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준희 담임선생님 전화가 왔었네요.
"준희어머님, 학교에서 학습지원에 대한 교육청지원 프로그램이 생기는데 준희를 추천해도 될까요?"
"예? 준희가 학습지원프로그램을 받아야 할 정도로 공부를 못하나요?"
"아니요, 어머니. 공부 못하는 학생이 아니고 공부 잘하는, 일종의 영재교실 같은거예요."
"예~ 꼭 해야하는건가요? 준희가 태권도도 하고 방과후 영어랑 컴퓨터 하느라 시간이 없는데요."
"어머님이 원치 않으시면 추천하지 않을게요!"
"예~ 준희는 추천해 주지 말아주세요! 좀 많이 쉬었으면 좋겠거든요! 죄송합니다."
"아~예! 그러세요. 그럼!...."
다리에 깊스하고 앉았던 애아빠,
"잘~했어."
사실, 올해 중학교 입학한 딸래미 건희는
학교에서 과학영재교실이랑 수학영재교실에 뽑혀 무지 바쁘더라구요.
방과후 교실에 국,수,사,과,영 수준별 프로그램 다 제끼고 늘 배우고 싶어하던 민요반에 신청했더니
학부모총회때 만난 담임선생님이 제가 모르나 싶어선지
"어머님, 건희가 민요반을 신청했던데 아시나요?" 웃으며 물으시더군요.
"예~ 국악을 무지 좋아하는데 마침 잘됐구나 싶어 해보라고 했어요. 건희가 너무 하고 싶어하는데 혹시, 정원 안차서 없어지는거 아니죠?"
선생님 잠시 어처구니 없단 표정으로 조용~
"어머님, 건희가 과학이랑 수학영재반에 뽑혀서 관련된 프로그램 신청할줄 알았거든요."
"예! 근데 선생님, 그반에 들어가면 모두 특목고 간다던데, 건희는 그냥 과학, 수학을 재밌어 할 뿐이지
그렇게 잘 하는 실력은 아니거든요! 나중에 힘들어 할까봐 조금 걱정되요. 꼭 해야되나요?"
"예? 어머니, 건희는 성적1순위라 무조건 하게 되어 있어요. 하고 싶다고 다 들어가는 반이 아니거든요."
"아~예!"
그리고 어제 공개수업에 참여 후 다시 담임선생님을 만난자리서,
"선생님, 건희가 봉사활동하는 곳은 구립어린이집인데 안되나요? 어린이집은 안 된다고 안내장에 있어서요."
"아뇨, 구립이면 상관없어요.근데, 건희는 외부 봉사활동 안해도 점수 이미 다 되는데요. 그리고 우리학교는 봉사시간 아무리 많아도 추가로 안 되는데요. 꼭 해야하나요?"
"건희가 중학교 입학하면 가장 먼저 꼭 해야할 일로 봉사활동을 꼽았었어요. 그래서 입학하자마자 지가 원해서 그곳에 직접 찾아가 신청했어요. 매주 화요일 2시간만해서 괜찮은것 같은데요. 안내장에 어린이집은 안되서 어떻하냐고 물었더니, 상관없다고 계속 할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군요!"
사실, 우리 딸래미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정보영재에도 토욜날4시간씩 공부하러 가거든요.
6학년때 방과후 컴교실에서 워드2급 자격증 땄더니 학교장 추천으로 1,2차 시험 봤는데 떡~하니 붙어 왔지 뭐예요.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재밌다고 해 볼만하다구 하더라구요.
"건희야!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경험이다고 생각하고 즐겁게 하자! 즐겁게!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
"그럼요~ 걱정마세요, 엄마."
체력 딸릴까봐 매일 정** 홍삼 챙겨 먹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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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한 번 안 다녀 본 딸, 아들.
초등학교 입학때부터 자기주도 학습을 훈련시켰답니다.
거실에 있는 커다란 칠판에 각자가 하루 동안 할 일들(피아노연습, 한자한쪽, 수학익힘책 예습, 복습, 읽기책 소리내서 읽기, 일기쓰기 등등)을 쭉~ 적어 놓고는 실천 한 것은 하나씩 스스로 지워가는 방법으로..
2,3년 지나니까 제가 확인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스스로 하기가 몸에 달라붙기 시작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약속을 잘 지킨 보람은 본인들이 원하는 곳에 함께 여행하는 것으로 늘 타협했어요.
휴일이면 만사를 제껴 놓고 산으로, 들로, 바다로....
전철타고, 배타고, 기차타고....제주도에 가느라 비행기도 타 봤네요.
학교에서 일찍오는 날엔 미술관, 과학관, 무슨무슨 기념관.... 열심히 쫓아다녔지요.
아이들은 일찍부터 체험활동의 보람과 즐거움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에 아주 익숙했던것 같아요.
우린, 이것이 학원비,사교육비라고 생각하고 아낌없이 이쪽으로 투자했던거구요.
전, 아이들이 즐겁게 살기를 원해요. 더불어 우리도 즐기며 살기를 원하고요.
기특하게도 우리집애들은 스스로 선택한 일에 항상 최선을 다 하구 있구요.
대학? 사실, 전 애들이 나중에 이름나고 좋은 대학에 못간다해도 크게 실망하지 않을수 있을거 같아요.
늘 현재에 충실한 아이들이라고 믿고 신뢰하기 때문이죠.
작년 딸래미 담임선생님이 "건희가 커서 어떤사람이 되길원하세요?" 묻길래
"자신이 하는 일을 가장 자랑스러워하고 가장 행복다며 느끼며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했더니
"어머! 어머님 멋지세요!" 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늘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첫댓글 참 멋지게 키우시네요! 우리 동우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말이 늘지를 않아서 걱정이랍니다,^^*
자랑하시려면 10000원내고 하셔야되는데요~담에 수금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