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아, 감아. 열거든 떨어지지 말고 떨어지려면 열지를 말거라."
글 : 진실무망
1. 도통의 상징 감
"감아, 감아. 열거든 떨어지지 말고 떨어지려면 열지를 말거라." [8:15]
임인년(1902년) 가을,
김형렬 성도의 집 앞에 풍성하게 열린 감을 보며 상제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마치, 제 3변 도운의 매듭 일꾼들에게 축원처럼 당부하신 말씀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던 것일까?
우선, 상제님 진리에서의 감은 도의 열매요 도통을 뜻한다.
“온갖 것은 다 주어도 감 하나는 안이 주네.” [6:76]
또한 坎은 물水을 상징하며 태사부님을 뜻함을 알 수 있다.
2. 험난함의 상징
그러나 주역을 통해 '감坎괘'의 의미를 살펴보면, 지극히 험난한 상황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괘는 팔괘 가운데 물을 상징하는 감괘가 두 개 겹쳐져서 이루어진 것이다. 감(坎)은 본래 ‘구덩이’를 의미하는데, 괘상을 보면 양효가 음효 사이에 빠져 있는 형상이므로 ‘빠지다(陷)’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험난하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감괘는 험난함을 이길 수있는 방도 또한 제시해주고 있다.
그런데 괘사에서 “습감(習坎)은 믿음(孚)이 있어 오직 마음으로 형통하니 진실한 믿음의 마음가짐으로 행한다면 가서 공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은 험난한 상황이 중첩되어 있으나, 내적인 진실성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즉 감괘는 험난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4효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효사를 보면 “한동이의 술과 한그릇의 밥에다가 질그릇을 쓰고 창문으로부터 간략하게 드리는 것이니 마침내 허물이 없으리라”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동이의 술과 한그릇의 밥’은 검소함을 상징하고 질그릇은 꾸밈없는 진실함을 상징한다. 검소함과 진실함이야말로 험난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상의 방도인 것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3. 계사년의 한해 운
특히나 올해 계사년에 관해 이런 글도 있다.
계사(癸巳)년의 계(癸)는 10번째 천간(天干)이고 사(巳)는 여섯 번째 지지(地支)이다. 역(易)에서는 수(數)를 가지고 팔괘의 상(象)을 만드는데 10은 8로 제하면 2로 못을 상징하는 태괘(二兌澤)이고, 6은 물을 상징하는 감괘(六坎水)로 괘를 만들면 택수곤(澤水困)괘가 된다. 곤괘는 못에 물이 없는(澤无水) 상으로 어려운 상황을 암시한다.
형편이 곤궁하다보면 별별 마음이 다 들지만 그 중에 제일 먼저 들기 쉬운 마음이 바로 원망이다.
나의 현재 곤궁함은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마음이 들게 되면서 하늘을 원망하고 조상을 원망하고 남들을 탓하기도 한다. 이런 마음이 극도로 달려가면 무차별 분풀이로 나타날 수 있다.
주관적 심정을 다잡기 위한 방법이 바로 원망을 줄이는 일이다(困以寡怨). 깊숙히 성찰해보면 다 내 탓인 것이다. 맹자도 '남에게 사랑을 주었는데도 친해지지 않거든(愛人不親) 나의 사랑을 돌이켜보고(反其仁), 남을 다스리려 하는데도 다스려지지 않거든(治人不治) 나의 지혜를 돌이켜보고(反其智), 남에게 예를 차렸음에도 답이 없거든(禮人不答) 나의 공경을 돌이켜보라(反其敬)'고 하였다. 위로는 하늘원망할 일이 없고(上不怨天) 아래로는 남탓할 일 없다(下不尤人).
-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4. 감과 열매솎기
수확기를 앞두고 나무에 작은 열매가 너무 많이 달렸거나,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땅속의 양분이 부족하게 되면
농부는 열매솎기를 통해 남은 열매의 크기를 크고 고르게하거나 나무 스스로 살아남기위해 감을 떨구기도 한다. 자연의 법칙으로 열매솎기가 진행되는 것이다. 상제님과 태모님께서 삼대와 볏짚을 가져오게하셔서 "더 추려 내어라." 하신 까닭도 이러한 열매솎기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감아, 감아. 열거든 떨어지지 말고 떨어지려면 열지를 말거라." [8:15]
5. 결인의 힘
오쇼 라즈니쉬이던가, 어떤 철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구도의 길을 걸어가던 10명의 구도자중에서 막상 득도의 불벼락이 치는 순간에는 9명이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해 죽고, 단 1명만이 살아남게 된다. 그 1명은 다른 9명에 비해 너무나 험난한 과정을 겪었던 이였고 그 과정 속에서 축적된 원과 한이 오히려 득도의 충격파를 이겨냈기 때문이다."
누구나 주지하듯이,
구도과정에서의 고통은 약이 된다.
克에서 生이 나오듯이 열매가 맺혀지는 원력이며 정성의 가늠자다.
흔들리지 않고,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지 않고 피어난 꽃이 어찌 아름다우며, 장구할 수있는가?
상제님과 태모님이 천지공사를 보시며 겪으셨던 고초와 역경만큼
태사부님과 사부님이 성사재인의 과정에서 겪으셨던 희생과 봉사는 우리 일꾼들이 겪은바에 비하면 너무나 무겁고 힘겨운 삶 아니었든가?
용마龍馬는 천지 부모님을 태우고 묵묵히 독행천리 백절불굴의 천하사 길을 걸으셨다.
우리 선배신앙인과 제 3변의 일꾼 또한 태사부님 사부님이 이끄시는 길을 따라 걸어왔고, 걸어가고 있다.
그 험난한 길의 끝도 이제 머지 않았음을 알수있기에 조금만 더 인내하고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자" 하신 태사부님 말씀처럼 서로서로 독려하며 함께 가자.
천하사에 대한 열망과 설움만을 간직한 채, 익지 못한 열매가 되어 떨어지지말고 잘 익은 열매가 될때까지
어떻게든 부여잡고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