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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정체불명 미소녀 일행
"어머, 어서오세요~ "
시얀이 돈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었는지, 우리는 사람의 발길조차 끊긴지 오래되어 보이는 추레한 여관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추레하든 어쩌든 나는 그것을 따질 근본이 되지 못했고, 그저 사람이 잘수있는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공간을 제공해 주는것 만으로 감사할 따름이었다. 끼이익- 하고 굉음을 내는 문쪽을 심드렁하게 쳐다보던 여관 주인으로 추정되는 여자가 시얀의 훤한 인물을 보자마자 갑자기 얼굴 가득 함박 미소를 띄우며 무서운 기세로 달려왔다.
"식사와 목욕중 어느쪽을 먼저 준비할까요?"
"목욕."
"밥!!!!!"
시얀과 동시에 정반대의 의견을 외친 나는 순간 당황하는 여관주인을 보고는 최대한 불쌍해보이는 아파리타 촌민의 표정으로 시얀을 올려다 보았다. 그 어처구니 없는 불쌍한 척에 시얀은 피식하고 입가로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는 여관주인을 향해 소문으로만 듣던 황궁의 시녀들이 정신을 못차린다는 예의 그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식사 먼저 부탁하지."
"네에~분부대로 합지요~! 호호호~"
여관주인의 과장스러운 웃음소리가 조금 귀에 거슬리긴 했지만, 곧 밥이 나올걸 생각하니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 나였다.
매일같이 말린 고기만 뜯으며 엉덩이 배기는 마차위에서 쉴새없는 멀미를 해보아라.
울렁이지 않는 제대로 된 식탁위의 음식이 사무치게 그리워질 것이다.
"입에서 침 떨어진다."
"스읍. 왜 그런걸 보고 그래요, 창피하게."
"창피한건 알아서 입이 그렇게 귀에 걸렸나?"
"...아하하하.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먹을거 앞에 장사가 어딨겠습니까아."
시얀의 말에 냉큼 입가에 고여있던 침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씨익 웃자, 이런 더러운 꼴은 살다 살다 처음본다는 표정으로 쯧쯧하고 그가 혀를 찼다. 이에, 살기 위해선 먹어야만 하는 인간의 고충이다 식의 언변을 내가 늘어놓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날보면 살기위해 먹는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것 같다고 중얼거리기까지 하는 그였다.
그러던 말던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할수 있다는 기쁨에 주인 여자의 안내에 따라 잽싸게 창가쪽 테이블에 가 앉는다.
창 밖의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한껏 들뜬 표정으로 헤죽대자 이를 지켜보던 시얀이 못말리겠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간단히 식사 주문을 청했다.
"그런걸 먹는단 말이야?"
"왜요, 그나마 가장 고기다워 보이는 이름인데요. 전 채식은 못하거든요. 고기를 먹어줘야 힘을 쓰죠."
"...별나도 한참 별나군."
요리 주문 과정에서 다소의 사소한 언쟁이 있긴했으나 시얀은 내 고집대로 오크 다리 요리를 주문해 주었고, 나는 한번도 먹어본적은 없었으나 왠지 익숙한 맛일것만 같은 오크요리 생각에 침을 줄줄 흘리며 광견병이라도 걸린 개새끼마냥 헥헥댔다.
한참을 들떠 보다 못한 시얀이 내 턱 밑에 식탁보를 둘둘 말아 받쳐줄만큼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와중에 뒷통수에서 느껴지는 엄청나게 따가운 시선. 따끔 따끔 찌릿 찌릿 어찌나 강렬한지 그 전율이 온몸을 불태울 지경에 이르러서야 나는 나도 모르게 흐르는 식은땀을 침 닦던 식탁보로 닦아내며 입을 열었다.
"무슨...시선 같은거 안느껴지십니까?"
"시선...?"
