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윤이상 '바라'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 협연 이숙정
말러 '교향곡 제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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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 어울림누리, 시외인데다가 건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어찌 가야할지 난감해했지만, 나야 워낙 잘 아는 동네라.. 버스로 한 큐에~
직접 들어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공연장, 미술관, 운동장 등등 '어울림Complex' 나름대로 잘 되어 있었다. 특히 인라인타기 딱 좋은 것 같았다.(예술의 전당은 인라인타기 위험함)
공연장 규모는 예당보다는 작지만, 덕분에 뒤쪽에 앉아도 나름대로 잘 보이고 들린다는 것.. (그런 면에서 세종문화회관.. 제발...ㅠㅠ)
음향적으로는,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닥 잘 설계된 편은 아니라는데, 이번에 처음 간 것이기 때문에 나로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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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 윤이상의 '바라'(한자 생각 안남.. 불교단어)
역시 난해한 현대곡이라.. 하지만 신 빈악파까지 레퍼토리를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리고 작년부터 기타 아방가르드스러운 현대음악도 자꾸 들으려 노력했기 때문에 그렇게 거부감있게 다가오진 않았다. 하지만 나의 지적 능력으로서는 이 곡, 이 연주에 대해 이랬다저랬다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다만 제목이 '바라'라는걸 생각하고 들으면 곡도 불교적으로 느껴진다는 것.
둘째 곡,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 협연 이숙정
협연 단골 레퍼토리다. 특히 2부시간 '빡센'작품 있을 때 오케스트라 가볍게 몸풀기용으로...(2부 말러, 1부 바그너 서곡에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요렇게 하면 오케스트라 죽어나겠지.)
첼리스트의 힘이 딸리는건가, 아니면 연주 컨셉인가... 마냥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연주만 일관하니 지루하다 못해 솔직히 말해 3악장에서는 졸 뻔했다..-.-;;(보통 매우빠른 악장인 3악장에서는 잠이 깨어야 하는데 말이다.)
인터미션.
앉아서 잠깐이라도 자고 있을까 하다가 통로쪽 자리인 관계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차라리 찬공기 쐬러 바깥으로..
caution : 예당과는 달리 근처에 음료수 자판기가 없다. 그래서 목 마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주고 로비에서 파는 물과 음료수를 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마시길 바람.. 잘 찾아보면 구석탱이에 정수기 있음.(물 살까 갈등하다 '에이 참지 뭐' 했는데 그거 발견하고는 얼씨구나 했음)
세째 곡, 말러 교향곡 제5번
예상했던 대로 속도는 매우 빠름. 음색은 차갑고 날카롭기보다는 뭉뚝하고 따스한 편.
빠르다 못해 상당히 몰아붙인다 싶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격렬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파트별 음향적 균형감도 좋았다. 무엇보다 독일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연주다보니 기술적으로 안정감이 있어 좋았고 품격있는 소릿결도 그 느낌이 참 좋았다. 작년 코리안 심포니 동곡 연주의 가벼운 사운드, 키취적 해석과는 격이 다르달까..(물론 그렇다고 해서 작년 코심의 연주를 폄하하는 것은 아님. 그 역량 내에서, 아니 그를 뛰어넘는 멋진 연주, 멋진 해석이었다. '키취'라는 말은 절대 부정적이 아님..)
특히 4악장 아다지에토..
느리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주에서도 여실히 드러냈다.
확실히 폭발력도 좋았고.. 다만 호른의 계속적인 실수가 좀 거슬리는 편이었고, 과도한 감정이입 배제하고 빠른 속도로 정신없이 진행시키는 이런 류의 해석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면 좀 아니었을 듯도 했다.
지휘봉 없이 지휘하는 인발의 지휘모션은 상당히 큰 편이었다. 단원들 대하는 태도에서도 약간 털털한 편인 것 같고..(샤프한 이미지를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배 많이나온 거구임)
공연 내내 짜증나게 했던 것 하나..
