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에서 흑염소를 사육하는 강성구 씨(51·순창군 팔덕면)가 지면보다 약 1m 높게 설치된 흑염소 축사 앞에서 자신이 기르는 흑염소를 돌보고 있다.
몇해 전부터는 그가 생산한 흑염소고기가 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그의 상품을 찾는 식당이 증가해 요즘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씨는 지난 한해 동안 총 400마리의 흑염소를 출하해 2억4000여만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강씨가 생산한 흑염소고기의 인기 비결은 뭘까.
그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흑염소고기에 대한 지역별 선호도를 고려한 사양관리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호남지역에선 흑염소고기를 주로 탕이나 구이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방이 적은 상태를 선호하는 반면 영남지역의 경우 불고기용으로 많이 써 어느 정도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좋아한다”며 “이에 따라 사육할 때부터 두 지역으로 나갈 흑염소를 나눠 다른 사양관리 방법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수컷 흑염소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개체 간 싸움을 예방하기 위해 거세를 실시하는데 호남지역으로 보낼 흑염소의 경우 생후 3개월령에, 영남지역으로 나갈 흑염소는 생후 7~8개월령에 거세한다. 거세를 하고 나면 거세 전과 비교해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어 지방의 축적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흑염소를 건강하게 사육하기 위해선 갓 태어난 새끼 흑염소에게 어미 젖을 충분히 먹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출산 후 2주 정도는 어미와 새끼를 집단에서 떨어뜨려 따로 관리한다. 이른바 사람의 ‘산후조리원’을 축사 한쪽에 마련한 것이다. 이렇게 2주 동안 어미 젖을 마음껏 먹은 새끼 흑염소는 골격이 튼실해지고 어미와 분리돼 다른 개체와 집단사육돼도 먹이 다툼으로 인해 허약축으로 낙오되는 경우가 줄어든단다.
강씨는 사양 및 개체관리 못지않게 축사관리에도 힘쓴다. 그의 축사는 다른 일반 흑염소 농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축사 바닥이 지면에서 1m 정도 떠 있는 것. 이 때문에 흑염소의 배설물은 축사 바닥이 아닌 지면으로 떨어져 흑염소가 생활하는 축사 내부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된다. 또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후각이 예민한 흑염소에게 직접 닿지 않아 호흡기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줄어든다고 강씨는 설명했다.
강씨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흑염소고기의 인기는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영·호남지역에 비해 흑염소고기를 덜 소비하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경기지역에 진출해 흑염소고기 대중화와 국내 흑염소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순창=최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