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여행에 느낌표를 찍다
감성 가득한 전망이 있는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
소양강댐, 공지천, 명동, 춘천닭갈비, 춘천막국수…늘 반복되던 춘천 여행의 아이템이 지겨워질 때쯤 누군가의 귀띔으로 찾아간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 춘천에 대한 애정이 다시 새록새록 솟아났고, 춘천이란 동네에 대한 가슴 일렁임이 다시 생겼다. 바로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에서 일상처럼 무뎌져가던 춘천 여행이 다시금 설레기 시작했다.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를 대표하는 산토리니의 종탑과 전망대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를 처음 찾았을 때, 도대체 구봉산 전망대는 어디 있는 걸까 궁금해 했더란다. 재미있는 건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 있지 않듯,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에는 우리가 기대하는 식의 전망대는 없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전망 명소가 곳곳에 펼쳐진다. 무슨 말인고 하니,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에는 이정표가 될 만한 하나의 전망대가 있는 게 아니라 주변에 들어선 카페나 휴게소에 들러서 전망을 즐기게 된다.
[왼쪽/가운데/오른쪽]산토리니 외관 / 산토리니 전망 데크 / 산토리니 야외 정원에서 뛰노는 아이들
호수만큼이나 산이 많은 춘천에서 해발 441.3m의 구봉산은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춘천의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굳이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산중턱에서 춘천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1992년 동면 감정리에서 신동면 학곡리로 이어지는 춘천외곽도로(일명 잼보리 도로)가 구봉산 중턱을 지나게 됐고, 1993년 구봉산 전망대라는 이름을 단 포장마차 형태의 가게가 생겼다. 그게 바로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를 대표하는 ‘산토리니’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전신이다. 포장마차가 있었던 자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은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 있다.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주말이면 언제나 커다란 주차장이 빼곡하게 찬다. 특히 여름밤이면 산토리니는 최전성기를 누린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긴 하지만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는 1층과 야외에서 커피나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훨씬 많다.
산토리니에서 바라본 춘천 야경
이름에 걸맞게 하얀색으로 치장한 커다란 건물이 인상적인데, 뭐니 뭐니 해도 산토리니의 가장 큰 매력은 시원하게 펼쳐진 넓은 잔디밭이다. 이곳에 서면 춘천의 상징인 소양2교와 봉의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지난해 잔디밭에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흰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종탑과 전망 데크를 새로 건축해 더 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어느 때나 시원한 풍광이 감동을 자아내지만 단연 노을 질 무렵이 압권이다. 제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사람도 붉은 노을과 춘천의 풍경이 함께 연출하는 이 그림 앞에서만은 마음을 내주고 만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터져 나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여러 번을 찾아도 매번 이 풍경 앞에서는 또 카메라를 들이대게 되는 묘한 마력을 가졌다.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 아이들을 위한 소박한 놀이시설
처음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단연 산토리니를 추천한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라면 다른 곳도 방문해보자. 산토리니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몇 있는데,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산토리니가 약간 고급스러운 분위기라면, 그 옆의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는 훨씬 편안한 분위기다. 편의점 형태의 가게에서 음료나 과자 등을 사서 전망 데크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풍경을 즐기면 된다. 산토리니에 클래식이 흘러나온다면 이곳에는 7080풍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대형 트램펄린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에게 인기다.
향긋한 커피 향이 있는 ‘제이콥스 스테이션’
만천리 쪽에서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로 진입하면 초입에 아담한 규모의 ‘제이콥스 스테이션’이 보인다. 카페 거리에서 유일하게 전문적으로 커피만 판매하는 곳이라, 규모는 작지만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인기 장소 중 하나다. 제이콥스 스테이션은 한국전에 참전해 도움을 주었던 에티오피아를 돕자는 취지하에 설립된 커피공장 ‘아비시니카코리아’에서 운영한다. 춘천 공지천에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이 있고, 춘천시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시가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역사적 배경과 연결해서 보면 더욱 의미 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아비시니카 커피공장도 춘천에 있다. 커피 맛과 공정무역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제이콥스 스테이션에서 커피 한잔에 춘천 전망을 곁들여 봐도 좋다.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에 새로운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델모니코스’
산토리니,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 제이콥스 스테이션이 각기 다른 분위기와 특징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끄는 가운데, 지난해 문을 연 ‘델모니코스’도 여기에 합류했다.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와 산토리니 사이 도로 맞은편에 위치한 대형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분위기도 좋고 음식 맛도 좋아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
목가적인 분위기의 ‘복사꽃 피는 마을’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에서 제이콥스 스테이션 옆길로 살짝 내려가면 또 다른 아늑한 공간이 나타난다. 춘천 사람이라면 거의 알 만한 카페 ‘복사꽃피는마을’과 그보다는 최근에 생긴 카페 ‘작은숲’이 있다. 메인 카페 거리만큼 화려한 전망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자연 속에 파묻혀 목가적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복사꽃피는마을’은 특히 복사꽃이 필 무렵 찾으면 좋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 향기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언제나 감동을 주는 춘천 풍경
지금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를 찾는다면 대규모 공사로 인해 다소 어수선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대형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이곳에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분적으로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NHN도시첨단산업단지는 올해 말과 내년에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단지가 완성되면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의 모습은 또 한 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건물들이 들고나면서 거리 모습은 조금씩 변화하지만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수려한 전망만은 그대로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구봉산 전망대 카페 거리를 찾는다. 춘천에서 못다 채운 감정이 있다면 구봉산 전망대로 가보자. 춘천 여행의 감흥이 벅차오를 것이다.
<기본 정보>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 : 춘천시 동면 순환대로 1154-115, 033-255-4366
제이콥스 스테이션 : 춘천시 동면 순환대로 1154-49, 033-257-5625
델모니코스 : 춘천시 동면 순환대로 1154-106, 033-252-0999, www.델모니코스.com
복사꽃피는마을 : 춘천시 동면 만군길 155, 033-244-8700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