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切親)을 생각해 보는 하루
옛말에 신발과 친구와 마누라는
오래될수록 편안하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 사이를 논하는 사자성어가 많다.
물고기와 물의 관계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특별한 친구 사이를
수어지교(水魚之交)라 했고,
간과 쓸개를 서로 내놓고 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 사이를
간담상조(肝膽相照)라 하였으며
서로 거역하지 않는 친구를
막역지우(莫逆之友)라 하였다.
금이나 난초와 같이 귀하고 향기로움을 풍기는 친구를
금란지교(金蘭之交)라 하고,
관중과 포숙의 사귐과 같은 변함없는 친구 사이를
관포지교(管鮑之交)라 한다.
어릴 때부터 대나무 말을 같이 타고 놀며 같이 자란 친구를
죽마고우(竹馬故友)라 하고,
친구 대신 목을 내 주어도 좋을 정도로 신빙성이 깊은 친구를
문경지교(刎頸之交)라 하며,
벗끼리 좋은 감화를 주고받는 향기로운 풀인 지초와 난초 같은 친구를
지란지교(芝蘭之交)라고 하였다.
아교(膠)와 옻칠(漆)처럼 끈끈한 사귐이란 뜻으로
아주 친밀하여 떨어질 수 없는 교분(交分)을 이르는 말로
교칠지교(膠漆之交)라 하였으며,
친구간의 두터운 교분으로 쇠붙이도 끊을 만큼 단단한 우정을
단금지교(斷金之交)라 하였다.
잘 나가던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 선생이
41세 때 충청우도 암행어사를 지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비인현감으로 있던 김우명이란 자의 비리가
발견되어 봉고파직시키는 조치를 내린 일이 있었다.
안동 김씨였던 김우명은
이때의 수모를 원한으로 품고 추사를 모함하여
제주도로 귀양살이 유배를 가게되자
그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뚝 끊어졌고, 찾아오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예전에 중국에
사절로 함께 간 선비 이상적이 중국에서
많은 책을 구입하여 유배지인 제주도까지 부쳐왔다.
극도의 외로움과 어려움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던
추사 김정희에게 그 책들은 엄청난 위로와 용기, 감동을 주었다.
나중에 추사는 둘 사이의 우정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았다.
그 것이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다.
세한도란 논어에서 따 온 말이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난 후에야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
(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也)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모든 나무가 푸르지만 날씨가 차가워지는
늦가을이 되면 상록수와 활엽수가 확연히 구분된다.
모름지기 친구관계 또한 이러한 자연의 이치와 무엇이 다르랴 ?
인생에 있어 삶의 전부는
돈도 아니요, 지위나 권력도 아니다.
상대방의 높고 낮음이 아닌 본연의 덕을
가려 사귀어온 믿음의 친구야 말로 진짜 '벗'이다.
누구나 친구는
많이 있을수록 좋겠지만,
참다운 벗은 그리 흔치 않은데
신의(信義), 의리(義理), 충절(忠節), 지조(志操)로 엮인
세한도 같은 친구가 있기를 기대할 수 있는 삶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연애하듯이 오늘도
좋은 친구 만나 멋진 날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