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시비가 살인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이 오늘의 세탠데요.
이런 소음은 심할 경우 암이나 당뇨같은 질병을 유발할 정도로 치명적인 스트레스원이 된다고 합니다.
왜 문제인지, 시청자 여러분도 지금부터 함께 체험해 보시죠.
<리포트>
혹시 조금 불쾌하신가요?
이 소리는 '저주파음'이라는 것인데요.
윗집에서 쿵쿵댈 때 아랫집에서 듣게 되는 소리와 같은 음역입니다.
학생들에게 이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인터뷰> 학생 : "토할 것 같고, 어지러워요."
<인터뷰> 학생 : "숨쉬기가 힘들어요. (편안하지 않고?) 예..."
또 다시 5분 뒤, 스트레스 반응 호르몬인 코티졸과 아드레날린 수치를 측정했습니다.
<인터뷰> 윤경석(25세) : "잠을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깨운 것 같이...기분이 상당히 나빠요."
<인터뷰> 차연화(23세) :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요. 조금만 건드리도 진짜 막 싸울 거 같은데요."
<인터뷰> 박영식(26세) : "주변 사람들한테 이유없이 그냥 짜증나요."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이비인후과 의사 : "이렇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수치가 높아진 상태로 지속되면, 당뇨도 더 오래 가고 당연히 불임도 오고, 어린이들은 성장장애도 당연히 올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이상이 다 오게 돼서, 대장증후군까지도..."
생각보다 심각하죠?
저주파음이 가지는 파괴적인 특성때문입니다.
실험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공기를 진동시키는 힘이 강하죠?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화장을 하듯 얼굴을 비비는 행동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
결국 사지를 늘어뜨린 채 쓰러집니다.
소음에 시달린 실험군은 비정상적인 새끼를 낳거나 죽은 쥐를 낳았습니다.
귀가 찢어질 듯 큰 소리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TV를 보다가) 어우 시끄러워. 아래층에 다 들리는 거 아니야? 어? 이상하네...생각보다 안들리네? 그런데 이런 걸어다니는 소리가 대체 뭐가 시끄럽다는 거야? 확인해 봐야지! 어머 세상에...소리는 작게 들리는데 너무 거슬리네...교수님, 왜 집 전체가 울리는 것 같죠?"
<인터뷰> 배명진 교수(소리공학연구소) : "저주파는 귀가 아니라 우리 몸, 뼈, 가슴 근육이 떨리면서 느끼기 때문에 파괴력이 상당하죠. 계속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인터뷰> 차상곤 교수(주거문화개선시민연대) : "저주파는 죽지를 않아요. 사람 몸에 들어와서 사람 파장하고 기묘하게 맞아떨어져서, 사람 몸을 계속 흔드는 거죠. 그래서 더 민감합니다."
"아, 그러니까 저주파는 원래 귀로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소리는 작은 것 같아도 몸이나 집이 떨리는 걸 느껴서 많이 힘들다는 거군요."
층간 소음의 피해를 호소하는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얼마 전부터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는 게 가족들의 얘기.
<인터뷰> 진달래(층간소음 피해자) :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잠을 못자는 거예요. 애가 두통 때문에 그러는 게 더 미치겠죠."
소음을 측정해 봤습니다.
<인터뷰> 차상곤 교수(주거문화개선시민연대) : "경량충격음 71dB, 중량충격음 68dB...기준보다 약 15db 이상씩 높네요. 부실하네요."
다른 집들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은 것이 현실.
<인터뷰> 김은선 : "한번 쿵 하면 심장이 막 떨리고 바닥까지 막 울리니까...머리도 울리고..."
온 가족이 귀마개를 사용합니다.
<인터뷰> "안하면 불안해서 잠을 못자요. 아, 저기 바로 딱 보이는데요. 항상 잘 보이는 데다 놔두세요."
<인터뷰> "저희 우황청심환도 있어요. 이렇게...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먹어줘야 돼요."
중요한 것은 현재 입주가 이뤄진 대부분의 아파트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
<인터뷰> 진정섭 : "솔직히 그래요. 그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우리나라 법이 이 정도 밖에 안되나."
<인터뷰> 김은선 : "저희도 안타까운데 도와드릴 수가 없다는 식 으로...아무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는다는 거..."
<인터뷰> 중앙환경분쟁위원회 : "강제력은 없습니다. 단지 양쪽이 원만히 화해하도록 권고하는 거죠."
<앵커 멘트>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군요.
<기자 멘트>
그렇죠.
최근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해마다 전세계에서 21만 명이 소음으로 인해서 조기사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다른 나라도 이런가요?
<기자 멘트>
아닙니다.
강력한 규제를 통해 해결한 곳이 많습니다.
일례로 독일은 소음을 일으키는 집에 손해배상과 강제 퇴거 명령을 내릴 수 있고요.
미국과 호주는 이 소음만 측정하는 공무원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돕니다.
우리나라는 2년 전에야 기준을 마련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아직 이 기준을 적용받아 입주한 아파트는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이래 윗집간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봐야겠죠.
현재 환경분쟁위의 결정에 법적 강제력을 부여하는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으니까요.
한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앵커 멘트>
그런데 지나치게 아랫집 사람들의 입장에서만 짚은 것 아닌가요?
<기자 멘트>
그런 지적이 일리가 있습니다.
제가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도, "우리 윗집도 시끄럽다. 하지만 우리는 참고사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 하는 항의였습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사는 집은 대부분 윗집이자 아랫집이고,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고 할 수 있죠.
소음을 참든, 항의를 하든 대부분이 층간소음의 피해자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거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층간소음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 것인 만큼 어떤 식으로는 해결책을 마련해 보자는 의미에서 취재를 했습니다.
네, 류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