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아동문학평론
2020.겨울. 통권 177호
독정-2020년 1월 20일 수
· <핑스>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아동 활극. 지구인 재이와 푸엉인 외계인 론타가 우주에서 고귀한 생명체인 핑스를 지키는 모험 이야기. 어떤 병이라도 치료할 수 있는 핑스를 탐내는 이들에 맞서 고군분투. 처음에 엄마와 함께 우주로 떠난 재이는 일련의 사건으로 낯선 행성에 홀로 떨어진다. 오롯이 아이들만의 무대가 되어 아이들 스스로 문제해결하고 윤리적 가치를 판단, 선택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이들의 모험은 과학기술과 우주라는 배경이 만나 흥미롭게 전대. 제이는 스마트안경이나 스마트위치오 같은 지구인의 과학기술로 낯선 곳 정보 파악, 론타는 핑스와 노래로 소통하는 유일한 푸엉인으로서 핑스 지키기에 나선다. 이때 핑스의 공간읁 성장의 공간이된다. 국내 대형기획사에서는 가상 현실 아이돌 그룹을 론칭하여 현실 세계의 실제 맴버와 가상 세계의 아바타 멤버가 함께 존재한다는 세계관 아래 호라동할 예정이다. 이처럼 가상 세계가 더 이상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이런 작문의 등장은 시의적이다. 자랑스러운 지구인이자 외계인, 우주 평화를 위해 싸우는 별빛 전사라 칭하는 것은 지금의 기준으로 규정할 수 없는 미래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트랜스휴먼이 되고 싶어 하는 중학생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근본 인식의 변화를 야기하며 미래 사회에 우리가 기존의 관념을 해체하고 사고를 혁신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일깨운다.
<열매추> 가지에 둥글둥글 지구 기울지 않게 잡아주는 중심
<미용실> 미용실 의자에 앉는 순간 모두 주인공이다.
<이겨낸 것들> 홍역. 콜레라 흑사병‘ 메르스. 이기고 또 이겨낸 전영볍
<단풍잎 편지>오래도니 책갈피에서 구멍 난 나뭇잎 툭 떨어진다. 날 고보 생각해 보렴. 무심코 나므이 마음에 구멍 낸 일 있나. 혼자 생각해도 얼ㅇ굴 붉어질 일 있나
산골부엌-할머니 부엌에 겨우내 묻어 두었ㄷ건 감사 공꽁 싸둔 무 땅에 묻은 배추 얼마 남지 않았다. 사과나무 아래 풀숲 갓 올라온 봄나물 숨어 누가 오나 고개 내민다. 내눈에는 안 보이고 할머니 눈에만 띄어 조물조물 맛 내는 국이 되고 나물이 될 맛있는 봄이 쑥쑥 올라온다. 사과 향을 기억하느 산골부엌에 들판이 바구니 가득 띠리온다.
희노애락 경험은 버릴 게 없다. 그것은 귀한 양이고 지혜로운 스승이고 문제 해결 열쇠였다.
놀이터의 입장료는 스마일이고 정직이다..
아저씨가 트럭을 몰고 와 /생선을 판다 .//
-묵호에서 첫차 타고 온 생선이에요.//
확성기 소리는/ 파도처럼 창문을 넘어와 /엄마들을 불러낸다 //
“오징어가 참 싱싱하네요.”
“ 손질해 드릴까요?”
“고등어도 한 마리 주세요.”
생선을 전해 주는 /아저씨 손이 따스한 한낮이다.//
바다 내음 배어 있는 골목/ 트럭이 빠져나간 자리에/길 고양이 두어 마리/코를 벌름거리며 /어슬렁거린다. <따뜻한 골목>고영미
엄마 등에 업혀 응급실 다녀오는 밤
달도 아픈지 핼쑥한 얼굴로
나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달은 내 걱정 나는 달 걱정
아픈 달은 누가 집에다 데려다주었을까? <달>-고영미
첫눈 소식-김가연
첫눈 오면 엄마 오실 거란
아버지 말씀은 하얀 거짓말이죠.
알면서도 동이는 엄마를 기다려요
하늘 저 먼 곳에서 눈처럼 오고 계실 엄마
눈길에 세하얀 발자국 찍으며
엄마 마중 가고 싶은 동이처럼
첫눈 맞은
가시나무 열매가 빨개졌어요.
<숲에도 신호등이 있다>-김흥제(여)
숲에는 새들이 보는 신호등이 있다
열매 신호등
꽃이 지면 초록색 열매가 말한다.
“아직 맛이 없어. 더 자라야 해.”
새들은 그냥 지나간다
얼마 지나면 노란색 열매가 말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 곧 익을 거야.”