이미 흥건히 젖어버린 식탁보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꾸욱 쥐어잡으며 묻자,
그가 내 뒷쪽을 흘끗 곁눈질로 훑어보더니 '이런 망했다!'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역시 제 뒤에 엄청나게 흉악한 무언가가..."
"신경 쓰지마. 골치아파지니까."
"예에? 도대체 제 뒤에 뭐가 있길..."
"뒤돌아보지 말라니까!"
그의 눈에 띄게 위협을 받고 있는 듯한 행동에 문득 궁금증이 배가 된 내가 고개를 돌려 뒷통수쪽의 의문의 생명체를 쳐다보려하자, 황급히 내 뒷통수를 잡아 당겨와 나를 테이블과 마우스 투더 마우스 앤드 쪽. 하게 만들어주시는 시얀이었다.
"주문하신 오크 다리 훈제 구이 나왔습니다, 손님."
"우읍...푸하!!! 아, 대체 왜그러세요!!"
"밥이나 먹어. 식기전에."
그의 이상한 태도에 다시금 뒷쪽을 돌아보아 마땅했으나, 눈앞에 당도해 있는 향기로운 냄새를 폴폴 풍기는 오크요리를 마주하고만 나는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이 포크와 나이프 집어던지고는 굶어죽은 귀신들린 여자마냥 허겁지겁 손으로 오크살을 뜯어 음미하기 시작했다. 색깔이 푸르스름하고 걸쭉한 초록 기름이 다가가기 힘든 첫인상을 심어주긴 했으나, 냄새와 맛 만큼은 기가막힌 일품 요리임에 틀림없었다. 나의 고고하고 우아스러운 식사 시간을 잠시동안 감상하시던 시얀은, 생기던 식욕도 떨어져버린 안타까운 표정으로 간신히 마른 빵을 뜯어 입으로 가져갔다.
"시얀은 왜 안먹어요?"
그때 였다.
오크요리에는 손도 대지 않은채, 빵조가리나 꾸역꾸역 입속으로 옮기고 있는 시얀에게
인심한번 크게 썼다 생각하고 가장 두툼한 살이 붙은 다리 한쪽을 집어 그에게 내밀던 참이었다.
- 탁!!
"으응...?"
그러나 내 팔목을 휘어잡는, 먹을땐 개도 안건드린다는 중차대한 법도도 모르시는 누군가의 방해로 인해 나의 손에 들려있던 가장 도톰한 살이 붙은 다릿조각이 땅바닥으로 추락하고 마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더불어 이 있을수 없는 사건에 놀라 벌떡 일어서버린 탓에 식탁 위에 굴러다니던 빵조각도 하나 함께 추락하고 마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내...내 고기!!!!!!!!!!!!!!!!!!!!!!!!!!!!!!!!!!!!!!"
뭣도 모르고 팔목잡혀 자리에서 일어난 후, 땅바닥에서 목숨을 다하신 고기 조각 한분과 빵조각 한분을 애타게 찾으며 눈물을 뿌리자 그 모습을 본 시얀이 상당히 당황한 얼굴로 나의 팔목을 휘어잡은 몹쓸 이의 팔목을 다급히 움켜잡았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맞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내 소중한 식량님들 전사하신것 어떻게 보상해주실 거냐구요!!!
시얀의 말에 맞장구쳐 마지않는 분노의 눈초리로 대참사의 원인인 자를 함께 노려보았다.
고개를 돌린곳에서 내 팔목을 붙든채 분노한 나의 두눈과 딱 마주쳐버린 이는 다름아닌 가녀린 인상의 여자였다.
푹 뒤집어쓴 로브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으나, 그녀의 여리여리한 목소리가 로브 안쪽에서 낯간지러운 듯 새어나왔다.
"너야 말로, 뭐하는 짓이지?"
"무슨 소리냐."
"제피아르의 유명인사 시얀 님께서 여자와 단둘이, 그것도 이런 싸구려 여관에서 식사라니요. 웃겨서 말도 안나오네."
