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노트 유한계층 그리고 지식인

[블루비니]

대학노트에 이리저리 흩어져있던 글조각들을 묶어 타이핑 해보았다 / 관리자 

귀족적이고 과시적인 인생관을 전파하는 대표적인 계급은 그들의 고용인이다. 가정부, 대기업 개인비서, 스튜어디스 등의 서비스직 등의 그들은 자신의 주인과 접촉하면서 무엇이 좋고, 어떤것이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되고 그런 선입견을 사회전반에 선전하는 역할을 한다.

하인이 주인을 닮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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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시대의 약탈기질을 보존하고 있는 금력 과시적 직업은 과거의 폭력적인 직접 강탈보다는 속임수와 기만의 방법을 능숙하게 사용할수 있도록 바뀐다. 이러한 직업은 주로 소유와 취득, 자산축적의 기능을 담당 하는데 법률가, 은행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변호사는 변론을 빙자하여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교묘하게 야만적 약탈을 저지르는 유일한 직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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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회가 부유해질 수록 사회에서 대학으로의 후원이 늘어나고 학생들은 그럴싸한 의복과 학문적 행사, 파티등의 사교모임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들이 졸업식 등의 행사시 착용하는 학사모와 가운은 이들의 거창한 연출효과로 인하여 자신들의 여유와 낭비를 과시하는데 이는 부유한 계급의 생활과도 부합한다. 학문적 의례와 장식물들은 여전히 야만적인 정령숭배감각을 교묘히 표현하고 있다.

/ 톨스타인 베블렌 '유한계급론'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새로운 과학적 발명의 특허를 최초로 얻어내고자 애쓸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름을 내걸고자 격렬하게 경쟁하였다. 지난 몇 십년간 조직화된 지식 생산은 크게 늘어났다.
동시에 이것은 더욱 상업적인 기반 위에 놓이게 되었다.

선진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많은 대학들이 지식과 진리의 수호자였다가 기업자본을 위해 지식을 생산하는 부수적 역할로 바뀌어 갔음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 데이비드 하비 '포스트모더니티의 조건'

지식인 그들은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교라는 제도가 그들에게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입니다. 교조적 시스템이 요구하는 것을 기꺼이,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이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목수를 고용해서 목수가 계약한 대로 일을 해내는데 그 일을 어떤식으로 해냈냐고 물을수 있습니까? 목수는 계약한 내용대로 일을 해내면 그만입니다.

그렇습니다. 지식인도 비슷합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 즉 우리가 학교라고 부르는 기관을 소유한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사회 전체를 소유한 사람들의 이익에 어긋나지 않도록 현실 세계를 애매하게 표현함으로써 그들이 기대한 효과를 인겨주는 사람들이 바로 지식인입니다.

/ 노암 촘스키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과거에는 여가를 즐기는 계층은 소수였고 일하는 계층은 다수였다. 부유한 계층이 누리는 편의는 사회 정의란 측면에서 볼때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 그 결과 부유한 계층은 압제적으로 되어갔고 자기들만의 공감대로 내로 좁혀지고, 특권을 정당화 하기 위한 논리들을 만들어 내야 했다.

이 같은 점들은 이 계층의 우수성을 상당히 위축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이 계층은 이른바 문명이란 것을 담당하는 공헌을 했다. 예술을 발전시키고 과학적 발견들을 이루었다. 책을 쓰고, 철학을 탄생시키고, 사회적 관계들을 세련시켰다. 억압받는 자들의 해방 운동조차도 흔히 위로부터 일어난 것이었다. 유한 계층이 없었더라면 인류는 결코 야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의무를 지우지 않은 채 유한 계층을 대대로 세습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다.

이 계층의 구성원 그 누구도 근면하라고 가르쳐지지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이 계층이 전반적으로 유별나게 똑똑한 것도 아니었다. 이 계층에서 어쩌다 다윈 같은 사람이 하나 나왔다 하더라도 그 뒤에는 여우 사냥 따위나 다니고 밀렵자를 벌 주는 이상의 지적인 일에 대해선 생각 조차 해본적도 없는 시골 신사들이 몇 십 만명이나 있었던 것이다.

/ 버트란트 러셀 '게으름에 대한 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