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를 두고 논란이 많다.
그 파문도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그가 민주당을 탈당할 것 같지는 않다.
추미애도 당내 분란이 오래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여전히 정신 못차리는 몇몇 민주당 주류측의 문제점을 지금 말하지 않으면 민주당 자체의 정체 현상(나는 민주당이 몰락까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아직 자민련도 굳게 살아있다)이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최대한 더 끌어보는 것 같다.
처음엔 추미애가 금방 타협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일단 더 장고를 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그는 총선 전 민주당에 마지막 경고를 적절한 시점에 잘해주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내가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민주당의 정체 현상을 보는 그의 심정도 참 착잡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박상천 정균환의 공천 배제까지 요구했겠는가!
일단 소장파들에게 자신의 뜻을 따라달라고 설득한 것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경재 김영환까지 반추 내지는 중도 노선으로 돌아서는 등 지도부의 내분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민주당 개혁과 관련되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지자들의 생각이다. 그에 따라 민주당의 노선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상당하기도 하고, 지금 추미애가 기댈 곳은 민주당 지지자들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추미애에게 이제 튀는 행보보다는 읍소, 호소 작전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특히 당원들을 상대로 간곡히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지지층에 대해서도 했으면 좋겠지만 지지층은 항상 유동적이기도 하고 공개적으로 특정 지역을 거론하면 언론의 질타도 받을 수 있고 모양이 좋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평당원들에게 왜 민주당이 개혁되지 않으면 안되는지 차분히 호소하면서 설득해야 할 것이다.
지금 추미애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당원들 뿐 아니라 민주당을 지지하는 일반 국민층에서도 그의 행보를 탐탁치 않게 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현실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은 상당수가 호남인들인데, 이들은 역사적으로 상처와 차별, 심리적인 압박을 너무도 많이 받아와 적어도 일부 상당수는 상당히 보수화되었다.
그 보수화라는 게 뭐냐 하면, 심리적으로 당하고만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대변하는 강한 사람, 즉 강한 지도자를 원하게 된다. 나중에는 그 지도자가 자신들을 이용해먹고 지도자 혼자 이익보는 행위를 하여도 계속 지도자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상당수 이라크인들의 후세인 추종과 상당수 북한국민들의 김일성 부자 추종 현상을 봐도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상당수 호남인들은 자신들을 대변하는 김대중,민주당을 자신과 어느 정도 동일시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고, 힘겹게 부패세력이란 소리 들어가며 한나라당과 맞서 싸워서 정권까지 쟁취하기도 했던 민주당을 부정하는 일은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아픔을 가지고 있는 민중들에게 왜 민주당도 변해야 하는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차분히 설명해야 하며.. 그런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민주당의 정통성 자체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새겨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왕 성명서 정치를 한 김에 다시 성명서를 통하여 그 지지층, 당원들에게 읍소를 하라는 것이다.
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시 보였던 눈물을 흘리는 것도 좋다.
혼란한 현 정국의 시기에는 지지층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
무턱대로 톡 쏘는 행동으로 보이는 일은 헤게모니 투쟁으로 비칠 소지가 크다.
나는 추미애의 노선에 대체로 공감한다.
추미애 말대로 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당장 다음 총선에서 죽지 않더라도, 또 자민련처럼 꾸준히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해가더라도, 그 정신이 사라진 정당은 정당다운 정당의 모습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 총선시 우리당과 민주당의 분열로 한나라당이 승리하면,우리당 창당을 통한 민주당 분당의 명분이 없어져 현재 민주당으로서는 좋아할 일일지 모르겠지만, 그건 우리당만의 책임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그 당시의 분당 책임은 1차적으로 과격 신당파에 있지만, 2차적으로 개혁을 거부하는 박상천 정균환류에도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까지는 보수정치권 내에 가장 믿음이 가는 추미애 의원에게 필자가 간곡하게 요청하는 것이다.
강준만 말대로 그의 노선은 대체로 옳지만 너무 톡 쏘는 행동으로서만 움직이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처음엔 차분히 대안적인 정책만을 논하면 언론이 다뤄주지 않아(이번에도 조중동을 비롯한 대다수 언론들이 한나라당 내분 사태만 크게 보도하고 민주당 내부 사태는 아주 작게 보도했다. 추미애가 뭘 말했는지 설명은 없고 다음날 추미애에 대한 당내 반응만 실려있더라) 비현실적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요즘 생각하면 그만이 가진 독특한 성격이랄까 방식인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추미애는 더더욱 열심히 민주당 내 반개혁세력과 싸우되, 지지층과 당원들에게 읍소 작전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좀 더 차분해지고, 대안적 정책을 내어놓으라는 말이다. 비젼을 보이고 왜 그리로 가야하는지 차분히 설명하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