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녀석이 너무 좋아하는 짬뽕을 만들어놓고 저녁먹으라고 소리치니 간만에 들려오는 부정과 반항의 신호, '아니야' '싫어' '안먹어' 등등. 준이의 이런 반응은 제게는 짜증의 트라우마격입니다. 준이가 이럴 때 저의 반응이 좋지않음을 바로 눈치챈 태균이가 준이방에 가서 준이를 끌고옵니다.
너무 좋아하는 짬뽕이니 녀석 먹는 것은 포기할 수 없으나 먹으면서 계속 눈물을 훔쳐댑니다. 그러면서 '울지마' '울지마'를 스스로에게 외치며 눈물 콧물 범벅 얼굴로 저를 자꾸 의식하며 쳐다봅니다. 이럴 때 제가 별로 우호적이지 않다는 걸 알기에 더 그렇습니다.
일주일 정도 세로플러스가 떨어져 못 먹였더니 표시가 나기 시작합니다. 준이는 괜한 눈물범벅으로, 태균이는 스텝밟기 상동행동으로... 5htp가 참으로 이 녀석들에게는 뇌의 식량같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녀석을 비롯한 수 많은 아이들을 위한 보충제요법을 진행하도록 도와주며 참으로 얻어지는 결론들이 많습니다. 일반사람들이라고 세로토닌이란 뇌속 물질이 넘치고 늘 충만할리가 없습니다. 다들 세로토닌 부족현상이 있다보니 기쁜 감정보다는 슬픈 감정에 더 쉽게 빠지게 되고, 긍정적 사고보다는 부정사고에 더 쉽게 사로잡히고, 누군가를 이해하고 사랑하기보다 결점이 먼저 눈에 띄고 그 결점을 못 견뎌하기도 합니다.
일반사람이나 발달장애나 이렇게 특정 근본부분은 별 차이가 없는데... 행동이나 감정조절은 왜 이리 차이가 심할까요? 바로 전두엽의 가동이라는 결정적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두엽이 발달되어 있을수록 뇌 속 물질들을 적재적소에 알맞게 쓰게 되어 있습니다. 뇌 속 물질을 잘 써먹는 것은 자기 벌이에 맞춰 꼭 써야할 필요한 곳에 알맞게 돈을 지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세로토닌 양이 많지 않아도 아름답게 써먹게 되는 것은 역시 사회적인 사안에 감정을 실을 때입니다. 사회적으로 분노할 일이 있으면 분기하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사회 속에서 뜻이 맞지않고 부당한 사람을 만나면 기피하거나 맞서면서 감정적 동요를 맛보기도 하고... 등등.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이 많아서 이런 감정적 사안에 모두 바로바로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두엽의 상황판단과 흥분도를 조절해가며 적은 양이라도 이성적으로 잘 써먹으려는 기본가동 체제가 잘 되어있으면 양이 문제되진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늘 미성숙한 전두엽이 문제입니다. 전혀 슬픈 상황이 아닌데도 갑자기 훌쩍이며 운다든지, 괴롭힌 것도 없는데 갑자기 달려들어 밀치거나 깨문다든지, 돌발적으로 웃어댄다든지 이런 행동들은 대체적으로 폭발적인 세로토닌 활성화를 가져와서 이런 경험들이 잦을수록 결국 세로토닌은 고갈되게 되어있습니다. 도파민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개인이 만들어내는 양은 한계가 있어 잦은 흥분으로 과도하게 신경전달물질을 너무 자주 쓰는 경우, 심각한 결핍증에 빠지게 됩니다. 정신과 약물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합니다. 약물들 원리 모두 생성이 아닌 자극을 통해 필요이상으로 뿜어내고 고여있도록 하는 기전이라서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언정 약물로 인한 분출의 잦은 자극은 곧 결핍으로 이어집니다. 결핍의 단계에서 바로 묻지마폭력이나 자살충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암튼 오늘 일기는 좀 이상하게 갔지만, 어쩔 수 없이 준이의 훌쩍대는 상황을 결코 달래주지 않고 상황에 맞지않는 울음에는 일부러 싸늘한 반응을 보입니다. 태균이가 실내진입할 때 문 쪽 양쪽 귀퉁이를 밟으며 두세번 반복하는 상동행동 역시 살짝 올라온 강박을 드러내기에, 스텝밟는다 싶으면 소리를 꽥 지르게 됩니다. 이제는 둘다 '정신차려' 일갈이 필요한 연령입니다.
담주 월요일부터 제주도를 떠나야하기에 미국에서 오는 택배를 늦췄더니 발생한 일이지만 녀석들 부쩍 크다보니 결핍되는 것도 바로바로 표시나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내내 그러지 않으니 다행입니다. 서울 근방에 살 때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따뜻한 기온 속에 겨울을 나는 두번째 해, 계절적 세로토닌 결핍증세를 이 정도에서 끝내는 듯 하니 큰 다행 중에 다행입니다.
첫댓글 선생님~ 안녕하세요.
과도한 웃음과 웃을 상황이 아닌데 혼자 생각하면서 웃는 증상에도 세로토닌이 효과가 있을까요?
지금 복용중인데 양을 더 늘려야 할까요?
세로토닌 부족은 대부분 조울증세로 나타나기에 조증 증세가 올라올 때 심하게 웃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요, 대부분 시각정보처리에 문제가 클수록 심해집니다. 상황에 맞지않게 깔깔거리며 웃는 것은 많은 경우 시각뇌신경 자극용일 수 있으니 세로플러스는 두캡슐 꾸준히 해주시고 안구가동 가능을 도와주는 루테인+아스산탄신 결합제품 같은 것도 시도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황순재 네~ 답변 감사합니다.
세로플러스 양을 늘려보겠습니다.
시각정보처리 문제라면 야외활동을 더 늘리는게 좋은 방법 일까요?
@나리맘 시각처리문제는 대부분 안구실행증이나 두 안구가 동시에 가동하지 못하는 약시일수도 있는데요, 어떤 경우가 되었던 넓게 시야가 펼쳐진 자연의 환경 속에서 계속 움직이고 활동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