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神)’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종교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특정 신이나 특정 종교에 집착하지는 않습니다. 하느님을 믿지만 불교, 유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직접 몸을 담지는 않고 있습니다.
예전의 많은 종교인을 존경하지만 요즘엔 제가 건방져서인지 크게 존경심을 가질만한 종교인은 없습니다. 오히려 위선적인 종교지도자들 때문에 마음 상한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어느 목사님의 말씀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모든 종교는 나름의 유지법이 있다.
유교는 제사가 있고, 가톨릭은 엄청난 문화유산이, 무슬림은 메카를 향해 하루 다섯 번 인사드리는 의식이 있다. 개신교의 경우는 가장 좋은 것을 붙잡았다. 불멸의 가치인 하나님 말씀이다.
문제는 말씀에 대응하는 실제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이 말씀에 대한 실제가 없다. 성경이 말하는 사랑과 은혜는 실제 삶을 통해서 드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의 존재 이유가 없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가장 먼저 하신 일이 가정을 통해 인류를 축복하신 일이다. 하나님은 가정을 통해 우리 삶을 시작하시고, 유지하시며, 성숙시켜 나가신다.
자식은 부모가 가르친 대로, 부모가 사는 대로 산다고들 한다. 부모가 진짜 선한 일이 무엇인가를 삶으로 보여줘야지, 말만 하면 안 된다. 목숨과도 바꿀 정도로 소중한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직접 내가 믿는 예수를 전하고 가르쳐야 한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
<“목사들이 예수를 믿어야 한다. 그것밖에는 답이 없다.”
2023년 새해를 앞두고 지난 연말 만난 80대 원로목사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한국교회가 예수를 잘 믿어야 한다? 목사가, 한국교회가 예수를 안 믿는다면 누가 믿을까. 한국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와 작고한 옥한흠 사랑의교회 목사,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와 함께 ‘복음주의 4인방’, 그중에서도 맏형으로 불리는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 1990년대 서울 강남 한복판에 발달장애인 학교인 밀알학교와 ‘건물 없는 교회’ 원조 격인 남서울은혜교회를 세운 그는 장애인 사역과 북한 사역에 30년을 헌신했다.
홍 목사는 “세상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왜 우리와 똑 같냐”고 묻는다고 했다. 그런 세상에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지 말고 실제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위선 때문일 터다. 가장 존엄한 척, 가장 정의로운 척 불신자들을 내려다보며 훈계하지만 실제는 크리스천들이 누구보다 편협하고 정의롭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봐야 한다.
지구상에 종교가 없다면 전쟁도 없을 거라는 말이 뼈아프게 와 닿는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세상 사람과 똑같이 물질과 권력을 숭배하면서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도 반성해야 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목회자의 62%가 ‘교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시대 가장 큰 잠재적 우상’으로 돈을 꼽았다. 맘몬주의가 팽배하고 물질이 최우선 가치가 돼 버린 시대의 현주소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히브리대 역사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팀 켈러의 지적대로 직업과 돈, 사회적 지위, 가정과 자녀가 모두 우상이 되고 ‘내가 만든 신’이 될 수 있다. 성경은 하늘에 도전하려는 인간이 바벨탑을 쌓다가 어떻게 됐는지를 증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 얼마 전 만난 김양재 목사가 들려준 우리들교회 성장 스토리는 위선과 거짓을 벗고 세상에 다가갈 때 한 영혼을 구원하고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년 전 가정집에서 50명으로 시작해 휘문고 식당, 체육관을 빌려 예배를 드리다 지금은 경부고속도로에서 서울을 빠져나가는 경기도 성남 분당 입구에 우뚝 솟은 교회에 매주 1만7000명이 출석한다. 이 중 청년들이 3000명이다. 코로나 3년을 지나면서 교회가 위기라고 하지만 이 교회는 오히려 성도수가 증가했다.
비결은 “나는 악하고 음란합니다”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김 목사의 솔직한 목회, 일명 ‘목욕탕 목회’에 있다.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때를 벗겨내듯 교회에서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며 죄를 벗겨내고 오픈한다. 근엄한 강대상 위의 설교가 아니라 이혼이나 불륜, 가출 등 가슴 한쪽에 숨겨뒀던 이야기들을 다 꺼내놓고 죄를 고백하면서 치유를 얻는다.
올해는 캐나다 출신 감리교 선교사인 로버트 하디가 ‘원산 부흥운동’을 일으킨 지 120주년이 되는 해다. 1903년 8월 외국인 선교사들이 원산에 모여 기도회와 성경공부 모임을 하던 중 설교자로 나선 하디는 자신의 죄를 하나하나 고백했다.
모태 신앙이었지만 진정한 믿음이 없었고, 백인이라는 우월감에 젖어 조선인을 대했고 캐나다 최고 의과대학 출신이라는 오만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했다고 통회했다. 심지어 선교비를 유용했다는 잘못까지 실토했다.
‘나부터 회개합니다’에서 시작한 회개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 원산 부흥운동의 기폭제가 됐고 4년 뒤 평양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평양 대부흥운동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한국교회가 다시금 하디의 영적 각성 유산을 회복해 회개의 역사,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의인 10명만 있어도 죄와 방탕함에 빠진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지 않겠다고 하셨다(창 18:32). 우리는 의인 10명을 가졌는가.>국민일보. 이명희 종교국장
출처 : 국민일보. [이명희의 인사이트] 의인 10명이 있는가
목사가 예수를 믿고, 중이 부처를 믿고, 신부가 천주를 믿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지만 요즘 과연 그들이 정말 그들의 주인을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가 너무 많았습니다.
이 땅의 많은 종교지도자들은 그들의 신이나 주인을 믿기보다는 자신을 더 믿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때가 많다보니 솔직히 종교지도자라기 보다는 사업가로 보입니다.
목사가 신도를 성추행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외제 고급 승용차를 가져야 자신의 권위가 선다고 믿는 종교지도자가 무척 많습니다. 중들이 룸싸롱에 다니고 골프를 치러 다니며 신부가 남을 저주하는 말을 내뱉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종교계의 현실일 겁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이슬람교는 신도 수가 많지 않다보니 그런 추문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어디 종교지도자뿐이겠습니까?
대학교수, 교사, 사회봉사기관의 장, 정치인, 고위직공무원…… 그들이 정말 신을 믿거나 국민을 위해 일을 한다는 자세로 자신의 길을 간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벌써 일본을 멀리 뒤에 두고 있을 겁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