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섬기러 왔습니다”
김현채 바오로 의정부 Re.명예기자
의정부교구 일산성당(주임신부 이은형 디모테오) 천사들의 모후 Pr. 김인자 마리아 단장을 이명숙 엘리사벳 바다의 별 Cu. 단장 소개로 만나기로 하여 일산성당을 찾았다.
충북 오성에서 태어나 올해 70세가 되셨다지만 작고 고운 자태가 고향집 어머니와 같이 푸근한 마리아 단장을 만났다.
인터뷰 장소는 일산성당 뒤편의 성모동산이었는데, 얼핏 보아도 2m가 넘는 성모상을 사다리를 놓고 젖은 수건으로 닦는 봉사를 도움을 받아 몇 년째 계속 해오고 계시다는 말씀을 귀띔으로 들을 수 있었다.
마리아 단장은 8남매 중 7번째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세례 대신 죽기 전에 받는 대세를 받고 살아나 성모님의 딸처럼 살아왔다고 한다. 어릴 때 중이염에 걸려 사경에 이른 딸이 수녀님을 불러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어머니가 가까이에서 보던 까만 수녀복을 입은 동정녀로 불리던 수녀를 불러 죽기 전에 대세를 받게 해주었던 것이다. 세례명은 스스로 마리아로 청해 받고, 수녀님으로부터 기적의 패 메달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신앙생활이 시작되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시골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을 떠나 서울 당산동으로 이사해 낯선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마리아는 아프던 병들이 나았고 공동선 실현을 주장하는 가톨릭 노동청년회 (J.O.C) 활동도 살레시오 수도원성당에서 하게 된다.
41년 걸려 남편을 세례 받게 해
결혼 후 아이 셋을 낳고 성당에 나갈 수 없는 형편으로 7년을 냉담하던 중 분가를 한 집이 목사 집이었고 어차피 같은 신이니 교회에 오라는 설득에 나가게 되었으나 거부감이 심하여 성당을 찾아 고백성사를 보게 되었는데, 신부님이 “나 이런 고백 받지 않겠다. 왔다 갔다 하는 신앙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나가버리셔서 충격을 받았단다. 그 뒤 어느 자매님이 찾아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를 성당에 나오게 하려는 신부님의 뜻이었다고 전해 들었고 그 후 마음껏 성당을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단다.
그때부터 아이들에게 유아세례를 받게 하고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남편은 41년 만에 성당으로 이끌어냈다. 예비자교리가 시작되어 9일기도 후 남편을 앞세우고 성당에 나가자 “내가 오고 싶어 온 것 아니에요.
싸우기 싫어 왔어요”라며 예비교리자 꽃도 안 달려고 기피하며 뒷자리에 앉는 남편을 위해 “발걸음을 떼어 예비자 석으로 가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하고 미리 제출한 사전교리신청서 사진을 보여주니 거절할 결심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 후 개근상을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
남편 요셉을 41년 걸려 세례 받게 한 이야기는 일산성당에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현재 남편은 가족단톡방을 운영하며 가족의 기도생활을 챙기면서, 일산성당에서 이주민센터로 전근가신 헬레나 수녀님을 돕기 위해 옷가지, 장난감, 목도리, 신발을 포장해 자비로 보내는 숨은 외조자이다.
자매님은 결혼한 아들이 견진을 차일피일 미루자 아예 교적을 일산성당으로 옮기게 하여 견진교리를 받게 해주었다. 성서를 직접 필사하여 제출하게 하고, 큰딸의 손주들은 복사를 반드시 서게 만드셨다고 한다. 그 후 명동복음화학교, 마리아학교를 졸업하고 혜화동 소재 가톨릭교리신학교 6년 과정을 통신교리로 졸업했다. 오빠와 언니도 현재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고 조카는 현재 유치원수녀님들 지도하는 수녀님이시다.
성실함이 가져온 기적들
마리아 자매님은 모든 일을 하느님께 의탁하여 지혜를 청하고 응답을 받아 실행하는 삶을 살아가며 남편퇴직과 함께 떡 방앗간을 하였다. ‘재료와 저울을 속이면 자손이 망한다’는 신념으로 장사했는데 어느 날 “너는 이 세상에 돈 벌러 왔느냐?”는 주님의 말씀에 엎드려 “하느님을 섬기러 왔습니다”라고 고백한 후 방앗간 사업에서 손을 떼고 의정부 신앙교육원에서 성서100주간 봉사자교육을 한 달간 받고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일산성당 구역 성서 100주간 때에는 한글을 모르던 안나 자매님을 간식을 준비하고 집으로 오시게 하여 먼저 읽어주고 따라 읽게 하는 방식으로 84세에 한글공부를 시작하여 2년 반 만에 성경을 완독하게 하였고 본인명의의 성경완독상장(인증서)을 제작해 액자에 넣어 증정하여 한글터득과 성서통독이란 커다란 기쁨을 주셨다고 한다.
마리아 자매는 간경화로 사망에 이른 사람을 대녀로 입적해 병자성사를 받게 하고 돌아가신 후 삼일장까지 치러주기도 했다.
그는 65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장례미사와 매달 첫째 토요일 성모신심미사에 성가 봉사를 하는 실버요셉성가대에서 10년째 활동하며 7년째 단장으로 봉사중이다.
“너희는 가진 것을 팔아 자선을 베풀어라. 너희 자신을 위하여 해지지 않는 돈주머니와 축나지 않는 보물을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좀이 쏠지도 못한다.”(루카 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