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
- 김용주
인각사 풍경소리 마당을 넓힐 즈음
손 모아 무릎 꿇고 부처님 만나는 일
촛불도 숨을 죽이고 고요 한 평 펼쳐준다
세간의 간섭 없이 꽃은 피고 별은 빛나
길이는 자로 재고 높이엔 사다리 놓던
울 엄마 긴긴 기도가 바람 등을 흔든다
한 생각 놓지 않고 또 한 생각 다시 잇고
저린 무릎 내뻗고 법열로 환해질 때
대웅전 열린 문으로 둥근달이 성큼 든다
-계간『詩하늘』(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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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마음으로 기댈 곳을 찾는 일은 매우 간절합니다
온갖 종교는 기도를 통해 신에게 마음이 전해진다고 믿기에 정성을 다합니다
가톨릭의 고해성사나 교회의 새벽 기도 불자들의 불공 모두 간절한 기도입니다
어제 안동병원 대기실마다 그런 간절한 마음이 서성였고,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드러내서 웃거나 울지 못했을 뿐 대부분의 얼굴은 무표정을 가장하여 덤덤했습니다
병원 가까운 약국에서 겨우 안도하는 모습들로 바꾸어 가더군요
넉달치 약 봉지를 들고 영주로 돌아오면서 아직 살아있단 것에 감사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