코웃음을 치며 정말로 어이를 상실한 목소리로 비웃듯 말하자, 시얀의 눈썹이 움찔하고 곡선을 그리는것이 보였다.
엥? 그의 이름을 알고 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그 손이나 놓지."
잠시 동요하는가 싶더니 움찔한 기색은 온데간데 없이 낮게 깐 목소리로 그녀에게 엄중히 경고하는 시얀.
그의 말에 여자는 기분이 상했는지 내 손을 신경질적으로 내팽개치듯 놓으며 자신의 깊게 눌러쓴 로브를 화악 벗어재꼈다.
갑갑한 로브 안에서 세상 밖으로 드러난 그녀의 얼굴은 가히 지나가던 남자 백이면 백이 전부 뒤돌아 볼만큼 우수한 미모였다.
굵은 웨이브가 진 어깨 길이의 옅은 오렌지색 머리카락이 로브를 벗자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렸고, 머리색과 깔맞춤 한듯 달콤해 보이는 오렌지빛 눈동자는 매섭게도 먹잇감을 발견한 고양이 마냥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연핑크의 도톰한 입술을 짖이길듯 꽈악 깨물고는 앙칼진 목소리로 험악한 말을 내뱉는다.
"어쭈, 니 여자다 이거야?"
"그런거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까 저 여자 음식 흘릴까봐 턱밑에 식탁보 받쳐주는것도 다봤어!"
"...음식이 아니고 침..."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나랑 유라크한테 비밀로 해야할 만큼 소중한 여자다 이거야?"
무슨 착각을 그리 라헬 대륙 급으로 하시는지, 말빨로는 상대할 자가 없는 시얀조차 그녀의 말문을 막지 못하고 식은땀만 삐질삐질 흘리는 중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앙칼지고 억착스럽게 시얀을 몰아가도 이 여관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고 있는 그녀는...
"...예쁘다."
예뻤다. 예쁜걸 예쁘다고 하지 뭐라고 하겠나.
요즘 눈호강 자주 한다는 중얼거림을 포함해 나의 솔직스럽기 그지없는 감탄사를 들은것인지 그녀가 내쪽을 흘끗 돌아보았다.
잠시간의 아이 컨텍트 후. 갑작스레 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통쾌하게 말했다.
"너 참 솔직하구나? 나쁜애는 아닌것 같네. 넓은 아량으로 허락해주겠어."
무슨 권리로 도대체 뭘 허락한다는 거냐.
그녀의 뜬금없는 허락에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이마에 손을 짚고 한숨을 푸욱 내쉬는 시얀.
그러나, 어찌되었건 칭찬 한마디에 바로 친근 모드 돌입해 주시며 한톨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내 옆자리에 턱하니 앉아버리는 그녀였다. 그녀가 내 옆에 앉아버리자 그녀와 함께 있던 로브를 쓴 그녀의 일행이 주춤거리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냥 함께 와 앉으면 될텐데. 아무래도 그에게는 쉽지않은 선택인듯 했다.
"니가 여자랑 단 둘이 있는건 처음본다. 그렇게 황가의 내노라하는 미인들이 꼬셔도 눈하나 깜짝 않길래 난 네가 남색인줄 알았지."
"뭐야?"
"정색하긴~ 농담이야. 아무튼, 어떻게 된거야?"
그녀의 물음에 시얀이 골치 아픈 표정으로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해리나. 네가 착각을 밥먹듯 하는거 알지만, 이번만큼은 제발 참아주라."
"내가 왠만하면 인정 안하려고 했는데, 저런 미인은 어디서 만난거야?"
"그런거 아니라고 했지. 내말 듣고 있는거냐?"
"이런 치사한 자식 같으니라구!! 혼자 재미보기야?"
"내가 언제 재미를...!"