내 옆옆자리에 어떤 모녀가 앉았었다. 대략 5살정도 된 딸 애, 1부까지는 그럭저럭 참더니만 2부부터는 몸을 배배꼬고 지휘자따라 손 휘적거리고 엄마한테 자꾸 말걸고 심지어는 발도 구르고... 문제는 그렇게 산만해지면 엄마가 좀 주의를 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말걸면 그거 대답해주고.. 주변 사람들도 좀 짜증나는 눈치였다. 악장 사이 잠깐 시간 있을때 내가 나서서 정중하게 뭐라고 좀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그걸 그냥 냅두는 엄마 역시 개념없는 부류일 것 같아서 그냥 참았다(서로 얼굴 붉히는 사태 벌어질까봐). 신경쓰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미 한번 분산된 주의는 정말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수가 없었다. 이럴땐 너무 예민해서 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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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 마지막 음표의 잔향이 사라지자 마자 열광하는 청중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본래 곡이 가지는 특성상 마지막엔 모두를 뜨겁게 만들기도 하지만..). 몇 번의 커튼콜이 이어지고,, 주최측에서 상당히 신경쓴 흔적이기도 하겠지만,, 갑자기 개량한복입은 '어여쁜' 여직원들이 우루루 무대에 나타나 지휘자, 단원들에게 전부 꽃다발을 선사하는 것이다. - 이건 분명 좀 오바질이다..
결국 앵콜곡 하나 선사... 정녕 앵콜곡 레퍼토리는 브람스 헝가리 무곡밖에 없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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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공연 후기 쓰고나면 연주 자체에 대한 평보다는 주변잡다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아마도 음악 듣는 능력이 모자라서인 듯도 싶고, 연주 자체에 대한 몰입보다는 부대적 상황에의 주의 분산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나저나 다음 공연은 또 언제랴..
첫댓글 앗 혹시 2층 5열 14번 앉으셨던 분 아니신가요? 그 옆에옆에 부산떨던 애기에 대한 글을 읽으니 기억이 나네요...저도 그거 참느라고 아주 힘들었는데...제가 15번 앉아있던 사람이거든요...^^ 그 아줌마 옆자리...
앗.. 맞습니다. 제 옆의 정말 진지하게 들으시던 그 분이신가요.. 그래도 님께서는 무표정하게 그럭저럭 잘 참으시더군요.. 전 짜증나서 계속 돌아보고 미칠뻔했는데...ㅠㅠ 그래도 연주가 정말 좋았으니 모든게 좋은 기억으로 남겠죠. 혹시 다음 공연때 마주치면 아는 척이라도 해주세요^^
아하~~ 맞군요...^^ 근데 담 공연때 virtuoso님과 마주치면 어찌 알런지...ㅠㅠ
ㅎㅎ 꽃은 정말 오버였어여;;;
저는 2열 25번 어떤 모녀 뒤쪽이었습니다. 그 주변 분들의 인내에 감격했습니다. 아마도 베를린 심포니의 음악이 우리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이들이 공연장에서 함부로 행동하는건 전적으로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전 1층 좌측 가장자리였는데 거기도 예외는 아니었고 심각하게 소리나는 퍼즐게임을 즐기는 한 남자아이... 주변의 어른들, 참 인내심도 좋죠? 그 딱딱거리는 소리를 고스란히 참고있으니 말입니다. 대단한 어른들... 위대한 어른들...ㅡ,ㅡ;;
그리고 하나 꼭 말씀드릴것은... 덕양 공연장 사운드 문제입니다. KBS홀 형태의 개방성 공연장의 특징인 '음향의 분수화'(오케스트라 사운드가 객석으로 또렷하게 모이기는 커녕 산산히 공중으로 흩어져버리는) 이건 참 견디기 힘든면이 있습니다. 결국은 아쉬운대로 예당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ㅡ,ㅡ;;
역시 공연장은 15세이상으로 제한하는게 좋을듯...개념없는 엄마와 분홍꼬마를 보는게 정말 힘들었는데요...그래도 2부는 참을만 했습니다...연주가 워낙 좋아서^^...저의경우엔 브람스 연주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첼로와 분홍의 교차...ㅠㅠ
혹시 퍼즐게임하는 아이에게 뭔가 한마디하려고 고개를 돌리셨던분이 아닌가 싶군요 전 그 아이들 다음다음줄에 앉았었는데..옆의 애 아빠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음악만 열심히 듣고 제재를 하지 않더군요.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네~ 그때 고개돌린거 저 맞습니다...ㅋㅋㅋ 연주듣다가 도저히 참을래야 참을수가 없어서 인상 팍쓰고(가능한 무섭게 보이기위해서...^^) 뒤쪽을 돌아보며 그 꼬마친구에게 쉿~!! 하라고 하니깐 결국 그만두긴 하더군요...ㅡ,ㅡ;; 암튼, 어느 연주회든지간에 흥분하지 않고 공연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였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