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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걷는 길’의 대명사인 제주올레가 타 지역에 조성될 또 다른 길을 위한 ‘방향’ 역할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다 깊은 역사와 철학을 가진 길로 발전돼야 한다는 조언도 있어, 제주올레가 국내 트레일(Trail) 기관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27개 트레일 단체는 18일부터 19일까지 대정읍 사이 게스트하우스에 모여 ‘제3회 국내 트레일 관계자 네트워크’ 간담회를 가졌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이은 세 번째 간담회다. 특히 첫 번째와 두 번째서 각각 6곳, 11곳이 참가한데 반면, 이날은 27곳의 전국 걷기관련 단체가 참가해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제주올레와 함께 대표적인 걷는 길로 유명한 지리산둘레길의 사단법인 숲길, 군산 구불길 운영위, 강화 나들길, 내포문화숲길, 하동 박경리 토지길로 알려진 하동문인협회 등 트레일 관련 기관이 16곳 참가했으며, 관련기관단체로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숲길정책팀, 충청남도 문화산업과,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제주도청 환경자산보전과, 서귀포시청 등 11곳이 함께했다.
트레일 모임인 ‘한국 길 모임’ 운영을 위한 토론과 몇 가지 발제 발표로 진행된 토론회는 제주올레의 역할에 대해서도 비중 있는 의견이 제시됐다. 남우현 문화체육관광부 주무관은 “도보관광이 큰 인기를 끈 이후, 최근 후발주자로 나선 일부 지자체나 단체들이 철학 없이 길을 찍어내 난개발이 우려되고 있다”며 “전국 길 관련 사업의 견제자 역할을 이 길모임이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민간단체, 지자체, 주민, 방문객 사이에 생기는 복잡한 관계뿐만 아니라 인허가 및 행정적 업무도 생기기 마련”이라며 “제주올레와 지리산 둘레길의 과정과 철학을 후발단체가 배우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후발주자들이 착오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이사장은 “단순하게 버스로 실어 나르며 앞만 보고 걷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길이 가지고 있는 철학, 역사, 문화 등 인문적 가치를 창출하는 제주올레가 돼야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윤 사단법인 숲길 상임이사는 “걷는 길이 주민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담겨 있어야 장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며 “경제적 이익으로 인해 주민들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없이 함께 공존하는 역할까지 고민해야 한다”며 역할을 강조했다. 더불어 “단체관광 식의 지향보다는 자기를 발견하고 치유하는 이들을 배려하는 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간담회서는 국내 트레일 단체를 한데 아우르는 ‘한국 길 모임’을 창립하는데 뜻을 모으고, 4월 하동 모임을 거쳐 5월 지리산 모임에서 정식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
첫댓글 사월 하동에서... 기대됩니다. 전 아직 많이는 못걸어 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