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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헤프너/발트라우트마이어
로린마젤/바이에른라디오심포니/1999년(R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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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젤은 빈필과 일련의 말러전집(대지의노래 제외)을 녹음하고 한참 후에 빈필이 아닌 바이에른라디오심포니와 이 대지의노래를
녹음하였다..왜 마젤이 빈필을 선택하지 않고 이 바이에른라디오를 택했는가 의문스럽긴 하지만 이 녹음을 들어보면 왜 마젤이 빈필이 아닌 바이에른라디오심포니를 택했는가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허나 그게 과연 성공적이냐는 글쎄...말하기 어렵겠다.
첫 팡파르의 개시는 어느 정도 시원스러우나 바로 나오는 헤프너의 음성은 뭔가 처음부터 귀에 거슬린다
그리고 곡이 진행됨에 따라 그 거슬리는 부분이 심해지면서 파착이나 샤데의 길을 걷는 또 한명의 테너가 나오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정도이다 그리고 그것은 1악장과 3악장을 지나 5악장에서 들어서 좋을께 없는 확신이 들어버린다
"봄에 술 취한 자" 이 헤프너는 아무리 봐도 술을 적게 마셔도 너무 적게 마신 듯 하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마젤 역시 그런 헤프너의 작은 주량에 너무 관대하기만 하다
어쩜 이렇게 설금설금 기어가는 연주를 들려줄까? 연주시간은 5분이 채 안되나 정말 이렇게 느리게 느껴지는 "봄에 술취한 자"는 처음이다 너무할 정도로 소극적인 이 "봄에 술취한 자"에 나는 과감히 '최악'이란 단어를 쓸 수 밖에 없겠다
헤프너가 이리 난조를 보이니 대지의노래의 키플레이어 메조소프라노인 마이어는 어떤가?
일단 첫인상인 2악장은 아쉽게도 그닥 인상적이지 못한다 대지의노래의 보석 같은 존재인 "가을에 쓸쓸한 자"는 흐름이 자연스러우면서 굉장히 애상적으로 노래해야 되는데 이 마이어는 그런 부분에선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 곡의 감상적인 측면에서 볼때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아름다움에 대하여"에서 마이어는 안타깝게 2악장의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되려 시작부터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2악장에서 들었던 감상적인 측면에서의 아쉬움은 더욱 드러나며 "아름다움에 대하여"의 꽃인 강렬함에 있어서 이 연주는 정말 최악이란 단어가 생각날뿐이다 거기다 템포가 빨라지자 마이어의 약간의 호흡곤란까지 더해지니 디스카우가 왜 이렇게 생각나는 걸까?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기회이자 대반전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이별"에서 마이어는 이 아쉬움을 떨쳐내고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이미 저울추는 기울어진걸까? 마이어는 역시나 커다란 인상을 주지 못한다 29분여 동안 딱히 나쁘다고 할 부분은 별로 없지만 목소리톤 자체가 곡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대망의 26분 넘어가면 듣는데 상당히 거북하기까지 하다
양대 플레이어인 2명이 이리 부진을 보이니 그렇다면 감독은 얼마나 큰힘으로 이들의 아쉬움을 그나마 감쌀수 있을까?
일단 참 다행히도 마젤의 지휘는 전반적으로 부분 부분에서 힘을 주면서 연주가 너무 맥없이 흘러가는 걸 방지 하려 한다
게다가 사운드 자체는 굉장히 정갈하면서 과다하게 감정적으로 가는 걸 억제한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정갈한 사운드에 약간의 독일적 중후함까지 더한 차분한 대지의노래를 청자들에게 들려주려 하는 마젤의 의도에서 왜 빈필이 아닌 바이에른라디오심포니를 택했는가 알 수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성악가들의 난조와 맞물려 전체적으로 마이너스효과를 낸 듯 하다
딱히 내세울께 없는 그냥 그저 그런 무난한 연주로 말이다...
거기다 안타깝게도 마젤은 너무나 2명의 성악가들의 의도에 잘 따라준다(그게 마젤의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 성악가들이 잘 해준다면 최상의 결과를 낳겠지만 이미 언급한 듯이 성악가들은 그닥 잘해주지 못했다 그런점이 최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최악으로 가는 길목으로 빠져버리니 단적으로 4악장과 5악장에서 청자들은 지독히도 재미없는 "대지의노래"를 들을 수 밖에 없다
이 마젤의 "대지의노래"를 좋게 말하면 무난한 연주라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떤 포인트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참으로 재미없는 연주라 할 수 있겟다
차라리 마젤이 빈필과 대지의노래를 녹음했다면 그게 좋든 나쁘든 더 들을껀 있었을 텐데 말이다.
p.s 요즘 제게 있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마젤이 가장 중요한 대지의노래에서 삐끄덕 한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되며 이 마젤 덕분에 최고의 한해를 누리고 있는 대지의노래에도 약간의 먹구름이 끼었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허나 오늘 주문한 나가노가 이 먹구름을 깨끗이 걷어 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첫댓글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