함이 없더라. " 낙소야 ! 머나 먼 그곳에서는 네가 못 이룬 꿈일랑 몽땅 이루어라. 그곳에서는 모든 시름 걱정 아픔은 없을테니 마음껏 편안하게 즐기며 살거라. 낙소야 ! 명복을 빈다. 잘 가거라, 언제 또 보자꾸나 "라는 인사가 내 마음 전부이다.
낙소 너의 아내인 천생배필이며 첫 사랑 첫 여인인 약사 장신애여사를 마주한 것이다. "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은 없어도 눈빛에는 눈물이 서리고 안타까움 뿐이 아닌가. 평생을 함께 한 남편인 정낙소 너를 떠나보내는 그 마음은 그 누가 알리오.
" 장여사님 ! 남편인 낙소가 채우지 못하고 떠난 여생을 보태어 건강하게 살아 가세요. 우리들 동기들의 여망인 앞으로 29년을 미련없이 편하게 즐기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이 마음이 나의 마음이자 동기들의 염원으로 장여사에게 가슴으로 빌고 돌아선 것이다.
" 낙소야 ~~~ 언젠가는 우리들 동기들도 네가 안착하고 있는 그곳으로 찾아갈 거야, 조금만 기다려라, 어찌하겠는가. 지구상에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떠도는 구름처럼 어쩌면 저 발밑에 짓밟히는 낙엽의 신세가 아닐까,"
낙소가 있는 그곳에 오르면 우리 다시 한번 멋진 성대약대12회 동기회를 재창설함이 좋을거야.
함께 못한 우리 동기들이 오롯이 그곳에 먼저 입궐한 여러분들의 명복을 다시 빌어본다.
" 멋지고 좋은 고교 출신인 동기들과 함께 한 그 자체가 나에겐 스스로 영광으로 항상 보고프고 고맙고 건강하기만을 기원하고 있다. 사랑해 !!! 백년지기 동기 여러분 ~~~~"
2022년 5월 21일 (토) 무 무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