그녀의 언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시얀의 표정이 점점 격하게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간혹 그녀에게는 안들릴 정도의 크기로 미치겠군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무튼간에 상황을 보아하니, 둘은 꽤나 친분이 있는 사이같아 보였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 판별한 나는 하던 식사를 마저 하기 위해 테이블 위의 음식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실 아까 떨어진 고기님을 슬쩍 다시 주워 털어먹을까 생각도 했지만, 이번에 걸렸다간 정말 땅그지에 낙인이 찍혀버릴것만 같아 참기로 했다. 테이블 위로 고개를 돌리니, 아직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오크요리의 김이 '나 아직 건재함' 을 알려주는 것같아 흡족한 마음으로 식탁보를 다시 목에 감았다.
아주 작은 오크 살 한 점까지 위장 속으로 모두 흡입한 후에야, 새삼 차오르는 포만감과 행복감을 느끼고는 세상 참 아름답구나 하고 히죽 웃음을 흘렸다.
'...응?'
그러다 아직 로브를 뒤집어 쓰고 앉지도 서지도 못한채 쭈뼛거리는 해리나라는 여자의 일행분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로브 안이라 잘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눈이 마주쳤는지 알았냐고?
그야...걔가 '움찔!' 하고 격한 반응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줬거든.
덕분에 배도 따시고 행복감에 젖어있겠다, 그에게 조금 흥미가 생긴 나는 한발짝 한발짝 그에게로 다가갔다.
"....저기..."
그런데 내가 한걸음 다가서면 그가 뒷걸음질을 한보. 또 한걸음 가면 또 뒤로 한보.
이거 원, 졸지에 내가 납치범 혹은 변태 스토커 혹은 삥 뜯으려는 양아치가 된것만 같은 느낌에 뻘쭘해지고만 나는
"괜찮아. 나 지금 배부르거든."
이라는 오해를 샀어도 100번은 더 샀을 법한 엉뚱한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그는 마치 나를 '해치지 않아요~' 라고 말은 하지만 생긴건 딱 산적 두목과 맞먹는 보육원 원장님의 그것을 보는 사람처럼 움찔하고 어깨를 움츠렸다. 나야, '배가 불러 행복하니 대화나 한번 나눠보자.'라는 취지였지만, 상대방에겐 그렇게 세상 편한 소리로 납득될리 없었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말했는지, 투닥투닥 끝나지 않을것만 같던 말싸움을 하던 시얀과 여자도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하하하.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불행히도 오늘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때마침 비추던 해마저 삼켜버린 이 막막한 상황다운 날씨였다.
내 황당한 말에, 시얀은 어이없다는듯 피식하고 웃어버렸고 여자는 '이건 왠 정신 이상자?'하는 표정으로 날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갑작스레 빵터졌다.
그때, 유일하게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수줍은 듯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었으니...
"유라크...라고 해요."
분명 아까와 같은 칙칙한 색의 여행용 로브가 어깨에 걸려있었는데, 후드를 걷어낸 속알맹이는 정말 이야기 책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미소년이었다. 하늘거리는 연푸른색의 머리카락은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켜세웠으며, 그의 하늘색 수정구 같은 애틋한 눈동자는 뭇 여성들의 애간장을 녹일만한 것이었다.
물론 남자답다기보다는 깨물어 주고싶은 금단의 남동생(?)이라는 느낌이었지만 말이다.
나랑 키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아담한 사이즈의 귀여운 그는, 작은 손을 내게 내밀며 살포시 미소지었다.
"오오, 미소년이여!"
하고 많은 멘트중에 하필이면.
역시나 거짓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모르며, 진실은 토해내지 않고 못사는 나, 율리안이었다.
그가 내민 손을 나도 모르게 꼬옥 잡아버리자, 귀까지 붉히며 시선을 바닥으로 피해버리는 유라크.
귀여워귀여워귀여워!!!!
