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거도(可居島)에서 =노준원=◈
나를 태운 유람선이 유연한 몸놀림으로
국내 최대의 방파제인
가거도의 선착장 안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울긋불긋 등산복차림의
수많은 인파들을 토해냈다.
앞서가던 일행이 등산로를 찾지 못해
되돌아서 온 길로 다시 코스를 찾아
회룡산에 올라 내려다보니
옹기종기 이마를 맞댄 마을의
울긋불긋 지붕들이 선명한 색깔로
모자이크 작품을 연상케 하였다.
서쪽으로 바다를 바라보니
기암절벽 위에 검은 염소들이
강한 해풍에 수염을 흩날리며
꿋꿋하고 굳센 기상으로
우리영토를 지키는 군인처럼
서해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독실산 정상을 향하는 임도주변에는
뭍에서는 귀한 달래며 곰취가
지천으로 자생하고 있어서
사람이 가히 살만한 섬이어서
가거도(可居島)라 이름 붙였다는 말을
눈과 마음으로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
하늘공원을 거쳐 독실산 정상을 밟고
자생하는 동백나무 숲길을 따라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을 촬영했다는
항리마을로 하산하다 내려다보니
아름다운 풍경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절벽 위 언덕에 자리 잡은 마을과
폐교되어 황폐해진 학교와
녹색의 융단을 펼쳐 놓은 것 같은 언덕
강한 해풍에 말 갈퀴처럼 몸부림치는
시누대 숲이며 마른 목초들이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대한민국 최서남단 섬
가거도의 몽돌해수욕장에 서서
불어오는 바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파도가 밀려와 바위에 부서지며
절규하듯 내지르는 파도소리와
하얀 포말(泡沫)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리움에 곧 다시 찾아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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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배경음악: 이수만 / 파도
https://www.youtube.com/embed/OsoBqb35Jy8
가거도에 다녀오셨군요
참 멋진 여행을 다녀오셨네요
산정 문 잘보고 갑니다
그대가 머문 곳은 빛납니다.
좋은 작품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