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겁의 세월 동안
바위틈에 갇힌 쇳물
속세의 욕망으로 갈갈이 녹여 내어
구름 아래 백운산사 발가벗겨 매달았네
무릎 꿇고 합장한 비천상飛天像 여인은
뜨겁던 아픔 지우려
천 년을 울었어도
당목撞木의 태질에 다시 처연한 울음 운다
그 혼절의 네 울음은
땅속 어둠세상 삭힐 하얀 연꽃
몸서리치던 집착과 나의 정염은
네 울림에 스러질 이슬 꽃
속죄의 시린 너의 절규
타는 가슴으로 껴안을 테니
함께 재가 되고 말 나의 목마름
끝없는 허공 속으로 한 바람에 뿌려 주오
당목(撞木): 절에서 종이나 징을 치는 나무 막대기.
태-질: 1. 세차게 메어치거나 내던지는 짓.
2. 개상에다 곡식단을 메어쳐 곡식 알을 떠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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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노을지는 해거름에
숨은 듯 다소곳이 피어난
빨강 하양 노랑의 네 빛깔 너머
추억의 속삭임 나지막이 들려온다
햇빛에 눈부셔하며
그늘에 숨어 부끄럼 타던
네 붉은 꽃 닮은
누이의 빠알간 볼
마실 나간 어머니
하얗게 핀 널 보곤 화들짝 놀라
저녁 지으러 내 닫던 고샅 길
희미한 추억 되어 깔린 세월에
별과 달을 동무 하여
작고 가녀린 나팔 불며
뛰놀던 네 노래는
노랗게 빛바래버린 꿈
이제 먼동 트고 꽃이 지면
검게 타 뭉쳐진 네 가슴
시든 꽃 대롱에 매단 채
달 모르게 몸 던지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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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백화(白樺)처럼 떠 오던 기억들은
저뭇한 어둠 깔린
숲 속 오솔길로 멀어지고
이제는 접어야 할 사진첩 속
미련 남은 얼굴을
애써 되돌리려 헤매는 곳
맨살 위에 아프도록 새긴 슬픔은
안개비로 저며내어
그냥 흐르게 버려두고
보석처럼 빛났던 날들도
그리움에 지새우던 나날도
추억의 두 팔로 감싸 안으면
숫눈길에 새긴 이름 세월에 묻히고
환하던 등불도 꺼지고 나면
지금의 내 모습만 오롯이 남는 곳
*백화(白樺): 자작나무 또는 자작나무의 흰 껍질.
*저뭇하다: 날이 저물어 어스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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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소감
아직은 익지 않았음을 알기에 주저했던 원고의 제출. 이어 전해진 당선소식은 기쁨에 앞서 현실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며, 나의 글에 대한 애착은 언제부터였을까 하고, 기억을 더듬습니다.
친구와 둘이서 입시 준비를 한답시고 모교 뒷산의 절에 기숙하며 공부하던 시절.
유난히도 더웠던 한여름의 어느 날 밤, 친구가 새벽녘까지 땀에 흠뻑 젖어가며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가 써서 보여준 글의 제목은 “개구리 우는 밤에 읽어라.” 였습니다 내용은 기억이 없으나 진지했던 그의 표정에 감동하여 그때 처음, 나도 언젠가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강산이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글에 대한 나의 애착은 버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모던포엠에 감사 드립니다. 더욱 분발하여 정진하라는 격려로 알고, 인고에의 결심을 다시 가다듬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임에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 그리고 많은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인소리, 박일동 두 분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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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락
1947년 경남 마산출생
마산고, 한국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2년) 졸업.
일본정공㈜서울지점 등 근무
현재 수출입, 통ㆍ번역업 운영
이제야 읽었습니다. 너무나 좋은시를 ....감사하고 축하합니다. 어쩐지 회장님껜 뭔가~ 다른 느낌이 있었어요. 연지회에 향그러움이 더해지겠군요. 저도 회장님땜시라도 연지회원이 되어야 할 건디,,, 은제나 아카데미 과정을 밟을지... 부끄럽기만 하군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참 멋진 회장님!
첫댓글 일여 회장님! 신인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좋은시 감상 잘 했습니다. 앞으로 좋은 시 자주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나무관세음보살()
졸작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있을 때마다 신작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이제야 읽었습니다. 너무나 좋은시를 ....감사하고 축하합니다. 어쩐지 회장님껜 뭔가~ 다른 느낌이 있었어요. 연지회에 향그러움이 더해지겠군요. 저도 회장님땜시라도 연지회원이 되어야 할 건디,,, 은제나 아카데미 과정을 밟을지... 부끄럽기만 하군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참 멋진 회장님!
하하~ 감사합니다. 저의 영글지 않은 시이지만 읽는 분들이 행복해진다면 그것으로 기쁨입니다.
축하합니다. 선원에 향기가 더해지겠군요. 시와 함께 더 행복한 날 되십시오.
아아 감사합니다. "마음의 지도"를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따라님..마불홀님..에 이어 일여님도....열린절 가족 중에도 더 많은 시인이 계시지만서도...더욱 아름다운 글 부탁드립니다.
글을 씀으로써 마음을 닦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내친 걸음이니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