내가 그의 수줍은 미소에 두눈에 쌍심지를 켜고 정신나간 여자의 웃음을 흘리면 흘릴수록 뒷걸음질 치는 그이기에
나는 그만 잡았던 손을 놓아주며 입맛을 다실수 밖에 없었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이 극적인 상황을 드라마 촬영 구경하듯이 멀찍이서 조용히 관람하시던 두 관객께서는
이윽고 유라크의 천재이변적인 반응에 눈에띄게 놀라워하며 소리쳤다.
"얘, 낯을 엄청 가려서 처음보는 사람이랑은 절대 말 안섞는데?"
"...그,그런가요..."
"후후후...! 너 맘에 든다!!"
"저...저 말인가요?"
"그래! 깐깐에 도도가 하늘을 찌르는 시얀에 이어, 여자라고는 친누나랑 나 이외에 말도 안섞는 유라크와 말문을 트다니."
그것의 도대체 어디가 대단한건지는 잘모르겠으나, 살벌하게 눈웃음치는 그녀의 사악한 미소를 보고 있자니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난 해리나. 잘부탁해."
"...율리안 이에요."
그녀의 내민손을 불안한 손길로 마주잡은 나는 이윽고 악의 수렁에 발을 들이고만 불쌍한 중생의 표정으로 이름을 밝혔다.
결국 이를 계기로 우리 넷은 합석 후, 차를 함께 마시게 되었고 유감스럽게도 우리 모두가 울프람 성 귀족 학교로 향한다는 사실 또한 알게되었다. 어쩐지 범상치 않은 외모들에 귀족 오오라가 물씬 풍긴다 했더니, 그러한 이유에서 인듯 했다.
"뭐?! 시얀, 네가 거길 간다고? 이게 무슨 제피아르 황제가 남색임을 온 제국에 광고하는 소리야?!"
"죽고싶냐. 무슨 예를 그따위로 들어."
울컥한 시얀의 신경질 섞인 반응에 '에이. 그런 짜잘한건 신경쓰지 말고.'하고 너스레를 떨며
그런 엄청난 일이 가능하냐는 신기함 순도 99.8%의 표정으로 내쪽을 돌아보는 해리나였다.
"왜 저를 보고 그러십니까..."
"왠지, 그 엄청난 사건의 비밀이 너한테 있을것만 같아서."
"아하하하...착각이십니다아."
"좋아. 어쨌든 이렇게 된거 우리 넷이서 손 꼭 잡고 울프람까지 함께 가자꾸나!! 후후후..!"
건들면 순식간에 악마의 미소로 돌변할지도 모르는 그녀의 미소에 등골이 오싹해진 나는 반박도 못하고 찌그러져 있는데,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구세주 시느님께서 결단코 안된다며 해리나를 막아섰다.
"왜? 둘이서만 이 긴 여행 함께 하고 싶나보지? 후후후후. 그런거 아니라더니, 순 거짓말쟁이네."
"........동행을 허락하지."
오, 주여.
믿었던 한가닥 지푸라기가 투둑하고 끊어져 한줌의 재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나는 절규했다.
시얀 역시 악의 근원에서 태어나심이 틀림없는, 천사의 탈을 쓴 해리나에게는 안되는듯 했다.
문득 궁금해지는 그녀의 정체를 뒤로 한채...나를 바라보는 해리나의 음흉한 눈빛을 인식하고만 나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앞날에 흐르는 눈물을 남몰래 훔쳐내었다.
"해리나 씨...참고로, 저는 맛이 없답니다."
그날 해리나가 여관 밖에 지나가던 행인도 깜짝놀라 뒤돌아 보게 만들정도로 웃어제낀 사건은,
.....창피하니 묻어두기로 하자.
댓글 앞에 L [엘] 을 달아주시면, 업쪽 발송해 드립니다 'ㅡ'*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용 :D
첫댓글 킄킄킄엉뚱한매ㅐ력으 율리안!!!!*_*
☞글올려주시는 작가님에게 무한한 감사를
.♥뿅☜
오동님 오셨군요~ :) 기다렸답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