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전음방 가족 여러분, 아들이 수능 학년으로 올라가고나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동안 눈팅만 해오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자판기 앞에 앉았습니다. 다들 건강하시죠?
우리 아들이 엄마 요리를 손가락에 꼽는 몇 가지가 있는데 단연 일등이 닭꼬지와 이 감자탕입니다.
닭꼬지는 하도 학교 앞에서 사먹길래 먼지 묻은 거 안 먹일려다 만들다보니 고수가 되었지만
이 감자탕은 뉴질랜드에 첫 유학을 와서 정착을 위해 잠시 남의집 더부살이 단칸방을 빌려 살 때
주인 아저씨께 배운 것입니다.
한국에서야 뼈 밖에 없고 고기를 얼마 안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값이라도 싸지요.
여기는 정말 발라먹을 고기는 구경도 못하겠지만 구경할 뼈다귀도 서너개를 넣어놓고 50불을 능가합니다.
그러다보니 집에서 다들 교민들이 해 먹다보니 한국의 감자탕집 대빵 주방장보다 여느 교민들의 가정에서
살림을 맡아 하시는 분들의 솜씨가 더 우위에 있을 듯 합니다.
자... 그럼 감자탕 레시피 들어갑니다.
양념장 스푼은 아빠 밥 숟가락입니다. 뼈 1키로에 들어가는 양입니다.
재료 : 감자탕 뼈 1키로
생강 2 조각
통마늘 10조각정도.. 알아서? ㅎㅎ
대파 3뿌리
소주.
된장, 고추장, 고추가루.
양념장 : 고추가루 4스푼 + 고추장 1스푼 + 된장 1스푼(요 된장은 고추가루와 고추장과 달리 쪼매 푸욱 ~~)
국간장 4스푼
다진 마늘 1스푼
참기름 1스푼 (그 분은 들기름을 넣으라고 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들기름 안 좋아합니다 )
메실 엑기스 1스푼 (저는 이번에 한국에서 올 때 한 병 가져왔더랬습니다 )
생각없이 귀찮아서 한인 마트에서 샀더니 엄청 비싸네요.
키위 정육점에 가면 이렇게 비싸게 안 싸도 되는데... 음... 약 5불은 그냥 손해를 본 듯...
가정용 감자탕 맛의 비결은 핏물 제거에 있답니다.
저는 5시간을 물을 갈아주며 핏물 제거를 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서둘러야 저녁에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는 함께 삶아줄 재료들을 준비합니다.
소주나 청주를 넣어줘야 한다지만 여기는 한국과 달라서 술 파는 곳을 정하여서 팔기에 한인마트에 간다고
한국 술을 살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손 쉽게 구할 수있는 화이트 와인을 넣습니다.(돼지 누린내 제거용)
가격은 비쑤무리합니다. 소주 한 병이 뉴질달라 10불 정도거든요.
그래서 술, 담배 좋아하시는 이민 오신 남자분들을 여기 생활 적응하기 전까지 많이 우울해하십니다. ㅎㅎㅎ
핏물을 제거한 뼈를 담고 위에 준비 해놓은 것을 함께 담습니다.
양파 큰 것으로 한 개, 파 2뿌리, 통마늘, 소주나 와인을 종이컵으로 한 컵 정도? 된장 한 스푼, 생강을 넣고 삶습니다.
약 2시간 정도를 삶아냅니다.
양념장입니다.
MSG의 위력을 얕볼 수가 없으니 다시다를 쪼금 넣어야 맛이 좋습니다. ㅎㅎ
김치 담으실 때 소금 간을 하여 양념 바르기 전에 파란색 겉을 떼어 놓아 깨끗이 씻고 냉동실에 보관해 두시면
아주 용이하게 쓸 수 있습니다.
미리 준비 해 놓은 것이 없으면 약간 억울하긴 하지만 일반 포기 김치를 깨끗하게 물에 행구시고 일반 정수기 물에다
한 번 삶아 주셔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김치 양념 아깝다고 다른 양념 대신에 김치를 그대로 넣으시는데 그렇게되면
감자탕 맛 보다 꼭 김치찌개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미리 일반 물에다 한 번 삶아 내는 이유는 김치 양념이 베여 잇어서 짭기 때문에 그 맛을 벗겨 내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감자와 배추는 미리 푹 삶아 놓으셔도 되고 뼈 삶을 때 마지막 30분 정도 남겨 놓은 상태에서 그 때 넣으셔도 되고
더 흐물거리는 배춧잎을 원하시면 더 읽찍 같이 넣으셔도 됩니다. 기호에 맞추세요.
삶아 낸 물은 육수로 사용해야 되니 다른 곳에 부으 놓으시고 고기를 다시 깨끗이 씻어 놓습니다.
1키로 그 까이껏 아들이 마음 먹고 달려드면 한 방에 흡입할 양이지만 요즘 이 녀석 한국 갔다와서 어찌나 살이 쪘는지
저녁마다 적게 먹느라 곤혹을 단단히 치루고 있습니다.
육수를 함 보셔요. 뽀야니 진국이지라~~ ㅎㅎ
우리집에는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써뤼 ~ 아삭이 고추를 몇 개 썰어 넣었고 후추를 좀 뿌렸습니다.
정신머리 없는 제가 마당에 지천에 깔린 것이 깻잎인데 몇 개 따 넣으면 향긋하니 좋았을 것을 그냥 끓여버렸네요. ㅎㅎ
그래도 매운 고추가루가 들어가서인가 입술 호호 불면서 먹었답니다.
양념이 퍼져서 고기와 감자에 베이도록 조금 시간을 두고 끓이셔야 걸쭉한 국물 맛을 맛 보실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돼지고기엔 기름이 별로 없어서 삼겹살을 구워도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데 감자탕도 마찬가지네요.
기름기가 없어서인지 국물 맛이 끝내줘요. 담백하니 꼭 찌개 같아 국물이 더 맛있어요.
김치를 잘게 다져서 기름 한 숟가락 넣고 볶습니다.
요 때 설탕을 쪼매 넣어서 달작지근하게 볶으면 맛이 더욱 좋습니다.
셋이서 고기에다 라면사리와 밥까지 볶아 먹었더니 정말 배가 빵구 날 뻔 했답니다.
전음방 가족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첫댓글 우와^^ 프로시네요.
침만 흘리고 갑니데이~~
몇 년을 해 먹었더니 고수님들 흉내만 쪼매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감사해요. 건강하세요.
따라쟁이 할랍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어요
예, 맞아요. 아이들이 신기해합니다. 감자탕 집에 가야 먹을 수 있는 모양 그대로 만들어주니...
감사해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