새들이 알아듣고 날아간다
드디어 빨간색 열매
“이제 잘 익었으니 먹어도 돼.”
새들이 내려와 맛있게 먹는다
새들이 말한다.
“열매야 고마워! 네 씨를 멀리 보내줄게.”
새와 열매의 약속
숲에도 신호등이 있다
<나무가 참 좋다>김흥제
나는 나무가 참 좋다
쳐다보면
눈이 시원하니까
나뭇잎 보며
눈을 깜박깜박
나는 나무가 좋다
바람이 지나가면
노래하니까
눈 감고 있으면
나뭇잎의 합창소리
나는 나무가 좋다
쉬어가라고
만들어 주는 그늘
우리들의 쉼터
그래서
나는 나무가 참 좋다.
<달은 어떻게 클까>조성범
막 태어난 초승달이 홀쭉합니다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웬걸 하루가 다르게 살이 찌더니
쑥쑥 크기 시작합니다.
열다섯 밤이 지나자
어디가 엉덩이고 어디가 배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뭉덜 먹고 컸을까. 아 그렇지
달에는 옥토끼가 방아를 찧지요
송편, 꿀떡, 가래떡
마구 먹었나 보네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열 다섯 밤이 지나면서부터
통통한 몸이 마르기 시작해요
너무 많이 먹고 배탈이 났나 봅니다.
달이 캄캄한 밤 속으로 사라졌지만
걱정 마세오 낫고 나면
다시 신나게 먹고 통통해질 겁니다.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노래 교실> 김정순
꽃이 피었다는 것은
꽃이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다는 뜻이야
이건 날마다 꽃과 얘기 나누는 우리 할머니 말씀이지
검버섯꽃 핀 할머니가 노래교실을 종종 가는 이유
다 이유가 있었던 거야.
백살 할머니, 묻지도 않았는데 노인정 다녀오는 길이라며 이빨 하나 없이 아이처럼 까르르 웃으신다. 엄마를 중심으로 하루가 오고 엄마르 중심ㅁ으로 자식이 반찍인다. 엄마와 자식이 아니면 삶이 쪼글쪼금 오그라들어 버릴 것이다. 엄마가 자식을 기다리고 자식이 엄마를 기다린다.
<기부하는 나무>-윤삼현
우리 동네 은행나무는 기부 천사다. 노란 지폐를 떼어내 땅에다 기부한다.
이 나무 저 나무 할 것 없이 똑같이 행동한다. 마지막 한 잎까지 기부하고는 홀가분하다고 말한다. 땅이 노래졌다. 이 기부 행렬은 오래 전부터 대를 이어온다고 하는데 몇 대째 이어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독서를 안하는 아이-무독왕 마녀선생님을 마쌤. 마법에 걸린 아이들을 반납하러 갔다.
“반납하는 건 좋은데 그러면 이 책의 주인공은 마법에 걸린 채ㅔ로 그냥 살아야겠네. 책 감옥에서. 내가 무독왕 명단의 아이들을 책으로 만들어버렸거든 책을 읽든지. 책이 되든지 둘 중 하나 택하라고 했더니 차라리 책이 되겠다며 공부 안 해도 되니까 상관없다고 핮낳아. 그래서 마법으로 띠잉!
자신을이 읽은 책이 사실은 책으로 변한 친구들이 쓴 이야기임을 알고 놀란다. 아이들은 마쌤에게 친구들에게 건 마법을 풀어달라 하나 마쌤은 ‘진정한 사람만이 마법을 풀 수 있다.해ㅑ서 그 친구들을 돕기 위해 책 읽어주기를 한다. 우리가 애쓴 덕분에 마법에 걸린 아이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웃기고 슬프고 외롭지만 잘 견뎌내는 아름다운 내용으로 고쳐지고 채워지고 있음은 확실해요.
자기 욕망과 자기 존재가 인정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 아이가 성장한다.
작가가 현실을 드러내는 방법은 있는 그대로를 서술하거나 있어야 할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불빛은 밤에 집들이 입는 유니폼이다 낮에 흩어져 있던 집들이 밤에 불빛 유니폼을 입고 서로 붙어 모여든다.
<따뜻한 골목길>-이준관 시 해석
낮에는 멀찍이 떨어져 있던 집들이 도란도란 불빛으로 모여 골목길을 밝힌다.
너무 조그마해서 눈에 안 띄지만 민들레꽃 노오란 불빛도 골목길 모퉁이를 밝히고 있다.
사람이 친하면 집끼리도 친해서 세탁소, 채소 가게가 아닌 훈이네, 소희네 말이 앞에 붙는다.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불빛을 보며 저녁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